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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 응답하라 전례: 전례 생활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12-05 조회수4,082 추천수0

[응답하라 ‘전례’] 전례 생활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시편 95,7.8)

 

이 시편 구절에서 ‘오늘’은 시편 저자의 시대뿐 아니라 어느 시대에나 적용되는 시간 개념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어느 시간에만 계신 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시편 구절은 3년에 가까운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지내면서 주일미사 참석률이 8.8%(2021년)까지 떨어진 한국천주교회의 현실에서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신앙인의 태도가 아닐까 합니다.

 

이러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주일미사 참석률 저하와 함께 생각해야 하는 것은 전례에 참여하면서 해야 하는 ‘하느님을 만나는 체험’입니다. 말씀전례와 성찬전례라는 두 식탁을 통해 신앙인을 양육하는 하느님을 만나는 체험이 없다면 지속적이고 활기찬 신앙생활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과의 만남을 체험하기에 가장 좋은 전례에 잘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전례 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를 사회적 현상과 정신과학의 차원에서 이야기하려 합니다.

 

 

왜 전례에 잘 참여하지 못할까?

 

현대인의 병 중의 하나가 만성피로라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10%의 인구가 만성피로를 호소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1% 정도라는 보고가 있고, 우리나라 성인의 약 40%가 만성적인 피로를 호소한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정신의학계의 권위자 이시형 박사는 ‘쉬어도 피곤한 사람들’(비타북스, 2018)에서 “도시의 정신노동자들의 피로는 육체 피로가 아니라 정신의 피로다!”라고 합니다. 뇌 피로의 요소를 ‘나이에 따른 위기감’, ‘직업 스트레스’, ‘급격한 사회 변화’, ‘국제화 스트레스’를 꼽습니다. 거기에 뇌를 피로하게 만드는 잡념으로 ‘과거의 일에 대한 집착’, ‘미래의 일에 대한 걱정’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뇌 피로를 줄이는 휴식법으로 Mindful Meditation(마음챙김 명상)을 추천합니다. 곧 지금 현재에 집중하는 명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전례생활에 적용하면 좋은 결과가 생길 겁니다. 과거에 매이지 않고 미래에 대해 미리 걱정하지 않고 현재 자신이 만나는 사람과 시간에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뇌 피로를 해소하면서, 전례에서 하느님을 만나기 쉽게 해줍니다. 모든 것을 알고 받아주시며 우리 모두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과의 만남은 참된 휴식입니다. 그래서 시편 저자는 이렇게 찬미했지요.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를 돋우어 주시고 바른길로 나를 끌어 주시니 당신의 이름 때문이어라”(시편 23,1)

 

 

재미없는 전례?!

 

나이 드신 분들은 ‘전국노래자랑’을 보면서 춤추고 노래를 하는 반면에, 젊은이들은 ‘BTS’, ‘블랙핑크’와 같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그룹에 환호하며 노래를 따라 합니다. 곧 당시의 사람들에게 흥미를 주고 화려한 퍼포먼스가 동반했을 때 사람들은 신이 나고 자신도 모르게 감동과 흥분을 합니다.

 

이에 반해 전례는 이런 퍼포먼스가 부족하고, 고리타분합니다. 일부 사목자들은 성가대와 조명과 강론 등으로 신자들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려고 노력합니다. 전례는 사회에서 보여 주는 퍼포먼스를 따라갈 수 없고, 또한 따라갈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전례가 비록 시대와 민족의 문화를 어느 정도 반영하지만 변치 않는 요소로서 예수님으로부터 기인한 요소들은 시대와 지역을 넘어서 중심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파견되었던 열두 제자들이 돌아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에 대한 보고를 들으신 후에 평가를 하지 않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마르 6,31)

 

전례는 열정적인 자신의 신앙을 보여 주는 곳이라기보다 우리 아버지 하느님의 품에서 쉬면서 말씀과 성체로 에너지를 충전하는 곳입니다.

 

 

어떻게 하면 전례에 집중해서 참석할 수 있을까?

 

어떤 운동이나 취미생활도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습니다. 배우고 익히고 습관이 들어야 합니다. 계속해서 참여하고 전문가로부터 배우면서 서서히 마음과 몸으로 익히다 보면 흥미와 재미가 생깁니다. 전례에 집중하며 참석하는 좋은 습관을 익히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단계를 연습하면 좋겠습니다.

 

첫째, ‘집중하기’입니다. 주님의 기도에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고 했듯이,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 주시는 하느님의 양식에 의식하며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미사 시간에 스마트폰을 끄거나 진동으로 바꾸어 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잡념을 흘려보내십시오. 사람은 물 한 모금 마실 때 일곱 번 생각이 바뀐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이런저런 생각으로 집중하기 힘들게 하는 것이 잡념이기 때문에, 하느님의 말씀과 예식에 집중하고 그 밖의 생각이나 걱정은 잡념이라 여기고 그냥 흘려보내십시오. 자녀들이 부모님의 잔소리를 흘려보내듯이.

 

둘째, ‘내적인 것을 외적으로 표현하기’입니다. 내면의 것은 말이나 행동이나 표정 등을 통해서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교회에서 배운 전례적인 말이나 행동 양식을 통해서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성호를 긋고, 손을 모으고, 절을 하며 성가를 부르는 외적인 행위는 자신의 내적인 신앙을 드러내는 좋은 형태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로마인들에게 말씀하셨지요.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습니다.”(로마 10,10)

 

셋째, ‘공동체와 함께 하기’입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듯이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것이 쉬운 법입니다. 물론 마음이 서로 통할 때 그렇지요. 사회적인 존재인 사람은 공동체와 함께 있을 때 자신도 모르게 자존감이 커집니다. 예수님은 공동체적 신앙의 중요성과 효과를 이렇게 확인해줍니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19-20)

 

마더 데레사의 삶에 대한 명언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생각을 조심하세요, 언젠가 말이 되니까. 말을 조심하세요, 언젠가 행동이 되니까. 행동을 조심하세요, 언젠가 습관이 되니까. 습관을 조심하세요, 언젠가 성격이 되니까. 성격을 조심하세요, 언젠가 운명이 되니까.”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2년 12월호, 윤종식 디모테오 신부(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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