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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택 - 성베네딕도회 수도원 인영균끌레멘스신부님 연중 제21주일(2015년 08월 23일)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5-08-23 조회수664 추천수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제1독서

<우리도 주님을 섬기겠습니다. 그분만이 우리의 하느님이십니다.>
▥ 여호수아기의 말씀입니다. 24,1-2ㄱ.15-17.18ㄴㄷ


제2독서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 이는 큰 신비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5,21-32


복음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60-69



연중 제21주일(2015년 08월 23일)
선택

연중 제17주일부터 이번 연중 제21주일까지 모두 다섯 주일 동안 요한복음 6장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연중 시기 나해에는 원래 마르코복음을 듣습니다. 마르코복음서 분량이 적기 때문에 요한복음 6장을 끼워넣은 것입니다. 요한복음 6장 전체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 곧 성체성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따르던 사람들은 두 패로 갈라집니다. 당신의 살과 피를 먹고 마셔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예수님의 말씀에 사람들은 마음이 갈라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살 길을 찾아 주님 곁을 떠납니다. 성체성사는 사실 예수님에게는 고통이고 우리에게는 걸림돌입니다.

우리는 미사에서 성체와 성혈을 영합니다. 그러나 단지 먹고 마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어떤 마음으로 주님을 모시느냐가 참으로 중요합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이 빵과 이 포도주가 참으로 주님의 살과 피임을 우리 온존재로 믿어야 합니다. 또한, 주님은 우리에 대한 사랑 때문에 골고타 십자가에서 실제로 당신 살과 피를 우리에게 내어주셨음을 우리 온몸으로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주님의 피와 살을 먹고 마시는 것은 주님의 십자가 희생제사에 바로 이 순간, 바로 이 자리에서 우리가 실제로 참여하는 것입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그대들도 떠나가고 싶습니까?” 이 질문은 십자가에서 “목마르다”고 외치신 주님의 그 애절한 목마름, 갈증을 상징합니다. 예수님은 당신께 대한 우리의 사랑을 참으로 목말라하십니다.

우리는 베드로와 함께 이렇게 대답합니다. “주님, 우리가 누구에게로 떠나가겠습니까? 주님은 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가지고 계십니다. 우리는 주님이 하느님의 거룩한 분이심을 믿고 있고 또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대답은 오로지 십자가 아래에서만 유효합니다. 편할 때 잘 나갈 때 내 뜻대로 잘 이루어질 때 이 대답은 유효하지 않습니다. 힘들 때, 벽을 만났을 때, 내 뜻대로 안될 때 이 대답은 진정 참다운 대답이 되는 것입니다.

십자가는 걸림돌입니다. 많이 사람이 이 돌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미쳐 생각지도 바라지도 않았던 십자가가 눈 앞에 들어닥치자 회피하고 도망갔습니다. 자포자기했습니다. 당신을 떠나지 않겠다고 굳게 약속했던 베드로를 위시한 제자들도 십자가 앞에서는 다 걸려 넘어져버렸습니다. 제자들 가운데 유다 이스가리옷은 심지어 주님을 팔아넘기기까지 했습니다. 배반했습니다. 가장 충실한 사람이 배반합니다. 순전히 인간적인 힘과 이 세상적인 수단에만 의지했던 그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제자들의 모습 안에서 우리의 나약함과 부족함을, 우리의 위선과 죄악을 봅니다.

십자가의 힘에 의지하면 우리는 주님의 목마름에 참으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성체성사는 십자가와 우리 자신을 하나로 묶어주는 사랑의 고리입니다. 주님의 부활로 십자가는 이제 수치와 죽음의 상징이 아니라, 영광의 표지, 구원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이 십자가에 우리는 주님처럼 매달려야합니다. 이 십자가를 떠나지 않을 때 우리는 온몸으로 “주님, 우리가 누구에게로 떠나겠습니까? 주님과 함께 있겠습니다” 하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늘 십자가는 우리에게 “선택하라”고 요구합니다. 나 자신은 십자가와 기꺼이 하나가 될 것인가, 아니면 다른 달콤한 것을 찾아 떠날 것인가를 매일 매순간 우리는 선택하고 있습니다. 성체와 성혈을 영한다는 것은 주님만을, 주님이 달리신 십자가만을 선택하겠다는 우리의 결단이고 우리의 의지를 고백하는 것입니다. 성체성사 안에 현존하는 십자가가 우리를 주님과 결합시키는 사랑의 사슬입니다.

“빵과 포도주 형상 안에 숨어계신 주 예수님, 당신의 십자가를 통하여 저희를 당신의 참다운 제자로 변화시켜 주소서. 당신만이 나의 모든 것이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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