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걱정한다는 것은 생명이 있는 증거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16 조회수450 추천수4 반대(0) 신고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그러므로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표정을 짓지 마라. 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얼굴을 찌푸린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마태오 6:1-6.16-18)
 
우리는 “남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 왔다. 그런데 그 좋은 본보기가 위선인지 진심에서 나온 행동인지 구별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남에게 인정받기 위하여 남에게 칭찬받기 위하여 행동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칭찬에 너무나도 굶주려 있기 때문이다.
일찍이 한 익명의 그리스도인이 말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한 행동은 바람에 날려 가버린다.
인간의 칭찬이란 바람이 속삭이는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의 복음에서도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진심으로 의로운 일을 하고 자선을 베풀고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나무는 뿌리가 깊어야 폭풍우가 불어도 뿌리째 뽑히지 않는 법이다. 우리가 뿌리 깊은 내면을 바라보면 어둡고 조용하고 적막한 낯선 세상을 보게 되는데, 이는 빛이 있고 시끄럽고 역동적인 땅 위의 세상과는 정반대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우리는 나무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외적인 면 즉 땅 위의 삶을 보면 폭풍우를 잘 견뎌내지 못하고 성숙하기 위한 단단한 토대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무와 같이 우리의 행동과 삶은 내면의 칠흑과 같은 어둠과 조용함과 적막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내면은 외면에서 도망쳐 숨는 곳이 아니다.
 
토머스 머튼(Thomas Merton)은 내성적(內省的)인 사람들이나 고난과 복잡한 일상 생활을 극복한 사람들이 아니면 묵상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내면에서 나오거나 내면으로 들어가야 하는 절박함을 느끼지 못하면 제대로 묵상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이스터 에카르트(Meister Eckhart)
내면을 보는 것을 포기하거나 거부하거나 무시할 것이 아니라 내면으로 우리의 행동을 끌고 들어가서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왜냐하면 독서를 하든 기도를 하든 행동을 하든, 이 내면에 눈을 돌리고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행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외적인 활동이 자꾸 내면의 목소리를 방해하려고 할 때에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외적인 활동과 내면의 목소리가 일치할 될 때가 가장 좋으며 이런 사람은 하느님의 협력 하에 사는 사람입니다.”
 
1953년부터 1961년까지 UN 사무총장을 지낸 다그 함마르쉘드 (Dag Hammarskjöld)는 콩고내전을 중재하러 가다가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의 일기가 아파트에서 발견되었는데 다음과 같이 시작하고 있었다.
“불안하다. 불안하다. 불안하다. 왜? 다른 사람들의 훌륭한 의견에 굴복하여 당신이 한 그 일 때문에 어떤 일이 생길 것인가를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신이 걱정한다는 것은 아직도 당신 안에 생명이 있다는 증거이므로 하느님께 감사해야 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거나 칭찬을 듣기 위하여 일을 할 때가 많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셈이다. 자기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이는 행위이다.
왜 그래야 할까?
자신이 없어 잘못을 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자신의 진면목을 숨기기 위한 술책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색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신다. 그 보호색은 절대로 방패나 방편이 되지 못한다. 무엇을 속이려고 드는가? 하늘이 두렵지 아니 한가?
 
주님, 부디 불순한 동기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