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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믿음 예찬 - 2013.10.6 연중 제27주일(군인주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06 조회수475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3.10.6 연중 제27주일(군인주일), 하바 쿡1,2-3;2,2-4 2티모1,6-8.13-14 루카17,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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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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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보다 큰 보물은 없습니다.

믿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위대합니다.

‘그들은 모두 믿음으로 살다가 죽었습니다.’(히브11,13)

평범한 한 구절도 큰 위로를 줍니다.

믿음 있으면 사랑의 충만 이지만 믿음 없으면 허무의 심연입니다.

정말 주님께 청해야 할 것은 좋은 믿음의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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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겨자씨 할 알 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 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루카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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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게 믿음의 힘, 하느님의 힘입니다.

몇 가지 예화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10월 첫 날 새벽에 써놓고 하늘을 바라볼 때 마다 애송하는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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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배고프고/목마르고/답답할 때

 

바라보는 하늘

아무리/먹고/마시고/숨 쉬어도

늘 그대로인 하늘

오, 하느님!

당신은 나의 모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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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가리키는바 하느님입니다.

아무것도 부족할 것 없는

부유와 행복의 원천인

이런 하늘이신 하느님을 사랑하고 믿는 이들이 진정 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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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깨달음도 잊지 못합니다.

어느 자매님이

고백성사 차 방문하면서 품위 있는 큰 종이봉투에 선물을 담아왔습니다.

자매님이 떠난 후

기대감을 가지고 들었을 때 너무 가벼워 실망스런 느낌이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들어 이처럼 가벼울 수 있는가?’ 생각하던 중

‘김’임을 직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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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사람도 풍채와 외모는 그럴듯해도

하느님이 들어보시면 믿음도 이처럼 가벼울 수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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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깨달음이 전광석화처럼 스쳤습니다.

사람의 무게는, 인격의 무게는 바로 믿음의 무게임을 깨닫습니다.

과연 내 믿음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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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이 가벼우면 주변이 시끄럽다’ 두고두고 생각나는 잠언입니다.

공동체의 중심인 장상의 믿음이, 내 삶의 중심인 믿음이 가벼우면

주변이 늘 불안하고 불화합니다.

오늘은 ‘믿음 예찬’을 강론 주제로 세 측면에 걸쳐 믿음에 대해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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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믿음은 항구한 기다림의 인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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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믿음의 열매가 지혜입니다.

아니 이미 기다림의 인내가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1독서 하바쿡에서 착안한 믿음의 본질입니다.

믿음은 기다림입니다.

하느님의 때가 될 때까지 무한히 기다리는 것입니다.

기다리다 죽더라도 끝까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끝까지 견디는 자가 구원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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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네딕도 역시 그의 규칙에서

형제들의 약점을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라 말씀하십니다.

경거망동, 부화뇌동은 결코 믿음의 자세가 아닙니다.

우직할 정도고 끝까지 참아 견디는 이가 결국은 이깁니다.

자기 성깔을 못 이겨 분노하면 무조건 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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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당신께서 듣지 않으시는데, 제가 언제까지 살려 달라고 부르짖어야 합니까?

당신께서 구해 주지 않으시는데, 제가 언제까지 ‘폭력이다!’하고 소리쳐야 합니까?

어찌하여 제가 불의를 보게 하십니까?

어찌하여 제가 재난을 바라보아야 합니까?

제 앞에는 억압과 폭력뿐, 이느니 시비요 생기느니 싸움뿐입니다.”(하바쿡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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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하느님 향한 탄원의 기도입니다.

곤경 중에서 하느님의 부재를 체험한 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이런 탄원은 사람이 아닌 하느님께 하며 내 안의 스트레스를 풀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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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답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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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환시는 정해진 때를 기다린다.

끝을 향해 치닫는 이 환시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늦어지는 것 같더라도 너는 기다려라.

그것은 오고야 만다.

지체하지 않는다.

그러나 뻔뻔스러운 자를, 그의 정신은 바르지 않다.

그러나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하바쿡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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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위한 하느님의 때는 반드시 올 것이니

때가 될 때까지 끝까지 기다리는 믿음을 지닐 것을 촉구하는 주님이십니다.

끝까지 하느님의 때를 기다리며 믿음으로, 성실함으로 사는 이가 의인입니다.

사실 믿음의 눈만 열리면 모두가 유일무이한 하느님의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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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믿음은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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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믿음의 열매가 평화입니다.

바로 오늘 2독서,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2서 말씀에서 착안한

믿음의 본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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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힘든 것은 삶의 의미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위한,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는 것,

바로 이게 우리 믿는 이들의 고난의 의미입니다.

누구나 지고 가는 제 십자가 역시 주님을 따름이 바로 그 십자가의 의미입니다.

하여 우리의 전 삶이

주님을 위한, 복음을 위한 고난에 참여하는 삶이요

이런 삶을 피해서는 구원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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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주님을,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추호도 주님을 증언하는 것을, 주님을 따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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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

바로 하느님께서 주신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이,

우리 안에 머무르시는 성령이 믿음을 북돋아

고난 중에도 품위 있고 당당하게 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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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복음의 위한, 주님을 위한 고난에 믿음으로 동참하는 삶일 때,

바로 그 믿음의 열매가 평화입니다.

값싼 평화가 아니라 고난 중에 익은 값비싼 참 평화의 열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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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믿음은 주님의 종으로 제 직분을 충실히 행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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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믿음의 열매가 초연한 자유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서 착안한 믿음의 본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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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종이 아니라 주님의 종입니다.

온전히 주님을 섬기는 주님의 종입니다.

바로 종의 섬김 안에는 순종과 겸손 모두가 내포되어 있지만

이보다 훨씬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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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의 비유가 참으로 적절합니다.

주인이신 주님과 종인 우리의 관계가 선명하게 들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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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가운데 누가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있으면,

들에서 돌아오는 그 종에게 ‘어서 와 식탁에 앉아라.’하겠느냐?

오히려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 허리에 띠를 매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 다음에 먹고 마셔라.’하지 않겠느냐?

종이 분부를 받을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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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런 종처럼 주님의 종이 되어 사는 신자들은 몇이나 되겠는지요.

온전히 주님이 전부인 자기가 없는 주님의 종입니다.

이게 진정 믿음의 진수입니다.

주님의 반응에, 이웃의 반응에 개의치 않고

주님의 종으로서 그 직분을 충실히 행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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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하고 말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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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인 복음이라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정말 자기가 없는, 꾸밈이 없는 순수한 믿음의 참사람입니다.

위대하고 거룩한 바보 같은 믿음입니다.

추호도 자기자랑이나 자기과시가 없고,

불평이나 불만도 없으며, 비굴하거나 자기비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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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주님의 종으로 섬기며 산다면 문제는 다 해소될 것입니다.

세상 누구도 이런 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못합니다.

새삼 모든 문제는 내 문제임을 깨닫습니다.

주인이신 주님께 대한 무한한 사랑과 신뢰가 있기에 이런 종의 믿음입니다.

이런 종 같은 믿음으로 살 때

삶의 짐은 절로 가벼워질 것이며

누구의 칭찬이나 비난에도 초연한 자유를 누리며 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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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 청해야 할 은총은 믿음 하나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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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님은 우리에게 믿음의 본질에 대해 분명히 가르쳐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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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하느님의 때를 끝까지, 항구히 기다리는 믿음입니다.

둘째,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는 믿음입니다.

셋째, 주님의 종으로서 제 직분에 충실한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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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가 받은 하느님의 은사를 불태우시어

우리 모두 믿음 충실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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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바라는 이에게, 당신을 찾는 영혼에게 주님은 좋으신 분.”(애가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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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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