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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우리는 지금 누구의 친구가 / 부활 제5주간 금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5-04 조회수2,033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저 사람을 대신하여 내가 죽겠소!”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울리는 거룩한 목소리가 있었다. 그곳 수감된 한 명이 도망하면 같은 방에 있는 열 명이 아사(餓死) 감방에서 죽어야 했단다. 그날 아사 감방으로 끌려가는 이가 부인과 자식들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었다. 그 소리에 한 사제가 대신 죽겠다고 나섰다.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신부이다. 사제라 고통과 죽음이 두렵지 않았겠는가? 운명적으로 접한 것에 외면하고 싶은 유혹이 어찌 없었겠는가? 그러나 신부님 마음에 메아리치는 말씀이 있었을까! “친구를 위하여 목숨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콜베 신부님은 주님의 이 말씀을 실천하시려고, 울부짖는 그 동료를 대신해 죽음의 길을 택하셨다. 신부님은 물 한 방울 마실 수 없는 처참한 아사 감방에서 죽어가는 동료들을 위로하시며 순교하셨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게 아닌 내가 너희를 뽑았다. 가서 열매를 맺어 그 열매가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해주시게 하려는 것이다. 내 명령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6-17 참조)’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먼저 사랑하시고 우리도 그것을 실행하란다. 그러기에 무엇보다도 먼저 사랑해야만 하리라. 비록 온갖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실천을 할 때 참 기쁨이 넘칠게다.

 

구약에서부터 예수님에 이르기까지 하느님 앞에 선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의 모습이라나. 구약의 예언자들은 한결 자신을 하느님의 종으로 여기고, 그분의 말씀에 순명하였다. 세례자 요한도, 가브리엘의 잉태 예고에 성모님도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대로 제게 이루어지기 바랍니다.”라고 기도하셨다. 이 모든 종의 모습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성부의 뜻에 순명하시며 자신을 바치신 희생을 통해 완성된다.

 

신앙인은 이웃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 이웃은 누구보다도 가난하고 병든 이, 외로운 이 일게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라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그분께서 먼저 우리를 불렀단다. 이렇게 우리를 부르신 것은 이 땅에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하느님 나라를 이루게 하시려는 것이리라. 당신 도구로 쓰시기 위함이다. 따라서 그분 부름에 응한 우리는 신앙인의 참된 사명으로 이웃을 사랑하자.

 

예수님은 우리를 새로운 삶의 차원으로 인도한다. 더 이상 우리는 종의 비천한 종의 모습이 아니라 친구로 예수님 곁에 머문다. 십자가 위에서 당신 살과 피로 우리에게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알려 주신 예수님의 희생으로, 우리는 그분 친구가 되는 영광을 거저 얻었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그래서일까? 가끔은 우리가 뽑혔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하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친구로 부르시고, 친구를 위해 목숨을 내놓는 큰 사랑을 우리에게 보여 주시지만, 우리는 힘겹게 십자가를 짊어지시고 걸으시는 예수님 곁에 잠시도 머물러 드리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참된 믿음은 용기에서 자란단다. 이기적인 욕심이 아니라, 상대방을 따뜻이 인정해 곁에 있어 줄 수 있는 용기 말이다. ‘예수님 같은 사랑을 우리도 할 수 있을까?

 

콜베 신부님은 그저 한 사람을 살리려고 대신 돌아가셨을 뿐이다. 그러나 이 한 사람을 살린 희생에는 인류를 구원하신 예수님의 크신 무한한 사랑의 가치가 담겨 있다. 누구에게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은 아무 기대도 조건도 없는 자신만의 희생이다. 이렇게 우리 신앙인은 누군가에게 친구가 되는 것이리라. 우리가 살면서 단 한 사람에게라도 참된 벗이 되어 주고, 자신을 희생하는 사랑을 할 수가 있다면, 그 안에 우리가 찾는 인생의 정답이 있을게다. 우린 지금 누구에게 이런 친구가 되어주고 있을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서로 사랑하여라,친구,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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