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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걱정하지 마라” - 6.19,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19 조회수519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6.19 성 로무알도 아빠스기념일

역대 하24,17-25 마태6,24-34

 

 

 

 

 

“걱정하지 마라”

 

 

 

 

아침성무일도 시 새삼스레 마음에 와 닿은 시편 구절들입니다.

 

“그 누가 지혜로워 이 일을 좋이 살피며, 주님의 자비를 깊이 깨칠고”

 

“의인은 주님의 자비를 보고 기뻐하며 깊이 깨치나이다.”

 

“주님께 감사하라. 그 자비하심을. 중생에게 베푸신 기적들을”

 

“주여, 당신 자비는 하늘까지 이르고, 진실하심은 구름까지 닿나이다.”

 

믿음의 눈으로 보면 모두가 기적입니다.

바로 삶이 기적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믿음의 눈을 지닌 이들이 신비가요 관상가이며

우리 역시 이렇게 살라고 불림 받았습니다.

이런 신비가의 입에서 저절로 흘러나온 찬미와 감사의 시편들입니다.

사랑하면 누구나 시인이 됩니다.

예언자들과 시편의 저자들,

그리고 예수님을 비롯한 많은 사랑의 신비가들은 예외 없이 시인이었습니다.

 

사실 믿음의 눈에는 모두가 새롭고 놀랍고 신비롭습니다.

매사 낙관적이고 긍정적입니다.

‘새로움’ ‘놀라움’ ‘신비로움’은 바로 살아있는 신앙의 표지들입니다.

떠오르는 태양에 어둠과 안개 자취 없이 사라질 때

투명하게 들어나는 자연의 아름다움이듯이,

믿음의 눈앞에 온갖 걱정의 안개 사라질 때

투명하게 들어나는 기적의 현실입니다.

 

잘 들여다보십시오.

세상에 기적 아닌 것이 어디 있습니까?

모두가 기적입니다.

우리가 지금 여기 이 자리에

건강한 심신으로 미사에 참석할 수 있는 것도 놀라운 기적입니다.

배 밭에서, 또 채소밭에서도 끊임없이 일어나는 기적입니다.

따먹고 또 따먹어도 계속 열리는 오이와 고추 열매들 역시 기적입니다.

탐욕만 없으면 모두가 부자로 살 수 있게 하는 세상의 기적들입니다.

 

이래서 신구약 성경만 아니라 자연도 성경이요, 내 삶도 성경입니다.

신구약성경만 렉시오 디비나 할 것이 아니라

자연성경도, 내 삶의 성경도 함께 렉시오 디비나 해야 합니다.

신구약 성경에서만 아니라 자연성경에서도 살아계신 주님을 만납니다.

자연성경을 통해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

치유와 위로, 힘과 평화를 얻는 우리들입니다.

하여 하느님을 경외하는 이들, 자연도 사람도 경외합니다.

진정 이런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있다면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현재의 4대강 사업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자연성경을 렉시오 디비나 한 결과입니다.

한 마디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늘의 새들을 먹여주시고

들에 핀 나리꽃들을 입혀주시는 하느님을 생각하라 하십니다.

이들보다 훨씬 귀한 너희들인데 왜 걱정하느냐,

너희 가운데 걱정한다고 해서

자기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겠느냐고

우리의 무딘 마음을 일깨웁니다.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사랑 가득한 질책입니다.

하늘의 우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우리에게 필요함을 아시는데

왜 하느님이 하실 걱정까지 도맡아 하느냐는 것입니다.

불필요한 근심, 걱정, 불안, 두려움 등

환상의 어둠에 싸여, 무게에 짓눌려

지금 여기의 행복을 살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합니다.

그러니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는 것입니다.

그러면 필요한 모든 것들도 곁들여 받게 될 것입니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습니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습니다.

하느님 한 주인만을 섬길 때 좋은 믿음의 눈에 단순하고 행복한 삶입니다.

재물을, 세상을, 우상을 섬길 때

믿음의 눈을 잃어버려 일어나는 온갖 불행입니다.

바로 1독서의 요아스 임금이 그러했습니다.

대신들의 유혹에 빠져 하느님을 저버리고

아세라 목상과 우상들을 섬긴 결과

믿음의 눈을 완전히 상실해 자초한 요아스의 불행입니다.

즈카리야의 충언을 거절하고 그를 살해했으며,

마침내 그도 모반을 일으킨 신하들에 의해 살해됩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걱정은 믿음 부족을 반영합니다.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입니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지금 여기서 행복을 살아야 합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행복을 못 살면 앞으로도 못 삽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우리의 모든 걱정의 짐을 덜어주시고

좋은 믿음을 선사하시어

행복한 하루를 살게 하십니다.

 

“은혜를 베푸신 주님께 노래하리이다.

  지극히 높으신 주님 이름 찬양하리이다.”(시편13,6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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