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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표징과 분별" - 4.16,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17 조회수456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4.16 부활 제2주간 금요일

사도5,32-42 요한6,1-15

 

 

 

 

 

"표징과 분별"

 

 

 

삶이 좋아야 말이나 글도 좋습니다.

삶이 받쳐줄 때 말도 글도 힘이 있습니다.

20년 전 강론을 모아 편집하여 몇 년 전 출간된

저의 ‘둥근 마음, 둥근 삶’이 여러분들의 호응을 받는 것도

지금 여기 제가 수도원에 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올바른 분별의 지혜 역시 하느님을 향한 올바른 삶에서 나옵니다.

어제 읽은 사막 수도승들의 기도에 대한 묘사에 공감했습니다.

“그들의 기도는 매일 몇 시간 행하는 활동이 아니라,

  끊임없이 하느님을 향한 삶이었다.

  (Their prayer was not an activity

   undertaken for a few hours each day,

   it was a life continually turned towards God).”

자나 깨나 늘 하느님을 향한 삶 자체가

이들에게는 끊임없는 기도였습니다.

바로 하느님을 향한 삶 자체가 이들의 목표고

여기서 쏟아져 나온 무수한 금언들과 분별의 지혜였습니다.

하느님을 향한 삶일 때 은총처럼 주어지는 표징의 분별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에서 온 백성에게 존경을 받는 율법교사 가말리엘,

늘 하느님을 향해 살았던 진정 올바른 분별의 현자임을 깨닫습니다.

사도들이 일으키는 표징들을 통해

하느님의 권능을 감지한 가말리엘은 참 지혜로운 처방을 내립니다.

“저 사람들 일에 관여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십시오.

  저들의 계획이나 활동이 사람에게 나왔으면 없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에게서 나왔으면 여러분이 저들을 없애지 못할 것입니다.

  자칫하면 여러분이 하느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판단이 제대로 서지 않을 때 ‘그냥 내버려 두고’

하느님의 처분을 기다리는 것이 분별의 지혜입니다.

사도들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모욕을 당할 수 있는 자격을 받았다고 기뻐하며,

날마다 성전에서 예수님은 메시아라고 선포했다 하니

가말리엘의 분별이 옳았음을 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 일으킨 표징도 의미심장합니다.

불가에 손가락을 보지 말고 손가락이 가리키는 달을 보라 했는데

손가락은 표징을 달은 하느님을 상징합니다.

예수님의 일으키신 오병이어의 표징을 통해

하느님의 권능을 감지하지 못한 어리석은 군중들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표징을 보고,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있는 그 예언자시다.’

  여기까지는 맞았습니다만,

  예수님을 억지로 모셔다가

  그들의 임금으로 삼으시려 했다는 대목에서

  이들이 표징을 제대로 분별하지 못했음을 봅니다.

  탐욕으로 인해 분별의 눈을 잃어버린 어리석은 군중들,

  예수님이 일으키신 표징이 가리키는 하느님을 보지 못했던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당신을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을 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물러가셨다.’

하느님과의 깊은 친교의 만남을 위해

홀로 산으로 물러가시는 모습에서

늘 하느님께 정향(定向)된 예수님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삶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하느님의 표징들이요 분별의 지혜입니다.

예수님이 일으키는 표징만이 아니라

진정 하느님을 향한 삶 자체가 표징입니다.

예수님은 물론 가말리엘,

또 모든 하느님의 사람들, 모두가 하느님을 가리키는 표징들입니다.

아니 마음의 눈만 열리면

하느님을 가리키는 표징들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 역시 참 좋은 하느님의 표징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의 표징을 통해

주님은 당신의 생명과 빛으로 우리를 충만케 하십니다.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 나 누구를 두려워하랴?

  주님은 내 생명의 요새, 나 누구를 무서워하랴?”(시편27,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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