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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희망과 위로의 표지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14 조회수529 추천수8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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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새벽 독서기도 시 계속 반복된 시편136장의 후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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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주님의 자비를 노래했던 위대한 사랑의 신비가, 시인이었던 십자가의 요한입니다.

49년 짧은 생애를 사랑의 불꽃처럼 살았던 성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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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시편 후렴은 영어 번역이 더 음미할 만합니다.

“His mercy endures forever(그분의 자비는 영원히 견디어(참아)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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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사랑은 끝까지 견뎌내고 참아내는 인내의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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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들은 희망과 위로의 표지입니다.

성인들의 삶이 우리에겐 위로와 힘, 희망이 됩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깨달음이 깊어져, 주님과의 관계가 깊어져 겸손으로 잘 익어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잘 익어 겸손해질수록 자비로워지고 자유로워지고 자연스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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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삶이 아니라면 살아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지요.

바로 성인들의 삶이 그러했고 오늘 1독서의 엘리야가, 복음의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이,

또 오늘 기념하는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가 그러했습니다.

누구보다 내외적으로 고통을 많이 겪었던 성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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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탄대로, 온실 속의 성인들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 많은 내외적 고통을 주님과의 관계를 깊이 하는 겸손의 계기로 삼았던 성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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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우리 안에 있고 답은 하느님 안에 있습니다.

성인들이 내외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주님과의 깊은 관계였음을 깨닫습니다.

주님과 깊은 관계에서 나오는 믿음의 힘으로 온갖 고통의 난관을 통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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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의 깊은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엘리야의 행업이요 그의 승천입니다.

사실 승천보다 더 큰 위로와 희망의 표지도 없습니다.

집회서에서 엘리야에 대한 찬탄의 고백은 그대로 우리의 심중을 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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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아여, 당신은 놀라운 일들로 얼마나 큰 영광을 받았습니까?

누가 당신처럼 자랑스러울 수 있겠습니까?

당신은 불 소용돌이 속에서 불 마차에 태워 들어 올려 졌습니다.

…당신을 본 사람들과 사랑 안에서 잠든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우리도 반드시 살아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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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믿음의 사람, 엘리야는 하느님의 자랑이자 우리의 자랑입니다.

얼마나 하느님과 깊은 관계의 삶을 살았는지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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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반드시 살아날 것입니다.’

엘리야의 승천은 우리의 부활 믿음으로 직결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참 좋은 선물이 엘리야의 승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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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생각나는 승천의 인물, 에녹에 대한 삶과 죽음에 대한 짤막한 묘사입니다.

토마스 머튼이 좌우명으로 삼았던 서품상본의 성구이기도 합니다.

“에녹은 하느님과 함께 살다가 사라졌다.

하느님께서 그를 데려가신 것이다(Enoch walked with God, and he was no longer here, for God took him).”(창세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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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은혜로운 구절인지요.

에녹의 삶과 죽음을 두 문장으로 요약합니다.

하느님과 깊은 관계의 삶이 있어, 승천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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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사라지고 남는 것은 단 하나 주님과의 관계뿐입니다.

삶의 허무와 충만도 순전히 주님과의 관계에 달려있습니다.

주님과 함께 충만한 삶을 살다가 승천한 에녹과 엘리야입니다.

여기에 한 분을 더 추가한다면 모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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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자 요한에게서 엘리야의 재림을 직감한 예수님입니다.

승천과 재림, 모두 하느님 안에 영원히 살아있다는 상징적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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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엘리야가 와서 모든 것을 바로 잡을 것이다.

…엘리야는 이미 왔다.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그처럼 사람의 아들도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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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믿음의 눈이 가려져 재림한 엘리야, 세례자 요한을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룬 당대의 사람들을 꾸짖습니다.

우리 역시 믿음의 눈이 가려져 이웃형제들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는 경우 역시 얼마나 많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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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자 요한의 고난을 통해

자신의 고난을 예감한 예수님의 내적고뇌와 고통 역시 참으로 컸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 아버지와의 깊은 사랑의 관계로 고난을 극복했던 예수님 역시

우리의 영원한 희망과 위로의 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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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과 깊은 관계를 맺게 하시어

우리 모두 영원한 생명의 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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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저희를 다시 일으켜 주소서.

당신 얼굴을 비추소서.

저희가 구원되리이다.”(시편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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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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