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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의 선물, 사랑의 약속" - 3.10,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10 조회수410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3.10 사순 제3주간 수요일
                                                        
신명4,1.5-9 마태5,17-19

                                                      
 
 
 
 
 
"사랑의 선물, 사랑의 약속"
 


저절로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온갖 덕목을 실천하고 지켜가는 수행자의 삶에 충실할 때
비로소 사람이 됩니다.
 
끊임없는 수행 은총으로
탐욕과 교만과 무지는 무욕과 겸손과 지혜로 바뀝니다.
 
수행생활(asceticism)의 튼튼한 나무에
꽃처럼 피어나는 신비생활(mysticism)입니다.

불교의 진리도 이와 유사합니다.
 
큰 가람인 총림마다
율원(律院), 강원(講院), 선원(禪院)을 갖추고 있으며,
율원에서 스님들은 계율 공부에 전념합니다.
 
계율을 배우고 실천해야
강원의 공부도 탄탄해지고
그 위에 꽃처럼 피어나는 참선수행입니다.
 
불교 삼학(三學)의 우선순위도
계정혜(戒定慧)로
계율을 잘 지켜야 안정(安定)이 있고
이어 꽃처럼 피어나는 지혜(知慧)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오늘 말씀의 이해도 확연해집니다.
 
아침 성무일도 시 신명기 말씀도 생각납니다.

“너희 하느님 주님이신 그분이야 말로 참 하느님이시다.
  당신을 사랑하여 당신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에게는
  천 대에 이르기까지
  사랑으로 맺은 계약을 한결같이 지켜 주시는
  신실하신 하느님이시다.”

하느님과 분리된 계명이, 규정이나 법규가, 율법이 아닙니다.
 
하느님과 분리될 때 율법주의의 우상이 되어버립니다.
 
이 모두는 하느님의 사랑의 선물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의 표현이자 하느님과 사랑의 약속입니다.
 
이들은 우리에게 부여된 짐이 아니라
하느님 주신 선물이라는 사고의 전환이 절실합니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라 합니다.
 
우리가 지키는 모든 규정이나 법규, 계명들
하느님의 사랑의 표현입니다.
 
억지로 수행하는 의무의 짐이 아니라
자발적 사랑으로 수행하는 선물인 계명들입니다.
 
하여 우리의 모든 수행들은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 됩니다.
 
이렇게 사랑으로 규정이나 법규, 계명을 실천할 때
지혜와 슬기요 하느님의 축복입니다.

“너희는 그것들을 잘 지키고 실천하여라.
  그리하면 민족들이 너희의 지혜와 슬기를 보게 될 것이다.
  그들은 이 모든 규정을 듣고
 ‘이 위대한 민족은 정말 지혜롭고 슬기로운 백성이구나.’할 것이다.”
그대로 하느님의 계명과 말씀을 잘 준수하는
우리를 향한 말씀으로 이해해도 무방합니다.
 
사실 우리가 부를 때마다 가까이 계셔 주시는,
주 우리 하느님 같은 분을 모신 위대한 종교인들이 어디 있으며,
이 모든 말씀처럼
올바른 규정과 법규들을 가진 위대한 종교가 어디 있겠습니까?
 
모세의 입을 빌어 본의 아니게 천주교를 자랑합니다.
 
율법이나 예언서, 모두 하느님 사랑의 선물입니다.
 
이 선물을 잘 지켜야 하느님과의 사랑의 관계도 더욱 깊어집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느님 사랑의 선물인
율법과 예언서에 대한 예수님의 극진한 애정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대로 하느님 향한 열렬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이런 사랑 있을 때 계명이나 율법은
말 그대로 가벼운 선물의 짐이지만,
이런 사랑이 사라지면
계명이나 율법은 무거운 의무의 짐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예수님은 결코 율법주의자가 아닙니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열렬한 사랑은
이런 하느님 사랑의 선물인
모든 계명이나 율법을 어느 하나 소홀함 없이
자발적으로 기쁘게 지키려 노력합니다.
 
사실 율법이나 계명에는 작은 것이 없습니다.
 
작다 소홀히 할 때 소리 없이 무너져가는 수행생활입니다.
 
우리의 하느님 향한 열정의 사랑을 돌아보게 하는 말씀입니다.
 
다음 모세의 말씀 역시 오늘 우리 모두에게 해당됩니다.

“너희는 오로지 조심하고 단단히 정신을 차려,
  너희가 두 눈으로 본 것들을 잊지 않도록 하여라.
  그것들이 평생 너희 마음에서 떠나지 않게 하여라.”

대부분 사람들이 잘 잊어버리는 망각의 병을 지니고 살아갑니다.
 
두 귀로 들은 것들을,
두 눈으로 본 것들을 잊지 않도록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매일 미사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 중 말씀전례를 통해
두 귀로 들은 것들을,
성찬전례를 통해 두 눈으로 본 것들을
잊지 않도록 배려하신 주님의 사랑이 참 고맙습니다.
“주님, 저에게 생명의 길 가르치시니,
  당신 얼굴 뵈오며 기쁨에 넘치리이다.”(시편16,11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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