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해]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 「거룩한 공의회」(Sacrosanctum Concilium) 8. 전례주년 「전례헌장」 제5장(102~111항)은 ‘전례주년’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거룩한 어머니인 교회는 한 해의 흐름을 통하여 지정된 날들에 하느님이신 자기 신랑의 구원 활동을 거룩한 기억으로 경축하는 것을 자기 임무라고 여긴다.”(102항) 「전례헌장」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교회가 1년을 주기로 하여 그리스도의 구원 업적과 신비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을 전례주년이라고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목격하고 확신한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이 있었던 안식일 바로 다음날마다 함께 모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되고 그리스도로 인해 하느님의 아들이 된 구원의 은총을 감사하면서 그 구원의 신비를 기념하고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제의를 행하였습니다. 이렇게 매 주간 주님의 날에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던 신자들은 일 년에 한번은 주님의 복된 수난과 함께 이 부활 축제를 성대하고도 장엄하게 지냈습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교회는 이 부활 축일을 중심으로 한 1년을 주기로 ‘그리스도의 신비’ 곧 주님의 생애에 걸친 구원 사업의 하나하나를 주일과 주님의 축일에 맞추어 더욱더 폭넓게 기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강생과 성탄에서부터 승천과 성령강림, 그리고 복된 희망을 품고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까지 그리스도의 신비 전체를 기념하는 전례주년이 형성되고, 전례력이 마련된 것입니다. 전례주년의 중심은 예수님의 성탄과 부활 사건입니다. 그래서 주님 성탄 대축일과 주님 부활 대축일이 전례주년의 두 기둥이 됩니다. 그런데 성탄은 부활을 향해 가고 있기 때문에 부활이 교회 전례의 중심이요, 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신앙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12월 25일 성탄 대축일을 준비하기 위해 4주간의 대림 시기를 지내며, 그다음 주님 세례 축일까지 성탄 시기를 보냅니다. 주님 세례 축일 다음 월요일부터 연중 시기를 지내는데, 이는 대략 연중 제5~7주간으로 중단됩니다. 그 이유는 주님 부활 대축일을 준비하는 사순 시기 때문입니다. 부활 대축일은 매년 “춘분(3월 21일)이 지나 만월(음력 15일) 다음에 오는 첫 주일”로 정해집니다. 당해의 부활 대축일이 정해지면, 거꾸로 거슬러서 46일째 되는 날이 사순 시기의 시작인 ‘재의 수요일’이 됩니다. 이 기간에 6번의 주일은 사순 시기에서 제외됩니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부활시기가 시작되는데, 이는 주님 승천 대축일과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 50일간 계속됩니다.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월요일부터 사순 시기로 말미암아 중단되었던 연중 시기가 계속 이어지다가 연중 제34주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한 해의 마지막 주일로 지내고 그 주간을 끝으로 한 해의 전례력이 끝납니다. 그리고 대림 제1주일부터 다시 새해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를 기념하는 연례 주기를 지내는 동안 그리스도의 구원 활동과 풀릴 수 없는 유대로 결합되어 있는 천주의 성모 복되신 마리아를 특별한 사랑으로 공경하여 성모님의 축일도 함께 기념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교회는 자신의 삶으로 그리스도 부활의 신비를 우리에게 증거한 순교자들과 성인들의 삶을 기리고 본받기 위해서 그들에 대한 기념도 전례주년 안에 넣어 두고 있습니다. 교회가 이처럼 1년을 주기로 한 전례주년을 마련한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과 공생활, 그리고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통한 하느님의 인류 구원 역사를 ‘오늘’, 그리고 ‘여기’에 재현하고 기념함으로써 하느님께 영광과 감사를 드리고, 교회 구성원 각자가 구원의 은총을 입어 성화(聖化)의 길로 나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이러한 전례주년의 신비 속에서 매번 그 사건의 의미를 충분히 묵상하여 전례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성화하여 이 세상과 인간의 구원을 위한 참다운 성사(聖事)로서의 사도직을 충실히 수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2013년 1월 6일 주님 공현 대축일, 1월 13일 주님 세례 축일 가톨릭마산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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