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행복
루이스 알렉산드레 솔라누 로씨 / 김항섭 옮김
위기의 창의성
모든 위기는 창의력을 길러주고
상상을 실현시킨다. 모든 감옥은
자유를 향해 나아가게 해주는 힘이다.
신을 모욕하여 분노하게 만든 미노스 왕은 그 대가를 치
러야 했다. 아내가 반인반수의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낳았
으며, 미노타우로스는 인육을 먹어야 했던 것이다. 깊은 근
심에 사로잡힌 미노스 왕은 이 불행을 막을 방법을 찾기 시
작했다.
왕은 아테네 출신의 재주꾼을 찾아냈다. 재주가 뛰어난
다이달로스에게 왕은 아들 이카루스와 함께 미노타우로스
를 위한 집을 짓게 했다.
다이달로스는 꾸불꾸불하고 긴 복도의 미로가 있는, 한
번 들어가면 출구를 찾을 수 없는 그런 집을 짓기로 했다.
미노타우로스를 그 안에 가두면 불행의 그림자는 사라질
것이었다. 그 집의 이름은 출구가 없는 오직 죽음뿐이라는
의미의 라비린토스(미로)였다.
이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은 다이달로스와 이카루스뿐이
었다. 미노스 왕은 그 비밀을 아무도 알지 못하도록 그들
역시 라비린토스에 가두었고 바다로 도망가지 못하도록 해
안을 감시했다.
이제는 그들이 꼼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미노
스 왕은 마음을 놓았다. 날개를 만들어 달아날 계획을 세우
리라고는 전연 예견치 못했던 것이다.
다이달로스는 절망하지 않았다.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위
험 속에서 그의 창의력은 더욱 큰 힘을 발했다. 그는 이카
루스에게 새의 깃털을 눈에 띄는 대로 모아 오라고 명하고,
두 쌍의 날개를 달 수 있는 장치를 고안했다.
마침내 깃털리 충분히 모아졌을 때, 그는 큰 깃털은 날개
장치에 달고 작은 깃털은 밀초로 붙여 죽음의 집을 빠져나
갈 수 있었다.
우리 안에도 다이달로스가 살고 있고, 창의력이 빛을 발
할 때가 있다. 모든 미로에는 출구가 있기 마련이다. 모든
위기는 창으력의 산실이고 상상을 실현시킨다. 모든 감옥
은 자유를 향해 나아가게 해주는 힘이다.
아들아, 감옥에서 나가자! 발걸음을 주춤거리게 하고 정
신을 혼미하게 하는 미궁의 현실 앞에서 아버지는 외친다.
삶의 한복판에서, 어떤 상황에서든지 생명을 죽이려는 자
를 만나면 벗어날 길을 찾아야 한다. 실망하지 않고 앞날을
내다본 다이달로스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는 '날개를 달고 바다를 건너 피난처를 찾을 수 있다'
고 생각했다. 다만 날아가기 전에 염두에 둘 것은 대기 속
을 지날 때 고도에 잘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높이 날면 태양에 밀초가 녹을 것이고 지나치게 낮
게 날면 파도가 날개를 적셔 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이달로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날개를 생각해 낸 창
의성이다. 외적으로 드러난 날개는 단지 그가 바랐던 꿈이
확장된 모습일 뿐이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