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거울

가을날의 나뭇잎들은
빨강, 노랑, 황금빛, 고동색 등 온갖 색깔들로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움에 아름다움을 더한다.

나뭇잎들은 이렇게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잠시 보여주다가 땅에 떨어져 죽어버리고 만다.
잎사귀들이 없는 앙상한 나뭇가지들은 겨울이
가까웠음을 알린다.

어쩌면 그렇게 우리 인생의 가을도
아주 찬란한 빛깔들을 지니는지 모른다.
지혜와 유머, 부드러움과 인내, 그리고 기쁨이
죽기 전에 화려하게 피어나는 때가 인생의 가을일까?

앙상한 나무들을 바라보면서
이미 죽어간 사람들을 떠 올리고
그들이 보여준 아름다움에 감사하면서,
다시 한 번 희망의 새 봄을 기다린다,

-헨리 나우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