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은 저의 참 주인이십니다
작성자이근호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30 조회수425 추천수8 반대(0) 신고

 

오늘은 주님의 수난을 깊이 묵상하는 사순의 시기가 절정을 이루는 성지주일이다. 과연 나는 지금까지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길을 충실히 따르며 그 길을 벗어나지 않으려고 얼마나 노력하였나를 돌이켜 본다. '재의 수요일'에 결심한 나의 목표는 어느 정도 이루어졌나를 점수를 매겨본다. 몇점일까?  그저 부끄러울 뿐이며 저는 불쌍한 죄인입니다만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어느것 하나 온전히 주님 맘에 기쁨을 드리지 못하는 죄인일뿐이다. 흔히 생각(머리)에서 마음(가슴)으로 그리고 발끝까지 가는 길이 그렇게 멀다고 하는데... 설사 행위로는 흉내를 내었다하더라도 진정 주님의 사랑을 담아 마음까지 도달한다는 것은 너무 멀고, 어렵고 힘든다는 것을 뼈속깊이 느낀다. 오로지 은총만으로...

 오늘은 내 믿음의 뿌리를 송두리채 뒤흔드는 경험을 하였다. 과연 나는 그리스도인이 맞는가?! 이 질문을 아니할 수 없다.

이곳의 노숙인들은 일반적으로 남의 일에 간섭을 하지 않고 이기적이며 본능적으로 탐욕이 많다. 특히 환경이 그렇게 만들기도 하였지만 이곳의 노숙인들은 크고 작은 상처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화를 잘내며 소리를 크게 질르고 걸핏화면 싸움을 하려고 한다. 이들 모두가 치유 받아야하는 환자들 이기 때문이다.

 주님께서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는 목자로서, 또 아픈 사람을 찾아서 오시는 의사로서 우리에게 다가오시지않으셨나?

내가 이곳에 와 봉사하는 목적이 상처받은 이웃들의 아픔을 함께하고 나누고 예수님의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한것이 아닌가?

그런데... 오늘 내가 목격한 것은 나의 믿음의 자존심을 무참하게 짓밟아 버리는 것이 아닌가!

 가끔 보는 노숙인 강성x 베드로라는 형제가 있다. 학벌도 모두가 동경하는 대학을 중퇴한 중년이 된 분으로 술을 먹지 않으면 핸섬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이분이 취한 상태에서 나에게 커피를 청한다. 내가 베드로형제!  이제 '베드로'라는 이름 값을 해야되지 않나!하고 한마디 하였다. 반석이라는 뜻 대로 마음 약한 생각을 버리고 가족을 생가해서라도 건강을 챙겨야지 이렇게 쓰러질 수는 없는것 아닌가? 하며 말을 건네면 연실 미안하다며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한다. 그래서 혼자는 무리일테니까 특히 성모님께 청하여 목숨내놓는 기도를 하라고 부탁하였다.

 이렇게 대화를 하던 중에 아래위 빨간색의 츄리닝을 입은 노숙자 한분이 찬송가를 약한 톤으로 부르며 다가온다. 그분도 반쯤은 취한 상태다. 커피를 건네는데 옆의 베드로 형제가 그 노숙인을 힐끗 쳐다 보더니 신발이 없구만... 쯧쯧 하면서 갑짜기 자기 신발을 그와 아무관련이 없는 노숙인에게 벗어 주는 것이 아닌가!!!  아 ~ 니 이런일이??? 그렇다고 자기에게 여분의 신발이 있는 것도 아닌데... 오늘은 유난히 이곳 저곳에서 술병을 깨뜨리는 술꾼이 많다. 바닥은 깨진병조각으로 수를 놓아 맨발로 다니기에 위험하다. 양말은 신어 맨발은 아니지만 그래도 신발이 없어 오늘 밤이 걱정된다. 전혀 걱정 안하는 그 태도가 부럽다. 술이 사고를 멈추게 한 것인가? 원래 마음이 착한 사람이라 그런가? 도무지 내 상식으로는 헷갈린다. 그 노숙인은 고맙다고 하며 꾸벅 절을 하고 자리를 떠난다. 같은 노숙인의 처지라 연민의 정이 나온 것일까? 마치 과부의 헌금 같이 자기 전체를 주는 그런행동을...

이미 나는 그 형제분이 신발이 없이 맨발로 다니는 것을 보았다.

 나는 기도할 때 돌 같은 마음을 부드런 마음으로 변화시켜 달라고 청한다. 그런데 내 마음은 돌 같은 마음에 회칠한 무덤이란 말인가!

왜 그 형제한테는 맨발이 보여 마음의 연민을 일으켜 행동으로 보여 주었지만, 내 눈에는 비늘이 가리어 마음의 움직임이 없었단 말인가?

야고보서의 실천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 하지 않았던가. 장님이 장님을 인도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주님이 물으시는 것 같아 마음의 자괴심을 느낀다. 고통과 시련이란 훈련을 통해 믿음이 성숙되어 주님께 다가가고 있지만 언제나 살갖은 마음이 나에게 다가올까?

깨어 있어라라는 말씀을 귀가 따갑게 듣고 딱지가 붙었을 정도지만, 실전에는 고장난 무용지물이 되니... 오호 통재라!!!

사순시기를 끝내며 깨우침을 주신 주님의 선물에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께 대한 열정이 샘솟듯이 솟아 올라 자나 깨나, 걷거나 눕거나, 언제든지 주님의 사랑으로 가득차 당신만을 찬송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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