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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목자의 길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11 조회수669 추천수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성소 주일인 오늘은 많은 사람이

          '성소의 못자리'라 일컫는

          전국의 신학교들을 방문합니다.

          그곳에서 평소에는 개방하지 않는

          신학생들의 생활상을 보면서

          인간적인 부족함과 고뇌 속에서도

          목자의 길로 나아가는 젊디젊은 그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애틋하게 여기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


          서울 신학교를 방문하는 이들이라면

          언덕바지에 성곽 쪽으로 나 있는

          호젓한 오솔길의 아름다움에 깊은 인상을 받을 것입니다.

          신학교에서는 이 길을 '목자의 길'이라 부릅니다.

           

          서울 신학교 출신의 사제들이라면

          누구나 그리 길지 않은 이 산책로를 걸으며

          깊은 생각에 잠기거나

          묵주 기도를 바친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성소의 고비를 이곳을 거닐며

          힘겹게 넘기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 길의 들머리에는

          신학교에서 사제 생활의 대부분을 보내며

          학생들을 돌본 신부님 한 분이 세운 시비가 있습니다.

          이 시비의 시는 시인이자 영성가로서

          역시 신학생들을 가르치고 돌본

          최민순 신부님(1912-1975년)의 '두메꽃'입니다.


          외딸고 높은 산 골짜구니에

          살고 싶어라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벌 나비 그림자 비치지 않는

          첩첩산중에

          값없는 꽃으로 살고 싶어라

          해님만 내 님만 보신다면야

          평생 이대로

          숨어서 숨어서 피고 싶어라.


          신학생 때 이 시를 보면서

          마음이 뭉클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목자의 길'을 걷는 사제들은

          무엇보다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기쁨과 보람을 얻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에 대한 삯꾼이 아니라

          참된 목자로 살아가려는 사제라면,

          이 시가 노래하듯 자신을

          사람들 속으로 파견하신

          주님에 대한 그리움이 가슴속에서

          꺼지지 않는 불처럼 타올라야 할 것입니다.

           

          내일의 목자인 신학생들이 소박한 일상 속에서

          '숨어서 피어나는 꽃'의

          기쁨과 고귀함을 깨닫기를 기도합니다.

           

                -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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