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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명의 말씀] 유혹을 이기는 믿음의 기도 - 허영엽 마티아 신부님
작성자권영화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26 조회수430 추천수2 반대(0) 신고
 보좌 신부 시절 성당 근처에 한 원로 신부님이 사셨습니다. 그 신부님은 오랫동안 중풍으로 고생하셨습니다. 그래서 나는 매달 봉성체를 하러 그 신부님을 방문했는데 신부님은 그때마다 저에게 고해성사를 보셨습니다. 손자뻘 되는 젊은 후배 사제에게 신부님은 몸이 불편하신데도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시고 고백을 하셨습니다. 신부님의 고해를 듣고 짦게라도 훈계를 해야 하는 것이 저에게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신부님은 제 훈계를 열심히 들으셨습니다. 고해성사를 드린 후에는 나도 항상 그 신부님에게 고해성사를 보았습니다. 지금도 재미있는 것은 신부님은 내가 먼저 드린 보속을 늘 저에게 똑같이 주셨습니다.
 어느 날, 신부님께서는 봉성체 후에 저를 앉히고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난 요즘 들어 밤에 너무 고통이 심해서 하느님을 원망해. 고통이 심해지면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버리고 싶은 유혹이 너무 심하게 나를 괴롭혀. 내가 진짜 무서운 건 죽음이 아니라 혹시라도 고통 때문에 내 믿음을 버릴까 봐 두려워." 그리고는 나에게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해 주기를 부탁하셨습니다. 내가 일어나 신부님의 머리에 손을 얹자마자 신부님은 "주님! 죄송합니다. 주님! 죄송합니다." 하면서 어린애처럼 엉엉 우셨습니다. 나도 신부님과 같이 한참을 울었습니다. 얼마 후 신부님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 신부님께서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를 해달라고 하시던 모습이 많은 시간이 흘러간 지금도 제 기억 속에 생생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유혹이란 이 세상, 육체, 악마로부터 옵니다. "유혹은 아름다운 여인처럼 다가온다."는 말처럼 늘 달콤하게 다가옵니다. 죽는 순간까지도 악의 세력은 우리를 유혹합니다. 일반적으로 유혹은 설득으로 또는 어떤 쾌락을 제공함으로써 사람을 죄의 길로 꾀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우리와 똑같이 유혹을 받으셨다는 사실은 약한 우리 인간에게 마음의 위로가 많이 됩니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면서 끊임없이 유혹을 받습니다. 세상에 유혹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특히 사탄이 권력과 재물이란 거부하기 힘든 매력으로 다가오면 더 그렇습니다.

 우리가 유혹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예수님의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인간은 오직 은총의 도움에 의해서만 모든 유혹에 견디어낼 수 있습니다. 많은 성인(聖人)들도 예외 없이 많은 악의 유혹을 받았습니다. 그들도 겸손하고 열정적 기도로 그 많은 유혹의 손길들을 물리치셨습니다. 유혹은 눈 한번 질끈 감고 자신의 말을 들으라고 손짓을 합니다. 때로 우리는 유혹에 빠져 죄를 지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때마다 다시 한 번 일어서 주님께 다가가는 믿음의 용기입니다. 그러면 주님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시고 "내 아들, 딸아 얼마나 힘들었니? 잘 돌아왔다." 하시며 우리를 꼭 안아주실 것입니다.

----------------------------- << 2012년 사순 시기 교황 담화문 (요약) >> ---------------------------------

 사랑과 선행을 하도록 서로 격려합시다.(히브 10,24 참조)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사순시기는 우리가 그리스도인 삶의 핵심인 사랑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마련해 줍니다. "서로 자극을 주어 사랑과 선행을 하도록 주의를 기울입시다."(히브 10,24) 이 말씀은, 그리스도인 삶의 세 측면인 이웃에 대한 관심, 상호 관계, 개인의 성화에 대하여 언제나 소중하고 간결한 가르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형제자매들을 "지키는 사람"(창세 4,9)이 되라고, 이웃의 행복, 그 온전한 행복에 대한 관심과 상호 배려를 바탕으로 인간관계를 맺으라고 당부하고 계십니다. 인류 안에서, 많은 경우 신앙 안에서 형제자매가 된다는 것은 주님께서 끝없이 사랑하시는 또 다른 나(alter ego)를 다른 사람들 안에서 알아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형제자매로 바라보는 이러한 시각을 키운다면, 우리 마음 안에서 연대와 정의, 자비와 연민도 자연스럽게 솟아날 것입니다.

 생명을 주고 형제애와 친교를 이루고 이를 보호하고 증진하는 것은 무엇이든 선입니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은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아는 것입니다. 성경은, 다른 이들의 고통에 둔감하게 되는 일종의 '정신적인 마비'로 우리 마음이 완고해질 위험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서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서로 영적인 행복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저는 거의 잊혀진 것으로 보이는 그리스도인 생활의 한 측면을 언급하고자 합니다.
 곧 영원한 구원의 관점에서 형제를 타이르는 교정입니다. 우리는 죄악 앞에서 침묵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권고는 결고 비난이나 비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나 그것은 사랑과 자비에서 나오고 다른 이의 선익에 대한 진정한 관심에서 우러나는 것입니다.

 주님의 제자들은 성찬례를 통하여 주님과 하나 되어 한 몸의 지체로 서로를 결합시키는 친교를 이루며 살아갑니다. 이는 다른 이가 나의 일부이고 그의 삶과 구원이 나 자신의 삶과 구원에 관련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공동체는 그 지체들이 지은 죄에 대하여 끊임없이 참회하고 용서를 빌지만, 한결같이 그 안에 있는 덕행과 사랑의 모범을 보고 기뻐합니다. 기도와 단식과 더불어 사순 시기의 전형적인 실천인 자선으로 드러나는, 우리 형제자매를 위한 사랑의 실천은 이러한 일체감에 뿌리박고 있습니다.

 서로 주의를 기울일 때 우리는 점점 더 실질적인 사랑을 하려는 마음이 우러나게 됩니다. 이승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선행을 식별하고 실천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숭고한 보통의 그리스도인의 삶"(「천년기」,31항)을 목표로 삼으라는, 오늘날에도 시의적절한 초대를 받아들입시다.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에 대한 사랑과 충실성을 새롭게 증언하도록 요구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모두 사랑과 봉사와 선행에 앞장서야 하는 절실한 요구를 느껴야 합니다.
(히브 6,10 참조) 이 사순 시기가 복되고 은혜로운 때가 되기를 바랍니다.

 - 교황 베네딕토 1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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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신 주님을 사랑합니다.

 벗님들의 관심과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주님의 축복으로 은혜로운 때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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