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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 심한구 베드로신부님-
작성자박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10-19 조회수540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찬미예수! 오늘은 전교주일입니다. 우리는 오늘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해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고려대 주현우 학생이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를 학교 담벼락에 붙여 큰 반향을 일으켰지요.

   “88만원 세대라는 우리는 IMF 이후 영문도 모른 채 맞벌이로 빈집을 지키고 있고, 매번 수능을 전후하여 자살하는 적잖은 학생들에 대해 침묵하길, 무관심하길 강요받았습니다. 저는 묻고 싶습니다. 안녕하시냐고요. 별 탈 없이 살고 계시냐고요. 남의 일이라 외변해도 문제없으신가, 혹시 정치적 무관심이란 자기합리화 뒤로 물러나 계신 건 아닌지 여쭐 뿐입니다. 만일 안녕하지 못하다면 소리쳐 외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것이 무슨 내용인지 말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묻고 싶습니다.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

   어제 판교에서 공연을 보러 환풍구에 올라갔던 사람 수 십 명이 환풍구가 무너지는 바람에 목숨을 잃은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4월 수학여행을 가던 학생 수 백 명이 목숨을 잃어 온 나라가 힘들어 했는데 이와 같은 안전 재난 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말 안녕들 하시냐?”고 안부를 묻기도 곤란해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문제를 풀어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인간적인 입장에서 보면 막막하지만 더 높은 세계로 올라가보면 그 답이 보입니다. 안녕을 넘어 삶의 기쁨을 누리는 단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삶의 기쁨을 넘어 참 행복의 삶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언제 기쁨을 느낍니까? 어떤 것과 하나 될 때 기쁨이 오지요. 어떤 것과 혼연일체가 되었을 때 기쁨이 옵니다. 칼 쓰는 사람은 칼과 자신이 혼연일체 되었을 때 기쁨이 오고, 돈을 쓰는 사람은 돈과 자신이 하나가 될 때 기쁨이 옵니다. 일하는 사람은 일과 자신이 하나가 되었을 때,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하나가 되었을 때 기쁨이 옵니다. 그러나 이 기쁨 뒤에는 금방 허무가 찾아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허무함을 없애기 위해 다시 돈에 매달리고 사람에 매달리고 일에 매달립니다.

   희랍의 유명한 철학자 에피테투스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행복을 수학공식으로 풀이했습니다. 행복은 욕구 분의 성취이다. 수학적으로 볼 때 욕구는 분모이고 성취는 분자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자신의 욕구를 성취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가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자신에게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욕구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에피테투스는 욕구가 일어나는 대로 그 욕구를 성취하는 사람이야말로 만족한 사람이고 행복한 사람이라고 본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행복하기 위해서 마음에 든 바람을 빼고 자기 분수에 맞추어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루는 따스한 햇볕을 쬐고 있던 그에게 임금이 찾아왔다고 합니다. 임금은 그가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었기에 한번 만나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임금이 그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에피테투스요?” “, 그렇습니다.” “나는 이 나라의 임금이요. 당신의 지혜를 흠모해서 이렇게 왔소이다. 나에게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해보시오. 내 다 들어 줄 것이오.” 임금이 이렇게 말하자 에피테쿠스는 임금을 찬찬히 보더니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 임금님! 임금님 때문에 따스한 햇볕이 저에게 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자리만 비켜 주시면 됩니다.”

   따스한 햇볕이 나왔을 때 그 햇볕을 즐기는 그의 작은 만족감에 임금은 큰 감명을 받았겠지요. “작은 것에 만족할 수 있는 자가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다.”라는 명언이 그에게 해당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에피테투스의 행복보다도 더 큰 기쁨을, 더 큰 행복을 아는 사람입니다. 그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를 방문하셨던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소중한 문헌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 책 제목이 복음의 기쁨입니다. 교황님은 세상 사람에게 복음과 하나 되는 것이 참 기쁨임을 알려주었습니다.

   앞서 저는 사람이 어떤 것과 하나 될 때 기쁨이 온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떤 것이라고 할 때 그것들은 모두 유한한 것입니다. 돈도, 명예도, 일도, 가족도, 사랑하는 사람도 다 유한한 존재들입니다. 유한하다는 것은 있다가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요즘 세상에 돈이면 무엇이든지 다 될 수 있어서 온힘을 다해 돈을 벌었는데 그만 사랑하는 아내가 하늘나라로 떠나버렸습니다. 그렇다면 그 많은 돈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가족 없는 커다란 집에 혼자 덩그러니 남아 혼자 몇 백만 원씩 하는 와인을 먹는다고 그 사람이 행복할까요? 돈이 없더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앉아 오순도순 오징어 다리를 안주삼아 소주 한 병을 마시는 사람이 더 행복한 것이지요. 그것보다 더 행복한 것은 변하지 않는 것 영원한 존재와 하나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스승 예수님은 십자가 길을 걷기 전 아버지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자신을 위해 기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의 제자들과 그 제자들의 말을 믿고 당신을 따르는 우리를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아버지, 당신과 내가 하나이듯이 이들도 하나가 되게 해줍시오. 당신과 하나 됨의 이 기쁨을 저들도 느끼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기도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 당신의 제자들과 그 제자들의 제자들 즉 우리를 위한 기도였습니다. 예수님은 당신께서 누리시는 참 행복을 당신께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간절하게 바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이 당신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고 당신과 하나 될 수 있는 성체성사를 세우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당신과 하나 되어 하느님의 말씀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우셨습니다.

   복음화란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자연스럽게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들로서 하느님의 말씀을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과 하나 된 사람입니다. 변하지 않는 하느님의 말씀과 하나 되었으니 그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이겠습니까?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의 크신 사랑의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는 사람이 복음화된 사람이요.

   그래서 모든 민족들의 복음화란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들임을 알아 먼저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 크신 사랑으로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런 일을 하도록 불림을 받은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바오로 사도는 말씀하십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복음은 우리가 하느님의 아들이기에 아버지께 돌아가야 하고 아버지의 집에서 아버지와 함께 서로 사랑하며 살자는 기쁜 소식입니다. 따라서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아버지는 영원하신 하느님이시고 우리는 같은 형제임을 깨우쳐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하느님께로 돌아오고 하느님의 말씀과 하나 되는 삶을 살아가게 될 때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오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죽어간 어린 학생들이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이기에 우리가 잘못된 관행을 고치려 움직여야 하고, 판교 환풍구에서 떨어진 사람들이 내 형제이기에 그 잘못을 고치라고 요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복음화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을 하느님의 말씀 속에서 살아가려는 것이 복음화입니다. 작은 일을 할 때부터 생각해 보십시오. 이 일이 나와 나의 이웃을 위해 필요한 일인가! 나와 내 이웃을 사랑해서 하는 일인가! 모든 것을 예수님의 마음으로 생각해 보면 그 일은 달라집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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