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6.26 연중 제12주간 화요일

열왕기 하19,9ㄴ-11.14-21.31-35ㄱ.36 마태7,6.12-14

삶의 3대(大) 지침

하느님께 가까이 갈수록 환상은 사라져 관상의 삶입니다.

반대로 하느님께 멀어져 세상에 빠져 살수록 환상 속의 삶입니다.

무수한 환상을 만들어내는 욕심이요

환상에서 파생되는 착각, 오해, 편견, 선입견, 편견 등입니다.

예수님은 환상이 없이

늘 있는 그대로의 실재를 직시하며 관상의 삶을 사셨습니다.

관상의 눈에 환히 드러나는 삶의 3대 지침입니다.

오늘 복음을 중심으로 ‘삶의 3대 지침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1. 거룩한 것을 개들에게 주지 말고,

  너희의 진주를 돼지들 앞에 던지지 마라.

누구를 무시하거나 멸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맞게 분별의 지혜를 발휘하라는 말씀입니다.

이런 분별의 지혜는 관상기도의 열매입니다.

끊임없이 기도할 때

관상의 눈이 열려 있는 그대로의 실재를 직시하게 되고

그에 맞갖은 처방의 분별의 지혜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2.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바로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두가 공감하는 황금률입니다.

상대방의 처지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나,

‘네가 당하기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하지마라’는 율사 힐렐의 말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대로만 한다면 인간관계의 웬만한 문제는 다 해결될 것입니다.

자기중심성에 눈멀어 환상 속에 살다보면

남에 대한 배려나 처지는 까맣게 잊고 제 멋대로 처신하기에 문제입니다.

항구한 기도로 관상의 눈이 열려 깨어 있을 때

저절로 실천하게 되는 황금률입니다.

이런 기본에 충실한 이들이 진정한 관상가요 영성가입니다.

3.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환상에 빠진 이들은 멸망에 이르는 넓은 문,

널찍한 길을 택하나 관상의 눈이 열린 이들은 좁은 문을 택합니다.

멀리 있는 구원의 문, 구원의 길이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 눈앞에 놓여 진 구원의 좁은 문, 구원의 좁고 비좁은 길입니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

넓은 문을, 편한 길을 택하기에 좌절이요 절망입니다.

밖에서야 좁은 문, 험한 길이지

관상의 눈이 열리면 내적으로 점차 넓은 문, 평화의 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여 환상에 빠지지 않고

구원의 좁은 문, 험한 길을 잘 갈 수 있기 위해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유다 임금 히즈키야는 아시리아 임금 산헤립의 공격에

항복하여 멸망하게 되는 넓은 문을 택하지 않고

하느님의 도움을 청하는 간절한 기도로

좁은 문, 좁은 길을 택함으로 구원 받았습니다.

어제 일본에서 피정 온 어느 교포의 말도 생각납니다.

“수도원 앞의 아파트 때문에 참 삭막한 느낌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이런 대단지 아파트를 좋아하지 않기에

  일본에는 이런 아파트가 많지 않습니다.

  좀 불편해야 좋은데 편리한 것을 좋아하는 게 문제 같습니다.”

좀 불편하고 힘들고 느려야 실재에 접할 수 있어

쉽사리 환상에 빠지지 않고, 관상생활에도 좋습니다.

환상을 조장하여 삶의 실재를 못 보게 하는,

관상에는 매우 불리한 편리하고 쉽고 빠른 삶입니다.

어느 수녀님의 통화 내용도 잊지 못합니다.

“요즘 힘들어서 수도원에 고백성사 보러 못 갔습니다.

  얼굴에 검은 반점이 많이 생겨 레이저를 쏘았는데,

  피부과 의사말로는 몸에 면역력이 떨어진 때문이라 합니다.”

즉시 연상된 게 영혼의 면역력이었습니다.

영혼의 면역력이 좋아야 육신의 면역력도 향상되며 관상생활도 가능합니다.


육신의 면역력 이상으로 중요한 영혼의 면역력, 마음의 면역력이요,

기도를 통한 하느님의 은총이, 힘이 내적면역력을 증진시켜

영육의 건강을 지켜줍니다.

이래야 삶의 3대 지침에 충실할 수 있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내면의 환상을 말끔히 거둬주시고

삶의 3대 지침을 충실히 살 수 있게 하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