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7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6-02 조회수6,143 추천수12 반대(0)

어린 시절의 기억입니다. ‘어깨동무, 소년중앙은 읽을거리가 풍부한 어린이 잡지였습니다. 잡지도 좋았지만 제게 더 크게 다가온 것은 별책부록이었습니다. 때로는 단행본 만화가 있었고, 장난감도 있었습니다. 그다음 기억은 어른들이 보는 잡지였습니다. 새해에는 별책부록으로 예쁜 가계부가 있었습니다. 어른들은 가계부 때문에 잡지를 구입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도 비슷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특별 사은품이 있기도 했고, 어느 정도 물건을 구매하면 가격에 따라서 각종 사은품을 주기도 했습니다. 잘 만든 별책부록이나 사은품은 소비자들의 지갑과 마음을 쉽게 여는 것 같습니다.

 

저는 별책부록의 원조는 요한복음 21장인 것 같습니다. 요한복음은 20장에서 마무리 되는 것 같습니다. 2030절에 복음서를 쓴 목적을 명확하게 전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은 20장까지만 읽어도 깔끔하게 마무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1장이 있기 때문에 요한복음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새로운 묵상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을 3번이나 배반 하였습니다. 한번만 배반을 해도 가슴이 아프고, 후회가 컸을 것입니다. 그런 베드로 사도에게 3번이나 예수님을 배반했던 것은 씻을 수 없는 상처이고, 후회 막급한 죄였습니다. 그런 베드로 사도에게 예수님은 같은 질문을 3번 하십니다. ‘베드로! 그대는 나를 사랑합니까?’ 베드로 사도는 진심으로 대답하였습니다. ! 주님 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같은 질문을 3번 하셨고, 베드로 사도는 눈물을 흘리면서 주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합니다. 어쩌면 예수님께서는 3번이나 배반했던 베드로 사도의 잘못을 진심으로 용서하시기 위해서, 3번 질문하신 것 같습니다. 이제 너의 지난날의 모든 잘못을 용서하였으니, 기쁜 마음으로 나의 양들을 돌보라고 보속을 주신 것 같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께로부터 용서를 받았고, 목숨을 바쳐서 교회를 지켰고,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별책부록과 같은 요한복음 21장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베드로 사도의 마음을 잘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1991년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사제서품 26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난 26년을 돌아보면서 예전에 정했던 서품 성구를 생각했습니다. 저의 서품 성구는 시편 126장의 내용이었습니다. ‘눈물로 씨 뿌리는 사람들 기쁨으로 곡식을 거두리라!’(시편 126,5) 저는 이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고, 최선을 다하면 하느님께서 결실을 맺어 주리라는 마음으로 서품성구를 정했습니다.

 

하지만 사제생활을 하면서 뜻하지 않았던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었습니다. 함께 살던 본당신부님과의 어려움도 있었고, 신자들과의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모두 저의 부족함이지만 그때에는 억울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제게 위로를 주었던 말씀이 있습니다. 성당에서 성경책을 펼쳤는데 욥기1장의 내용이었습니다. ‘알몸으로 어머니 배에서 나온 이 몸 알몸으로 그리 돌아가리라.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가져가시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 받으소서.’(욥기 1,21) 저는 이 성서 말씀을 묵상하면서 제가 가졌던 억울함, 분노, 아픔을 다 떨쳐버릴 수 있었습니다.

 

주임신부로 간 첫 본당은 경기도 파주에 있는 적성 성당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은총을 체험했습니다. 작은 본당이라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제가 가진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었고, 혈압이 높았었는데 시골의 작은 본당에 있으면서 혈압도 정상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태권도를 가르치기도 했고, 본당 신자들을 위해서 차량운행도 했습니다. 도시 본당과 자매결연을 하였고, 농산물을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제가 묵상했던 성서 말씀은 잠언 16장입니다. ‘제비는 옷 폭에 던져지지만 결정은 온전히 주님에게서만 나온다.’(잠언 16,33)”

 

너 나를 사랑하느냐,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 베드로 사도는 주님의 말씀을 들었고 그 말씀을 온 몸으로 실천하였습니다. 신앙인은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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