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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껍질을 벗고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2-21 조회수850 추천수17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사순 제 1 주일 - 껍질을 벗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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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에 등장하는 우리나라 젊은 청년이 있습니다. 이름은 이수현이고 2001년 1월 26일 그는 한국인 유학생이었는데 일본 지하철 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려다가 목숨을 바친 작은 영웅입니다. 매년 1월 26일이면 그 역에 세워진 작은 기념 장소 앞에 수많은 일본인들이 찾아와 명복을 빌어주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고 이수현씨의 이야기를 듣고 또 글로 읽은 보통 일반인들이 그것에 감동되었고 그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선로로 뛰어들어 사람을 구했다는 것입니다.

또 2007년 12월 25일 세계 복싱 타이틀을 획득하고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최요삼 선수가 있습니다. 그는 평소 어려운 이들을 돕고 싶다는 뜻에 따라 가족의 결정으로 6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최요삼 효과’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장기기증이 쇄도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영혼은 본래 하느님으로부터 옵니다. 우리의 영혼 안에는 하느님과 닮은 것이 들어있습니다. 바로 사랑입니다.

신생아실에서는 한 아기가 울면 다른 아기들까지도 따라서 운다고 합니다. 다른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 자신도 울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울음소리를 녹음시켜 들려주면 그 소리를 듣고는 울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것은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상대의 아픔에 반응하는 좋은 심성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육체는 부모로부터 물려받고, 그 사랑은 육체라는 껍데기로 딱딱하게 갇혀있게 됩니다. 그래서 좀처럼 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도 어떤 사람들이 싸우거나 맞고 있어도, 철로에 누가 떨어져도 감히 도와줄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먼저 겁부터 먹고 다른 사람들이 도와주겠거니 하며 제 삼자로 남는 것을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육체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도, “내 육체 안에는 다른 법이 있어 내 이성의 법과 대결하고 있음을 나는 봅니다. 그 다른 법이 나를 내 지체 안에 있는 죄의 법에 사로잡히게 합니다. 나는 과연 비참한 인간입니다.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 줄 수 있습니까?”라고 한탄합니다. 이 한탄은 육체를 지니고 사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합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자신을 이기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보면 그 따듯함으로 나의 딱딱한 육체도 말랑말랑해지고 그래서 내 안에 갇혀있던 사랑도 표출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치 닭이 알을 품어주어야 그 안에 있는 병아리가 딱딱한 껍질을 깨고 나올 수 있는 것이고, 태양의 따듯한 햇살이 있어야 땅 속에 웅크리고 있던 씨앗도 싹을 틔우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인간에게 가장 무서운 것이 이 현실을 모르고 스스로 껍질을 벗고 나올 수 있다는 교만입니다. 이는 고해성사 때도 보입니다. 어떤 분들은 신부님이 내어주시는 보속으로 죄가 용서되는지 압니다. 죄는 내가 하는 보속으로 용서되지 않습니다. 나는 평생 보속을 바쳐도 내 죄를 용서받게 할 수 없습니다. 죄를 용서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시고 그 죗값은 그리스도의 피입니다.

인간은 본래 원죄를 지니고 있고 그 원죄가 사람의 영혼을 감싸고 있어서 누구도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남을 따라 사는 사람들이었고 진정 자신이 되지 못한 채 살아야만 했습니다.

누군가는 이 죄의 종살이에서 우리를 구해 줄 분이 계셨어야 하는데 그 분은 마치 태양처럼 우리의 껍질을 녹여줄 영원한 사랑으로 빛나시는 분이어야 했습니다. 우리에게 그 태양은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도 역시 육체를 지니신 분이셨습니다. 물론 원죄는 없으셨지만 그렇다고 유혹이 없으셨던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도 덕분에 육체와 싸우셔야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탄은 아담과 하와를 유혹한 것과 똑 같은 공식으로 예수님을 유혹합니다. 사탄이 쓰는 세 가지 무기는 ‘교만, 성욕, 돈’입니다. 이를 다른 말로 우리가 싸워야 하는 세 가지 원수, 즉 삼구(三仇)라고 합니다.

사탄은 교회에 침투하여 우리가 무엇과 싸워야 하는지도 잊게 만들었습니다. 사탄은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한번 뛰어내려봐라!” 하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의심하게 만듭니다. 성경에 천사가 받쳐준다는 내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와는 하느님과 같아진다는 교만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의심하여 선악과를 따먹었지만 예수님은 결코 그 유혹에 넘어가시지 않습니다. “하느님을 시험하지 말라는 말도 성경에 있다.”라고 하시며 완전한 겸손을 나타내십니다. 믿지 못하는 것은 교만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죽기까지 아버지께 순종함으로써 교만을 물리치십니다.

사탄은 다시 빵을 만들어보라고 하며 육체를 유혹합니다. 예수님은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도 산다.”라고 하시며 아담과 하와가 육체적인 욕망이 일어 몸을 가린 것과는 달리 오랜 기간 단식하심으로써 육체의 욕망을 이기셨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식욕과 성욕은 비례한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정결해지기 위해서 육체를 괴롭히셨던 것입니다. 육체엔 모든 죄의 욕망이 잠재해 있습니다.

그리고 사탄은 세상영화를 보여주면서 예수님을 유혹하지만 가난하게 태어나서 가난하게 돌아가실 때까지 가난만을 사랑하신 예수님께 세상 것들은 어떤 유혹도 될 수 없었습니다.

사탄이 교만과 육정과 재물로 예수님을 공격했다면 예수님은 순명과 정결과 가난으로 방어하셨습니다. 사탄은 교만자체입니다. 사탄, 육체, 세상, 즉 이 삼구를 이기기 위해서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순명과 정결과 가난을 복음삼덕이라 부르고, 죄를 짓지 않고 다시 완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 누구나 실천해야 하는 덕목입니다. 복음삼덕은 성직자나 수도자의 전유물이 아닌 죄를 짓지 않기 위한 우리의 필수무기들입니다.

그리고 사탄을 이기는 겸손과 순종은, 기도로써, 또 육체를 이기는 정결은 단식으로써, 마지막으로 세상을 이기는 가난은, 자선으로써 표현됩니다. 이 구체적인 기도와 단식과 자선이 이번 사순시기에 특별히 노력해야하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처음에도 말씀드렸듯이 한 사람의 영웅적인 사랑의 행위는 우리 육체를 녹여서 우리 안에 잠재되어있는 사랑의 씨앗을 꽃피게 만듭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그 분 사랑의 꽃입니다. 우리를 부화시키는 어미닭의 따듯함이고, 씨앗을 싹트게 하는 태양의 따듯함입니다. 그 십자가를 바라볼수록 우리 안에 있는 사랑이 자라게 되어있습니다. 오직 그것으로만 비참한 육신의 속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부활입니다. 부활의 상징이 왜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부화하는 모습이겠습니까? 바로 육체의 무덤에서 우리 자신을 해방시키는 것이 부활이기 때문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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