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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이름이 다른 신들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24 조회수389 추천수2 반대(0) 신고
루미의 『마스나위』에 다음과 같은 우화가 나온다.
 
《모두 가난한 네 사람이 한 닢의 동전을 받았다. 네 사람 중 페르시아 사람이 “그 돈으로 ‘angur’를 삽시다.”하고 제안하자, 아랍 사람은 “무슨 소리 하는 거요. ‘angur’ 를 사지 말고 ‘’enab’를 삽시다.”하고 말했다. 그러자 터키 사람은 “무슨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거요. ‘’enab’를 사지 말고 가장 맛있는 ‘uzum’을 삽시다.”하고 말했다. 마지막 사람인 그리스인은 “다들 그만 두시오. 그 돈으로 ‘estafi’을 사야 해요.”하고 말했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말하는 단어의 뜻을 몰라 서로 주먹질을 하면서 싸웠다. 모두 무지했기 때문이었다. 한 신비주 의자가 네 나라 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지한 사람들을 중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돈으로 포도를 사겠소. 그러면 네 사람 모두 만족할 것이오. 한 닢의 동전이 여러분 모두의 꿈을 이루어 줄테니 이제 여러분의 뜻대로 이루어질 것이오! 동전 한 닢이 여러분을 넷으로 갈라놓았소. 이제 네 적(敵)의 뜻이 하나가 되었으니 더 이상 싸우지 마시오. 여러분 각자가 한 말이 서로를 갈라놓았으니 내가 화해를 시키겠소. 하느님께서 성전(聖典)을 낭독할 때에는 집중하여 조용히 들으라고 하시지 않았소. 나는 여러분 모두가 아는 말을 했소.” 사람들은 같은 의미의 말을 하고도 논쟁을 하고 싸움을 한다. 꾸어온 열(熱)은 난로처럼 따뜻하게 해주지는 못한다. 본성이 뜨거운 것이라야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불 옆에서 데운 식초를 마셔도 여전히 시원한 것은 식초의 본성이 시고 차기 때문이다.(페르시아의 전통의학에서는 모든 식품을 차고 따뜻한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포도 쥬스를 따라마시면 간(肝)이 따뜻해진다. 따라서 무지하고 성실한 것보다 진리를 아는 마을의 원로(元老)가 더 났다.
원로의 말을 모두 따르기 때문이다. 무지한 직역자(直譯者)는 사람들의 이견만 만들어 낼뿐이다.
 
여러분들이 들어 아는 바와 같이 솔로몬 왕은 각종 새의 말을 다 알아들었다.
그의 영토에서는 표범과 사슴이 친구였다. 그들이 회심(回心)하여 싸움을 멈추었기 때문이다. 비둘기는 매의 발톱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았다. 양들도 늑대의 이빨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솔로몬 왕은 각각의 적에 대한 중재자로서 세상의 모든 새들을 사이좋게 만들었다.
여러분들은 개미가 아니지만 하루 종일 곡식을 찾는다. 솔로몬의 지혜를 구하고 길을 잃지 말아라! 여러분들이 찾는 곡식이 결국 굴레가 되고 말것이다. 그러나 솔로몬의 지혜를 얻으면 곡식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새 같이 겁이 많은 영혼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인정이 없기 때문에 마음의 안정을 얻지 못한다. 그러나 솔로몬과 같은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이 되면 마음의 평화를 누리며 사람들을 이기적으로 이용하지 않게 된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민족에 보내어지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그리스도를 보내기 전에는 진정한 공동체가 없었다.”
이러한 새 같이 겁이 많은 영혼을 가진 백성들을 그리스도께서 거짓말을 못하게 하시고 핑계를 대지 못하게 하시고, 아들에게 어머니가 하는 것처럼 행동하게 만드셨다.
무함마드 예언자는 무슬림들의 영혼은 하나라고 말했다. 무슬림들은 예전에는 서로 어르릉거리며 싸웠지만 예언자를 통하여 하나가 되었다.》
 
루미와 같이 14세기의 페르시아 시인이었던 하피즈(Hafiz)가 말했다.
“저는 교회와 모스크와 사원과 모든 종류의 신사(神寺)를 좋아합니다.
거기에서는 사람들이 똑 같은 신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나는 불교신자인 친구와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가 많다. 많은 것을 공감하지만 어떤 때에는 격론을 벌인다. 한참 이야기하다가 보면 같은 말을 다른 용어로 말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지만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는 개신교의 교리를 말하고 있고 나는 가톨릭 교리를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무척 놀란 적이 있다. 거의 대부분의 종교가 창시자의 이름을 따서 그리스도교, 불교 등으로 부르고 있지만 이슬람교의 이슬람(Islam)은 “복종”을 뜻한다고 한다. 또 그들에게는 “사제(司祭)”가 없다는 것도 무척 흥미롭다. 무슬림들은 계명을 철저히 지키기로 유명하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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