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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는 세상의 빛이다" - 3.2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22 조회수521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3.22 사순 제5주간 월요일

다니13,1-9.15-17.19-30.33-62 요한8,12-20

 

 

 

 

 

 

 

"나는 세상의 빛이다"

 

 

 

말씀 묵상 중 얼마 전 읽은 ‘대칭이론’이 생각났습니다.

‘팔랑거리는 나비가 아름다운 것은

  그 두 날개가 대칭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아름다운 얼굴은 완벽한 대칭이라는 견해도 있다.

  대칭은 자기 닮음이다.

  인간은 대칭을 이룬 건물을 아름답다 느끼며

  자기 자신을 닮은 인간을 사랑한다.

  인간의 유전자 속에는

 ‘대칭은 아름답다.’라는 말이 각인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는 대칭에 대한 설명이 새로운 깨달음이었습니다.

 

아름다움 자체이신 하느님 창조질서의 원리가

바로 대칭이론이 아니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사실 아름다운 모든 것들은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이 하느님과 대칭을 이루어 아름답고,

남녀가 대칭을 이루어 함께 할 때 아름답고,

밤과 낮, 하늘과 땅, 기도와 일, 영혼과 육신, 좌파와 우파가

대칭을 이루어 아름답습니다.

 

문제는 대칭의 균형과 조화가 깨질 때 발생합니다.

 

대칭은 아름다움의 원리이자 생명의 원리이기도 합니다.

대칭이 깨질 때 본능적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인간입니다.

 

오늘 1독서 에서 두 사악한 원로들에 의해

사경에 처한 ‘땅의 인간’ 수산나는

본능적으로 대칭인 ‘하늘의 하느님’을 바라보며 기도합니다.

 

‘수산나는 매우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주님을 경외하는 여인이었다.’

라는 바로 이 대목에 수산나의 아름다움의 비밀이 있습니다.

 

주님을 경외함으로

주님과 완벽한 대칭을 이루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입니다.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그 영혼이 하느님과 완벽한 대칭을 이룰 때의 참 아름다움입니다.

 

주님을 신뢰하는 수산나는

눈물이 가득한 채 하늘을 우러러보며 기도합니다.

 

“아, 영원하신 하느님!

  당신께서는 감추어진 것을 아시고,

  무슨 일이든 일어나기 전에 미리 다 아십니다.

  또한 당신께서는 이자들이 저에 관하여

  거짓된 증언을 하였음도 알고 계십니다.

  …저는 이제 죽게 되었습니다.”

 

사면초가의 꽉 막힌 절망적 상황에서

하늘 희망을 향해 쏘아 올린 수산나의 기도에 응답해

다니엘을 통해 개입하신 하느님이십니다.

 

마침내 하느님은 수산나를 살리셔서

당신과 온전한 대칭을 회복하십니다.

 

문득 ‘사(四) 대강’의 처지가

수산나의 처지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뜻 죽을 사(死)자 ‘사(死) 대강’이 아닌가 하는

불길한 생각도 듭니다.

 

하늘이 개입하지 않고는

사 대강 공사로 하늘과 땅의 대칭이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어느 분의 예언자적 절규와 같은 다음 내용을 인용합니다.

 

“4대강 공사로 주변 농경지가 전부 다 수용되고 있는 거

  생각만 해도 허파가 뒤집어질 것 같아요.

  강변 숲이, 백사장이 사라지는 것을 보면 치가 떨려요.

  제일 좋은 것들이 강변에 있는 것들이잖아요.

  팔당 주변의 그 아까운 유기농 단지를 없애고

  제방을 쌓아 관광위락단지를 만들고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고요.

  이런 미치광이 짓이 국가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어요.

  농토라는 게 얼마나 만들기 어려운 거예요.

  특히 논은 하루아침에 없애는 것은 간단하지만

  제대로 된 논을 만드는 것은 장구한 시간이 필요해요.

  수 천 년 동안 동아시아 농민들의 지혜가 결집된 결과가 논농사예요.

  돈 있다고 또 현대과학으로도 되는 것도 아니에요.

  옛 사람들, 풀뿌리 농민공동체의 문화에 대한 존경심 없이는

  이런 것을 이해할 수 없어요.

  지금 우리가 아무리 까불어도

  농민공동체의 지혜가 없었더라면 지금 여기에 존재할 수도 없어요.

  지금 이 나라의 권력엘리트들,

  조금도 겸손하게 세상의 근본이치를 돌아보려 하지 않아요.”

 

구구절절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풀뿌리 농민공동체의 힘없는 많은 사람들,

수산나처럼 하늘의 개입을 기다리는 심정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 또한 수산나처럼

사면초가의 상황입니다만

하느님 아버지와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무슨 세상 악도

아버지와 아드님의 이 대칭에 손상을 줄 수 없습니다.

 

이래서 그리스도 예수님은

우리의 생명이자 빛이자 희망입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

 

바로 세상의 빛이자 생명이신 주님께서

진정 우리 삶의 중심이 될 때

하느님과 인간.

하늘과 땅,

좌파와 우파,

너와 나,

영혼과 육신,

모두가 온전한 대칭을 이루어 균형과 조화의 아름다움입니다.

 

매일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안팎의 손상된 모든 대칭을 회복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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