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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0주일-서로 밥이 되어 주십시오-안병철 신부
작성자원근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8-18 조회수2,336 추천수4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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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밥이 되어 주십시오

오늘의 복음을 묵상하면서 김수환 추기경님께서“서로 밥이 되어 주십시오,”라고 하신 말씀을 떠올려봅니다. 올림픽이 끝난 다음 해인 1989년, 우리나라에서는 참으로 은혜롭게도 제44차 세계 성체 대회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세계 도처에서 가톨릭 신자들이 모여들었고 당시 교황요한 바오로 2세께서 몸소 성체 대회를 주관하셨습니다.

세계 성체 대회를 준비하고 지내면서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성체성사의 의미를 실질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판단하셨던 것 같습니다. 추기경님께서는 우리의 고유한 문화적인 토양 위에서 성체성사를 살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 주기 위해서“서로 밥이 되어 주십시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 사회를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의 공간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믿는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서로에게 밥이 되어주는 성체성사적인 삶을 살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셨던 것입니다.

추기경님의 말씀은 한마디로 우리 사회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토대로 성체성사의 의미를 살아가려는 신앙인들의 강력한 몸짓이 뒤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역설하신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이 생명을 유지해 갈 수 있도록 하늘로부터 만나를 내려 주셨지만 오늘 복음에서 보면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전 실존을 생명의 양식으로 내어주십니다. 그분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것은 바로 그분께서 주시는 생명을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믿는 이들은 그분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심으로써 그분 안에 머물러 있게 됩니다. 이렇게 우리는 무한한 사랑의 성사에 초대받고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사람들입니까?

오늘 복음에서 듣게 되는‘생명’이나‘머물다’또는‘다시 살리다’라는 용어는 우리가 향유하게 될 구원의 유익을 설명해 주는 표현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체성사는 우리의 생명을 위해 예수님께서 몸소 내어주시는 그분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은총의 순간이요, 기쁨의 장소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눔의 심오한 신비가 극명하게 표출되는 성체성사 안에서 신앙인들은 생명의 양식을 공급받고 있는 것입니다. 성체성사는 참 하느님이시요, 참 사람이신 그리스도와 만남을 이루는 특별한 자리입니다. 믿는 이들은 성체성사 안에서 그분을 만남으로써 조건 없이 자신을 내어주신 그분의 사랑을 전해야 할 필요성과 당위성을 깨달아야만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 머무는 신앙인은 그리스도로부터 살과 피로 생명을 살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앙인임을 자처하고는 있지만 과연 자신을 온전히 생명의 양식으로 내어주신 그리스도를 진정으로 만나고 있는지요? 믿는 이들은 성체성사 안에서 어떤 식으로 사랑을 실천해야 할지를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진정한 사랑에 기초한 나눔의 실천적인 삶은 성체성사의 의미를 실질적으로 살아가는데서 구현됩니다. 자기의 배 속만을 채우려 하지 말고 오히려 밥이 되어주는 삶을 살라 하신 추기경님의 말씀이 이렇게 강하게 귓전을 울리는 것이 과연 저 혼자만의 느낌일까요?.

[말씀자료 : -안병철신부- / 편집 : 원 근식 요아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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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우리는 수없이 성체를 모셨습니다. 아직도 ‘영적인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돌아봐야 합니다. 어떻게 성체를 모셨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성체는 예수님의 몸입니다. 성체 앞에 선다는 것은 살아 계신 주님께로 ‘나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생략되었기에, 당연한 듯 모시는 성체가 되었습니다. 구경하는 미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늘의 힘은 거저 오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예부터 성체 신심에는 정성이 실렸습니다. 교회가 ‘공복재’를 규정한 것도 지성으로 모시라는 의도입니다. 지금의 공복재는 성체 모시기 전 ‘한 시간’입니다. 그 시간에는 음식을 먹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70년 전만 해도 성체를 모시려면 전날 밤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하게 했습니다. 선교사들의 지나친 신심 행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성체께 정성을 드리라는 가르침이었습니다.

성체를 자주 모시면 ‘그분의 힘’은 강하게 활동합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불안과 허무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생명의 빵이 주는 ‘천상의 힘’입니다. 누구라도 온몸으로 성체를 모시며 이 은혜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나는 생명의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지성으로 성체를 모시는 사람은 ‘이승과 저승’에서도 결코 헤매지 않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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