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냥개를 살리려고 목숨 건 사나이>
작성자김종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01 조회수460 추천수3 반대(0) 신고
 

<사냥개를 살리려고 목숨 건 사나이>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 심경문이라는 친구가 있다.

군대 있을 때 특등사수였다고 자랑한다.


자기는 사냥할 때 산탄이 아니라 단탄으로

꿩 같은 새의 가슴을 정확하게 맞춘다는 거다.

그 친구가 모임에서 한 이야기다.


“달포 전에 혼자서 사냥을 가서

꿩을 맞췄는데, 그 꿩이 하늘 높이 직선으로

솟구치더니 떨어지더라,


내 사냥개가 꿩을 물어오려 달려갔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기에

칠백 미터쯤 거리를 찾아갔는데

개가 얼어 있는 작은 방죽에서 꿩을 입에 물고

나오려고 사력을 다하고 있더라,

어름을 짚으면 깨지니까 도무지 나오지 못하더라,


안 되겠다 싶어 그 얼음 위에 사지를 펴고 사냥개

있는 곳으로 다가가는데, 끄트머리에서 어름이

주저앉더라, 얼음물 속에 빠져서

서려고 하는데 키가 넘더라,


가까스로 사냥개를 얼음 뒤로 집어던지고 헤엄쳐서 나오려 하는데

어름이 깨져서 영락없이 내가 죽게 생겼더라,


그 순간 물 밑으로 걸어 나가보자는 생각이 들더라, 

물 밑으로 한참 걸어가니 얼음이 머리에 닿더라,


더 걸어 나와 등으로 얼음을 밀면서 일어서니까 다행히

얼음이 깨지더라,


의식을 잃은 사냥개를 어깨에 메고

차에 까지 기다시피 와 보니 조끼와 총이 없고

차 열쇠도 없어서 700미터 떨어진 방죽까지 다시 갔다 왔다.


손가락이 곱아서 열쇠를 차 열쇠 구멍에 집어넣을 수가 없어서

한참을 용을 쓰다가 가까스로 문을 따서 히터까지 켜놓은 다음

개를 조수석에 앉히고 나서

운전대에 앉자마자 정신을 잃었다.


그렇게 있는데 개가 자기 얼굴을 계속 핥아서

깨어나 밤 두시에야 집으로 돌아왔다.”


이 친구는 인정이 많다. 기술자다. 다방면에 천재다.

비록 풍족하게 살지 않으면서도

누구에게나 따뜻하고 인정이 많은 친구다.


잠을 서너 시간 밖에 자지 않고 공부를 한다고 말한다.

주역을 죄다 꿰고 있다. 시사주를 책 없이 눈 감고 본다. 

사주팔자, 궁합을 정확하게 봐 준다.

수천 명에게 무료로 인생상담을 해 주었다.


타고난 팔자에 부모형제, 배우자, 환경이 50% 이상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운명을 개척하려는 노력도 25%를 차지하기 때문에

신세타령을 하고 운명을 탓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 한다. 


그리고 친구 부인과 딸이 그렇게 착할 수가 없다.

딸은 중등학교 교사로서 연수원 석사 과정에 있다 한다. 


거짓말 할 줄 모르는 그 친구 이야기를 듣고서

나도 그 친구처럼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개가

사지에 들었을 때 목숨을 걸고 구하려 들까 생각했다.


사람이라면 모를까 개를 구하려고 내가 목숨까지 내걸까.

사람이 죽을 지경에 처했어도 실제 상황이 닥치면 그렇게 할까.


일본에서 한국 사람이 전철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려고, 다른 사람들이 어어 하고 있는 사이에,

선로로 뛰어내려 달려드는 전철 앞에서

일촉즉발 위기에 빠진 사람을 구해낸 일을 두고

전 일본 언론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나도 한국사람 일본사람 가리기 전에

죽을 위기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고 내 목숨을 내걸까.


한겨레신문 1면 기사를 보니

대북 인권단체 ‘좋은 벗들’ 이사장인 법륜 스님이

화폐개혁 이후 북한 전역에서 식량부족으로 1월 중순 이후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또 법륜 스님은 북한에서 1996년부터 3∼4년 사이에

300만 명 이상이 굶어 죽었다고 말했다.


사냥개도 아니고, 일본 사람도 아닌 우리 동포들이

굶어 죽고 있다는데, 나는 그 동포들을 구하려고

목숨을 내걸기커녕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가 굶어 죽을 지경인 북녘 동포들에게 쌀을

주지 않고 있는데도 항의 한번 하지 않고 있다.  

그런 내가 좋은 사람일까,


일자리 없어, 돈이 없어 죽을 지경인 무수한

사람들을 앞에 두고, 무정한 나,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나는 좋은 사람일까.


세계 도처에서 날마다 10만 명씩

굶주림과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앞에 두고,

무심한 나,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나는 좋은 사람일까.


부처님처럼, 예수님처럼 살겠다고 말만 앞서는

그런 나는 좋은 사람일까.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