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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앙의 신비여 - 02 시련 (2) - 어찌하여 버리셨나이까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10 조회수454 추천수5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신앙의 신비여
사제 생활 50년의 단상

왕영수 신부 지음

7. 고통은 영광의 산실, 시련

02 시련(2) - 어찌하여 버리셨나이까
어느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성당 마당을 산책하는데 저 멀리 동쪽 하늘에서 새까만 새들이 떼를 지어 내가 있는 쪽으로 날 아오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양한 사탄의 무리들이 나를 공격하려고 다가오고 있구나. 내가 구마를 많이 해서 떠나갔던 사탄들이 작당해서 무리지어 나에게 공격 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불길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자만 한 주, 두 주가 지나도 사탄의 공격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 런데 내가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사탄은 아주 교묘하게 나를 공격해 오고 있었습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아름다운 여인을 통해서 사탄은 아주 그럴듯하게, 거룩한 탈을 쓰고 내게 접근해왔습니다. 그 과정은 설명하기가 힘들지만, 내가 유혹에 사로잡히고 난 뒤에야 내 가 악령의 계획과 소행에 말려들었음을 증명하는 갖가지 현상들이 나 타났습니다. 그토록 열심이던 여자의 어머니의 언행, 그것을 듣고 많은 신자들, 특히 평소에 나를 존경하고 사랑하던 교우들의 돌변한 태도, 더군다 나 분별력이 있다는 분들의 앞뒤를 가리지 않는 비난 등은 그야말로 상식과 정도를 훌쩍 넘어선 것이었습니다. 더욱이 기가 막히는 일은 동료 사제들마저 외면했고 나를 보호해야 할 주교님들이 나를 저버리 는 정말 참기 어려운 고통을 당해야 했습니다. 급기야 내 입에서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 셨나이까?" 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터져 나왔습니다. 십자가에서 성부 아버지께 고통을 당하며 절규하신 예수님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 세상이 나를 버리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교회가 나를 고통 속에 버려둔다는 것은 진정 숨 막히는 고통이었습니다. 나는 떠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트라피스트 수도원으로 피 신했습니다. 2주일 정도 수도원에서 생활하다가 수도원 문을 나설 때 였습니다. 나도 모르게 "산돌이 되어라. 집짓는 자들이 버린 돌이 새 로운 주님의 집을 짓는 모퉁이 돌이 되어라. 살아 있는 돌이 되어라." 라는 성서말씀을 중얼거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놀랐습니다. 그리고 내게 들려주신 그 말씀에서 나는 힘을 얻었습니다. 그 힘들었 던 시련의 고통이 성숙의 은총이 되었습니다. 이런 시련을 거치면서 나는 많은 것을 배웠고 잃은 것보다 얻은 것 이 훨씬 많았습니다. 진정으로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런 시련들 이 내 삶에서 소중한 보약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또 고통보다 더 위대 한 스승은 없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터득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누구나 남의 충고는 잘 듣지 않지만, 고통 앞에서 는 자신과 현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순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통은 또 다른 은총이란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나는 이 시련을 통해, 성령께서 미리 알려주신 당신의 뜻 을 따르지 않을 때 그 들려주신 말씀을 실천하도록 고통을 이용하신 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 당시 나는 봉사자 회의 마지막 미사 때 "떠나라."(루가 9,5)라는 강력한 복음을 선포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 스스로 충격을 받았던 이 말씀 선포가 있고 한 달이 지났지만, 나는 지체 말고 이곳을 떠나라고 명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사제의 인사이동은 주교님의 협의가 있어야 하 고 국내와 해외의 거리 문제도 걸림돌이었으며, 본당의 교우들에게도 최소한의 시간적 여유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 일을 통해서 주님의 말씀은 지체 없이 실행되어야 함을 체험했습니다. 용기와 분별력이 필요했고, 인간적인 체면이나 개인적인 이해득실, 인간적인 일의 순서보다도 모든 일에 하느님이 우선되어야 함을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습니다. 즉시 말씀을 실천해 야 하는데 ---.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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