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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14일 야곱의 우물- 루카11,47-54 묵상/ 이 시대의 예언자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10-14 조회수467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 시대의 예언자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47“너희는 불행하여라 ! 바로 너희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너희가 만들기 때문이다. 48이렇게 너희 조상들은 예언자들을 죽이고 너희는 그들의 무덤을 만들고 있으니, 조상들이 저지른 소행을 너희가 증언하고 또 동조하는 것이다. 49그래서 하느님의 지혜도, ‘내가 예언자들과 사도들을 그들에게 보낼 터인데, 그들은 이들 가운데에서 더러는 죽이고 더러는 박해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50그러니 세상 창조 이래 쏟아진 모든 예언자의 피에 대한 책임을 이 세대가 져야 할 것이다. 51아벨의 피부터, 제단과 성소 사이에서 죽어 간 즈카르야의 피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52불행하여라, 너희 율법 교사들아 !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치워버리고서, 너희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려는 이들도 막아 버렸기 때문이다.
 
53예수님께서 그 집을 나오시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독한 앙심을 품고 많은 질문으로 그분을 몰아대기 시작하였다. 54예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그분을 옭아매려고 노렸던 것이다.
 
 
 
 
아이들을 낳아 키우면서 드는 자괴감이랄까 거리낌이 있습니다. 그것은 저 자신이나 남편의 인생과는 사뭇 다른 삶을 살지도 모를 아이들을 부모라는 올가미로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아이들보다 더 많이 살고 배웠다는 명분으로, 하느님이 주신 영혼과 생명을 예언자처럼 펼치려는 그들을 죽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알량한 자존심과 사회 통념이라는 잣대를 들이댄 채, 저는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잔소리를 해댑니다. 모성이라는 거창한 이데올로기로 무장하고 아이들의 자유를 수시로 가로막곤 합니다. 이런 제게 예수님은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리고서, 너희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려는 이들도 막아 버렸다.” 고 꾸짖으십니다.
 
이 시대의 예언자는 엉망진창이 되어가는 4대강과, 아토피성 피부염에 걸려 자기 몸에 피고름이 나는지도 모른 채 면도날 같은 손톱으로 긁어대고 있는 아기들이 아닐런지요. 흘러야 할 곳으로 흐르지 못하게 억지 댐을 쌓고 있는 강은 자연이라는 예언자의 핏줄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출생률이 낮은 한국에서 귀하게 태어날 아기들은 이제 아토피로 미친 듯이 긁어서 코끼리 피부가 된 몸을 씻을 깨끗한 물조차 구하지 못할지 모릅니다.
 
우리 강과 우리 아기들은 썩어가는 웅덩이에 피딱지 앉은 몸으로 저에게, 또 어르신들께 말없이 예언하고 있는데, 우리는 생명의 열쇠를 치워버리고 우리 자신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는 이들의 생목숨까지 앗아버리고 있습니다.
유정원(가톨릭여성신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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