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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21일 야곱의 우물-루카4,1-13/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2-21 조회수386 추천수3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그때에 1예수님께서는 성령으로 가득 차 요르단 강에서 돌아오셨다. 그리고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2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동안 아무것도 잡수시지 않아 그 기간이 끝났을 때에 시장하셨다. 3그런데 악마가 그분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4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5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높은 곳으로 데리고 가서 한순간에 세계의 모든 나라를 보여주며, 6그분께 말하였다. “내가 저 나라들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 내가 받은 것이니 내가 원하는 이에게 주는 것이오.
7당신이 내 앞에 경배하면 모두 당신 차지가 될 것이오.” 8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9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운 다음, 그분께 말하였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여기에서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10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너를 보호하라고 명령하시리라.’ 11‘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12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하신 말씀이 성경에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13악마는 모든 유혹을 끝내고 다음 기회를 노리며 그분에게서 물러갔다.
 
 
 
 
기도
오소서, 성령님. 언제나 하느님 뜻에 맞는 것을 선택하도록 저희 마음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소서.

독서
예수님은 광야에서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십니다. 이 유혹을 이해하기 위한 열쇠는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 이라는 악마의 말에 나타납니다. 사실 루카복음에서는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이 여러 차례 강조됩니다. 루카 1, 35에서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에게 태어날 아기가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 이라고 일러줍니다. 주님의 세례 때 (3, 22)와 거룩한 변모 때 (9, 35)에는 하느님께서 직접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가 선택한 아들” 이라고 선포하십니다. 지금 악마의 유혹은, 예수님이 정말 하느님의 아들로서 아버지께 충실하신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유혹을 받은 장소는 광야입니다. 구약성경에서부터 광야는 이중적 의미를 지닙니다. 한편으로는 넘어지기 쉬운 장소, 이스라엘이 하느님을 시험한 장소인 동시에 하느님이 이스라엘의 믿음을 시험하셨던 장소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정상적인 인간 생활을 위한 조건이 보장되지 않기에 오직 하느님만을 의지해야 살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광야가 이러한 구약성경적 의미를 그대로 지닌다는 점은, 예수님께서 악마에게 응답하면서 세 번 모두 신명기를 인용하신다는 사실에서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하느님께 충실하지 못했던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과 모든 유혹을 물리치고 하느님과의 관계, 곧 아들이라는 그 관계에 충실히 응답하는 예수님의 모습이 대비됩니다.

첫 번째 유혹은 빵의 유혹입니다. 빵은 생존을 위한 인간의 기본 욕구를 나타냅니다. 여기에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3절)이라는 말은 도전적입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들에게 어떻게 해주셔야 한다는 것을 인간 편에서 (또는 악마 편에서 !) 결정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신명 8, 3을 인용하여 대답하십니다. “사람은 빵으로만 살지 않는다.” 신명기에서는 여기에 이어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고 말합니다. 광야에서 이스라엘은 먹을 것을 달라고 모세와 하느님께 불평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은, 당신의 생명은 기적으로 빵을 만들어 배고픔을 채움으로써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의 말씀에 의지하는 데 달려 있음을 분명히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그분은 빵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십니다.

두 번째 유혹은 권세와 영광에 대한 것입니다 (6절). 여기에서도 악마의 말에는 걸림돌이 들어 있습니다. “내가 받은 것이니 내가 원하는 이에게 주는 것이오.”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이 세상에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악을 섬기는 사람들은, 세상의 통치권이 진정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들은 속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서도 예수님은 신명 6, 13 말씀으로 응답하십니다. 그 본문은, 우상 숭배를 금지하는 문맥 안에 들어 있습니다. 7절에 사용된 “당신이 내 앞에 경배하면” 이라는 표현도 분명하게 종교적 의미를 보여줍니다. 하느님 외에 다른 누가 이 세상을 손에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래서 권력을 갖기 위해 그 다른 누구를 경배하는 것은 우상 숭배입니다. 예수님은 통치권을 차지하기 위해 우상을 숭배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오직 하느님을 섬기심으로써 이 세상에 아버지의 나라를 선포하실 것입니다.

마지막 유혹은 하느님을 시험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다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예수님은 신명 6, 16을 인용해 응답하십니다. “너희가 마싸에서 주 너희 하느님을 시험한 것처럼, 그분을 시험해서는 안 된다.” 마싸에서 이스라엘은 하느님께 마실 물을 달라고 하며 기적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참된 믿음을 지닌 사람은 기적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께 사람들이 “… 정말 하느님의 메시아, 선택된 이라면 자신도 구원해 보라지.”라고 할 때도 (루카 23, 35)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내려옴으로써가 아니라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심으로써 당신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드러내 보이십니다.

성찰
예수님께서 유혹을 받으셨다면 우리한테도 유혹은 없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은 나날이 우리에게 선택과 결단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유혹을 겪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유혹 속에서도 하느님을 믿고 우리의 삶을 내맡기기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면 죽을 것만 같은데도 그분을 사랑하기를 선택한 일이 있는가 ?’ 라는 K. 라너의 말이 떠오릅니다. 그렇게 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다른 모든 것보다 아버지이신 하느님을 가장 먼저 선택하게 됩니다.

기도
“하느님, 저를 지켜주소서. 당신께 피신합니다. 주님께 아룁니다. ‘당신은 저의 주님, 저의 행복 당신밖에 없습니다.’” (시편 16, 1 – 2)
안소근 수녀(성도미니코선교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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