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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죄 짓고 싶어 짓는 사람도 있을까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31 조회수512 추천수1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화나면 화내고 힘들 땐쉬어

홍성남 신부 지음
02. 삶은 워래 울퉁불퉁 해,
힘들 땐 쉬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순탄하고 편하게 살고 싶어 하지만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누구든 예외 없이 넘어지고, 길을 잘못 들어 헤매고, 돌아가기도 하죠. 그래서 달구지 타고 가듯 천천히 주변도 둘러보고, 바퀴도 점검하고, 소도 다독이면서 가야 합니다.

 

죄 짓고 싶어 짓는 사람도 있을까

요만큼도 죄를 짓고 싶지 않아서 세상을 떠나 사막에서 살던 청 년이 있었습니다. 사막에서 홀로 기도만 하며 살다보니 청년은 자 부심이 생겼습니다. '나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았다'라는. 청년은 복닥거리며 죄 짓고 사는 세상 사람들이 안쓰 러워 무시하고픈 마음도 들었습니다. 이런 세상 길게 살면 뭐하나 하고 단식도 밥 먹듯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영양실조로 사막에 들 어온 지 1년도 못 되어 죽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반가이 맞아주실 줄 알았던 하느님은 어쩐지 시큰둥한 태도로 청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고생 많았다. 넌 평소에 늘 깔끔하게 살았으니 성전 청소 담당 을 맡아라." 청년은 툴툴거리며 매일 성전을 청소하며 지냈습니다. 며칠 후, 그날도 청소를 하고 있는데 멀리서 누가 건들거리며 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옛날 자신이 다니던 성당의 주임신부였 습니다. 기도는 하지 않고 놀러 다니기만 좋아하고, 두어 명만 모 이면 "기도합시다"가 아니라 "화투 칩시다"라는 말부터 하는 날라 리 신부였지요. '엉?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 인간은 절대로 천당에 못 올 줄 알 았는데.'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신부를 보자마자 맨발로 달려 나와 반가이 맞아주시는 게 아닙니까. 그 모습을 본 청년은 드디어 울화통이 터 져 하느님께 강력하게 항의했습니다. "저처럼 속세를 멀리하고 깨끗하게 살아온 사람은 푸대접하시면 서 죄 속에 파묻혀 살던 사람은 왜 그렇게 환영하십니까?" "화내지 마라. 본당신부가 천당에 들어온 게 교회가 생긴 이래 처음이라 너무 반가워서 그랬다." "아! 그러셨군요." 화가 풀린 청년이 룰루랄라 하며 저만치 사라지자 하느님은 신 부에게 속내를 드러내셨습니다. "아까 내 얘기 듣고 섭섭했냐? 사실은 쟤 때문에 너무 힘들다. 자기는 깨끗하고 고고하게 살아왔다고 하도 자랑을 하고 다녀서 천당 주민들이 쟤만 보면 밉다고 매일 나한테 와서 고해성사를 보 니 몸살이 날 지경이다. 그런데 너 뭐 가져온 것 좀 없냐?" 하느님 말씀에 신부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내놓는 데 성경책이나 묵주는 없고 화투와 마른오징어, 소주가 전부였습 니다. "신자들이 손에 묵주는 안 쥐어주고 하늘나라 가서도 좋아하는 거 하고 살라고 관 속에 넣어주더군요." "그래? 아까 그 녀석이 보면 난리를 칠 테니 얼른 다시 집어넣 어라. 이따 저녁에 만나 우리끼리 몰래 한잔하자." 지나친 죄의식 없이, 신앙생활을 건강하게 하면 즐겁고 행복합 니다. 또 건강한 신앙생활은 우리의 삶도 변화시킵니다. 어느 '냉담 신자'가 보내온 편지 한 통이 기억납니다. 불교 신자 인 장모님 때문에 본의 아닌 냉담 생활을 몇 년간 해온 신자였지 요. 편지 내용은 이랬습니다. 장모님 장례를 치르러 다녀오는 사이에 집에 도둑이 들었습니 다. 헤아려보니 모두 3,000만 원 상당의 물품이 사라졌습니다. 장 모님을 여읜 슬픔에 집에 도둑까지 들어 이래저래 심란한데 며칠 후 택배 상자가 도착했습니다. 상자를 열어보니 잃어버린 물건들 이 그대로 들어 있고, 편지도 한 통 동봉되어 있었습니다. 편지 내용은 놀라웠습니다. '내가 어찌하다 귀댁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게 되었는데 미안하 오. 안방 서랍을 보니 성서와 묵주, 기도서 등이 있던데 댁도 천 주교 신자인 것 같수다. 창피하지만 나도 신자올시다. 그래서 몹 시 갈등하다가 물건을 돌려주리라 결심했소. 형제님이 상계 성당 신자인 것 같아 신부님을 찾아뵙고 고백한 다음 신부님을 통해 돌 려드리려 했는데, 신부님 강론 말씀에 깨우친 바가 있어 택배로 부칩니다. 행여 경찰에 신고하셨으면 알아서 처리하시고 내가 저 지른 죗값은 받겠습니다. 형제님도 그 신부님께 감사하시오. 위로는 하느님이 계시지만 그 신부님 때문에 물건을 돌려드릴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저 역 시 그 신부님의 말씀을 명심하여 앞으로 다시는 범죄 짓지 않고 살겠습니다. 용서하시오.' 모두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이제 냉담을 끝내고 식구들 전부 데 리고 다시 성당에 나가겠습니다. 본당 사목을 하면서 받아본 가장 기분 좋은 편지였습니다. 물건 을 돌려준 이는 아마도 강론 중 '죄를 짓고 싶어 짓는 사람은 없다' 는 이야기를 할 때 듣고 있었던 신자였나 봅니다. 더 이상 죄를 짓 지 않으려는 의지를 갖게 되었으니, 건강한 신앙생활의 좋은 본보 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건강한 종교생활은 죄의식에 시달리지 않고, 주눅 들지 않고 즐겁게 신을 만나는 것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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