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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6일 야곱의 우물- 요한20,11-18 묵상/ 뒷모습이 아름다워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06 조회수812 추천수4 반대(0) 신고
뒷모습이 아름다워

그때에 11마리아는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었다. 그렇게 울면서 무덤 쪽으로 몸을 굽혀 12들여다보니 하얀 옷을 입은 두 천사가 앉아 있었다. 한 천사는 예수님의 시신이 놓였던 자리 머리맡에, 다른 천사는 발치에 있었다. 13그들이 마리아에게 “여인아, 왜 우느냐 ?” 하고 묻자, 마리아가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누가 저의 주님을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14이렇게 말하고 나서 뒤로 돌아선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서 계신 것을 보았다. 그러나 예수님이신 줄은 몰랐다.
15예수님께서 마리아에게 “여인아, 왜 우느냐 ? 누구를 찾느냐 ?” 하고 물으셨다. 마리아는 그분을 정원지기로 생각하고, “선생님, 선생님께서 그분을 옮겨 가셨으면 어디에 모셨는지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모셔 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6예수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셨다. 마리아는 돌아서서 히브리 말로 “라뿌니!” 하고 불렀다. 이는 ‘스승님!’ 이라는 뜻이다.
17예수님께서 마리아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가지 않았으니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 내 형제들에게 가서, ‘나는 내 아버지시며 너희의 아버지신 분, 내 하느님이시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 하고 전하여라.” 18마리아 막달레나는 제자들에게 가서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 하면서,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하신 이 말씀을 전하였다.
 
 
 
 
◆우리한테는 전국에 수많은 성지가 있다. 성지마다 사연도 많고, 사람들도 많다. 그 많은 성지는 우리에게 과연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 ? 혹시 세상 사는 데는 목숨 걸고 지킬 만한 것이 따로 있음을 말하려는 게 아닐까 ? 처음과는 달리 이런저런 때가 묻어, 별 것 아닌 일에 목숨 걸고 지키려 한 것이 있었음을, 아니 많았음을 느끼고 가라는 곳이 바로 성지 아닐까 싶다.

그러나 따뜻한 봄바람 부는 날에 먹을 것 잔뜩 싸들고 온 성지순례자들에게, 아니 소풍 나온 분들에게, 먹고 마시는 일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 있음을 믿게 하고픈데, 세상에 이것처럼 어려운 일이 없더라. 어떤 경구, 표지판도 그분들 눈에는 들어오지 않는 갑다. 화장실 앞에서도 화장실이 어디냐고 묻는 걸 보면 말이다.
왜 예수님은 부활하실 때 한꺼번에 죄다 모여 있을 때 나타나지 않으셨을까 ? 왜 오천 명에게 먹일 때처럼 많은 사람 앞에 나타나지 않고, 늘 ‘전하게’ 하셨을까. 오천 명에게 나타나셨다면 그들은 예수님을 믿었겠지만, 사실 그건 믿음이 아니라 항복일 것이다. 항복하지 않도록 하는 게 사랑 아니겠는가 ?

별 볼거리 없는 휑한 성지에 와서 정말 중요하지 않은 일에 목숨 걸고 살았노라고, 정작 중요한 것은 묻어놓고 살았노라고 새삼 인정하고 받아들인 순례자들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가는 뒷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인다.
김종성 신부(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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