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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5/8부활 제6주간 수요일 복음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08 조회수480 추천수6 반대(0) 신고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2013년5월8일 부활 제6주간 수요일 복음묵상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요한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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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회상

언제부턴가 낯선 얼굴이 되어버린
오월 하늘을 쳐다봅니다.

깡충 바지 철부지 때
울 엄마 손 붙들고
성모 엄마 찾아가던
그 설렘이 기억납니다.

묵주 한 알 소망 심고
묵주 두 알 눈물 담아
기도하는 울 엄마가
무척이도 아름답던
그 어린 미소가 기억납니다.

울 엄마 주머니 속
십 원짜리 동전 몰래
딱지 사고 구슬 사고
동무들에게 인심도 주고
코 묻은 손 모아
성모 엄마한테 기도하다
미안한 마음 울어버린
그 순수함이 기억납니다.

울 엄마가
조그만 다락방 조그만 불빛아래
성모 엄마 얘기할 때
절로 붉어졌던
그 어린 볼이 기억납니다.
"엄마! 성모 엄마가 높아요?
하느님 아빠가 높아요?"
개구쟁이 동심 어린 물음에
말없이 웃어주던
울 엄마의 그 얼굴이 기억납니다.

마루 위 꽃병 속 이름 모를 꽃
들킬세라 짧은 키 조심 조심
한 송이 뽑아
성당 마당 성당 엄마
부끄럽게 내밀던
그 두근거림이 기억납니다.

언제부턴가 낯선 얼굴이 되어버린
오월 하늘을 쳐다봅니다.

세월이 늙었고
울 엄마도
꼬마 친구도
이미
늙어버린 세월입니다.

광주 무등산 통곡 소리도 들었고
기름 불꽃 사라져간 마음들도 만났고
소꿉동무 정님이가
허리 띠에 목을 맨 것도
알아버린
그런 나이가 되어버렸습니다.

키도 컸고
마음도 컸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올려보는 하늘이 서럽습니다.  

세상의 아픔을 생각하는 지금보다는
성모 엄마 보고 싶어
꽃 한 송이 몰래 꺾던
때묻은 작은 손이
한 가슴 가득 그립습니다.  

언제부턴가 낯선 얼굴이 되어버린
오월 하늘을 쳐다봅니다.

1991년 5월 김 대열 사베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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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중순부터 계속해서, 미사 복음이 요한복음에서 선택되어 읽혀지고 있습니다. 이는 교회달력이 부활을 전후하여 항상 요한 복음을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 네 개의 복음서는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지요. 그 중, 서술방법이나 주제가 가장 다른 것이 요한복음서입니다. 그래서 4복음 중 요한복음만을 제외한 마태오, 마르꼬, 루카복음들만을 보는 관점이 같다 해서 공관복음(共觀福音)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요한복음서의 많은 특징들 중 하나는 말이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같은 주제의 내용이 많다는 이야기지요.
이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은 그날의 복음 중 한 구절을 선택해 묵상하는 형식을 취해왔는데, 오늘의 복음 역시 어제와 그 이전의 내용과 별 다른 내용이 없네요.
그래서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20년이 넘은 글 하나 소개하고 오늘 하루는 도망가고자 합니다.

참, 오늘은 어버이날이지요. 모든 부모님들께 진심으로 축하 인사 드립니다.
저 역시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께 전화라도 한 통 드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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