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당송'인가 '입당성가'인가 올 1998년에는 미사 전례의 통상문과 고유문의 중요 노래들 가운데 12개를 골라 각 노래들이 갖는 의문점들에 초점을 맞추어 서술합니다. 미사가 시작되면 입당노래를 한다. 이 노래를 흔히 성가책에서 골라서 한다. 대림이나 성탄 또는 사순, 부활 같은 전례시기는 그 절기에 적합한 노래를 골라 입당성가로 부른다. 그런데 "매일미사"책을 보면, 미사 첫부분에 '입당송'이 나와있다. 입당송도 노래일텐데 이것은 성가처럼 노래할 수는 없는가 의문이 생긴다. 성가보다 짧고, 성가책의 내용과 많이 다른 것 같다. 그러면 언제 입당송을 노래할 수 있거나 외워야 하는가. 또 두 가지 가운데 한 가지만 해도 되는가. 입당송은 무엇이고 입당성가는 또 무엇인가? 원래 입당송이 먼저 있었다. 초세기 교회는 미사를 시작하면 곧바로 주님의 말씀을 듣는 독서 낭독부터 하였다. 아직 종교 자유 이전이어서 전례의 분위기가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종교 자유가 주어진 다음에는 큰 성당(Basilica)에서 전례를 거행하게 되었다(4세기 이후). 이 행렬에 맞추어 후렴과 시편을 불렀는데 이 노래가 '입당송'이었다. 곧 예식을 시작하면서 주례자를 맞아들이는 환영의 노래였다. 내용은 주로 그날 봉독되는 복음 말씀과 연결되는 구절을 선택하여, 그날 미사의 주제를 참석자들에게 미리 주지시키는 구실을 한다. 그래서 '입당송'은 ① 미사를 시작하면서 집회자들을 한 가지 주제로 일치시키는 구실을 하는 것이다(이하 미사 전례서 총지침, 25항). 이것이 입당송의 기능이다. 또 대림과 성탄, 사순과 부활 같은 특성이 두드러진 이 시기의 입당송은 그 절기의 의미를 잘 나타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입당송은 ② 교우들이 전례시기나 축제의 신비를 깨닫도록 마음을 준비시킨다. 곧 전례 집회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제단을 향한 행렬은 주님께 나아가는 길이며, 주님을 만나기 위해 온몸을 움직여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다. 몸을 움직여 마음을 더욱 가까이 주님께 두는 것이다. 이는 전례를 거행하는 온 교회의 모습이며, 그리스도를 만나는 각자가 가져야 할 자세이기도 하다. 그래서 입당송은 참석자들이 함께 노래함으로써, ③ 사제와 봉사자들의 행렬에 적극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다. 입당송은 이처럼 몸과 마음으로 주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서게 하는 요인이 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 옛 시대에 견주어 볼 때 여러 조건이 달라졌다. 먼저 입당 행렬이 그렇게 장황하지 않다는 것이다. 원래 주례자의 입장은 성당 입구에서부터 중앙 통로를 통하여 주님 예배에 참석한 교우 회중들을 가로질러서 제단을 향하여 나아갔다. 오늘날은 주례 사제가 제단 뒤편이나 옆에 있는 제의방 문을 통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입장하여 자리를 잡는다. 또 "매일미사"책에 제시된 입당송을 매번 노래로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복음 환호송(알렐루야)처럼 일정한 후렴이 있다면, 부분적으로 가능하고 몇 가지 지정된 운율로 노래할 수 있지만, 그런 것도 아니다. 그러니 그냥 외우자니 너무 짧고 밋밋하여 도저히 '축제의 신비를 깨닫는 마음의 준비'가 될 수 없음을 느낀다. 특히 많은 교우들이 참석하는 주일미사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우리는 '입당송' 대신에 성가책에서 알맞은 성가를 골라 '입당성가'를 노래부른다. '입당성가'를 다 함께 노래함으로써, 우리가 축제의 신비를 더 잘 깨달아 마음을 잘 준비하게 하도록 도와주며, 우리를 일치시키고 온 몸으로 행렬에 동참하게 만든다. '입당송'을 대신하여 '입당성가'를 부르는 것은 미사 전례서 총지침에 근거를 두고 있다. 우선적인 순서에 따라 보면, "입당 노래는 교우들이 교대로, 또는 전원이 함께, 또는 성가대만이 노래할 수 있는데, ① 로마 응송집에 있는 시와 후렴을 사용하거나 도는 ② 축일이나 전례시기에 알맞은 노래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26항). 특히 '로마 응송집에 있는 시와 후렴'은 주로 주일의 것이 제시되어 있는 이것이 '입당송'이다. 이것을 매주 또는 매번 노래로 할 수 없는 대중적인 약점 때문에, 모든 교우가 잘 알고 함께 노래할 수 있는 '성가'를 부르는 것이다. 이것이 '입당성가'이다. 여기에 사용하는 성가는 주교회의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있는 성가책이 주교회의의 인준을 받은 것이므로 여기서 고르면 된다. 그러나 현행 성가책에는 입당송의 내용과 일치하는 다양한 성가가 많지 않다 입당성가를 고를 때에 부족함을 느낀다. 이처럼 '입당성가'는 '입당송'의 차선책으로 대신하는 것이다. 사목적인 이유와 대중적인 참여도를 높이기 위하여 선택한 것이다. 그러므로 '입당성가'를 부르기 전에 '입당송'을 외거나 또는 '입당성가'를 부르고 사제가 입당한 다음 '입당송'을 합송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다. 그날 미사의 '입당송'을 노래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진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러나 흔히 '입당성가'로 대신하는데, 절기와 축제 시기에 맞추어 고르는 것이 더욱 좋을 것이다. 또 소규모의 그룹미사나 평일미사처럼 참석자가 소수여서 목소리를 모을 수 없을 경우 억지로 노래할 것이 아니라, '입당송'을 함께 외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날 전례의 주제를 잘 나타내는 입당송을 노래할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경향잡지 1998년 1월호, 나기정 다니엘 신부(대구 효성 가톨릭 대학교 전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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