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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14일 야곱의 우물- 마르2,13-17 묵상/ 우리 동네 막걸리 집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14 조회수496 추천수2 반대(0) 신고
우리 동네 막걸리 집

그때에 13예수님께서 다시 호숫가로 나가셨다. 군중이 모두 모여 오자 예수님께서 그들을 가르치셨다. 14그 뒤에 길을 지나가시다가 세관에 앉아 있는 알패오의 아들 레위를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레위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15예수님께서 그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시게 되었는데, 많은 세리와 죄인도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과 자리를 함께하였다. 이런 이들이 예수님을 많이 따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16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은, 예수님께서 죄인과 세리들과 함께 음식을 잡수시는 것을 보고 그분의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저 사람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 17예수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세관에 앉아 있던 레위(마태오)는 예수님이 부르시는 말씀에 곧장 따라나섭니다. 그의 집에서는 세리와 죄인들, 예수님과 제자들이 함께 어울려서 먹습니다. 이를 보고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시비를 겁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소외된 이들과 함께 어울려서 먹고 마시는, 그들의 친구이십니다. 아니, 죄악의 때에 절어 사는 우리를 부르시어 의인의 길을 걸으라고 격려해 주시는 주님이시며 자상한 선생님이십니다.


저는 제자들에게 비싼 음식을 대접받은 적이 더러 있습니다. 기분은 참 좋은데, 어떻게 먹어야 격식에 맞는지를 몰라 쭈뼛거릴 적에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비싼 횟감에 금가루를 띄운 고급 약주를 얻어 마셨는데도 다음 날 배가 아파서 고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막걸리 한 잔 얻어 마시며 목청 높여 옛이야기를 나눌 적에는 훨씬 맘이 편안했습니다.


막걸리 집은 늘 시끌벅적합니다. 기쁜 일이건 속 터지는 일이건, 그걸 그냥 거르지 않고 쏟아내다 보면 목소리들이 커집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잘 참아줍니다. 오히려 어떤 때는 함께 비분강개悲憤慷慨하기도 합니다. 술 속 고약한 사람만 만나지 않으면 친교의 장으로는 그만입니다.
아마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둘러앉아 있는 막걸리 집의 비닐 포장을 들추고 계실지 모릅니다. 외롭게 지내는 친구에게 전화라도 걸어보아야겠습니다.

 

한상갑(전주교구 신앙문화유산 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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