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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하늘나라의 잔치에 참여할 우리는/신앙의 해[349]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05 조회수529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림 : 전주 교구 고산 성당

어떤 이가 잔치를 베풀고 많은 이를 초대한다. 그런데 초대받은 이들은 하나같이 핑계를 대며 참석하기를 거절한다. 게다가 양해를 구하는 핑계가 어찌 어색하다. “내가 밭을 샀는데 나가서 그것을 보아야 하오.” 둘러보지도 않고서 밭을 산 이가 있을까? “내가 겨릿소 다섯 쌍을 샀는데 그것들을 부려 보려고 가는 길이오.” 소를 열 마리나 사면서 꼼꼼히 살피지 않는 이가 어디 있을까? “나는 방금 장가를 들었소. 그러니 갈 수가 없다오.” 모두가 다 핑계이다. 초대한 이를 모두 우습게 여긴다.

유다인들은 선택받은 백성이라고 자처한다. 그러나 정작 주님의 초대에는 그 어떤 핑계를 만들어서 응하지 않는다. 그게 우리와 무관한 게 아니다. 우리 역시 그럴싸한 핑계를 만들며 살고 있기에. 교회 일을 부탁받으면 피하려만 든다. 봉사할 일을 권유받으면 바쁘다는 핑계뿐이다. 정말 할 수 없는 게 아닌 그저 피하고 싶은 게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하늘나라의 잔치에 참여할 이다. 그런 자격을 이미 얻었다. 그러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할 게다. 그게 구원으로 가는 길이다. 혼인 잔치의 집주인은 큰 망신을 당한다. 왜냐하면 집주인은 초대한 세 사람 모두에게 거절당했기에. 배척당한 주인은 화가 나서 종에게 명령하여 길거리로 나가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들을 데려오란다. 그들은 온갖 불행으로 고통 받는 이들 이었다.

하늘나라의 문은 열려 있다.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구약은 유다인만이 초대받았다지만 주님께서는 모든 이에게 개방되어 있음을 알리신다. 그게 예수님의 지상 순례의 목적이셨다. 처음에 초대받은 이들은 모두 하찮은 이유로 거절했다. 그들은 현실의 삶을 핑계 대면서 불참을 한 거다. 잔치를 베푼 주인의 호의를 무시한 처사이다.

이렇듯 구원의 장애는 핑계일 게다. 바리사이, 율법 학자들도 여차하면 반대할 구실을 찾았단다. 예수님의 능력과 기적을 보면서도 엉뚱하게 해석만하며 대들었다. 한쪽만 보는 편견의 결과였다. 스스로 구원의 잔치를 거절하는 행동이었다. 우리 역시 핑계를 만들며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성당 일을 부탁받으면 그 어떤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피하려고만 들고, 봉사를 부탁하면 꼭 난처한 표정이 되는 건 정말 아닌지?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언젠가 하늘나라의 잔치에 참여할 이들이다. 세례성사로 이미 그러한 자격을 받았다. 그것은 순전히 ‘큰길과 울타리 쪽으로 나가, 어떻게 해서라도 들어오게 하여, 내 집이 가득 차게 하여라.’라는 주님의 그 사랑 때문일 게다. 그러므로 ‘자격에 어울리는’ 이답게 살아야 한다. 그러려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만 하리라. 불공평도 받아들이고, 억울함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게 산다면 ‘구원의 힘’은 반드시 우리 삶을 격상시켜 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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