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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빈첸시오 신부의 "여행"묵상 -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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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상윤 쪽지 캡슐 작성일2019-10-10 조회수240 추천수0 반대(0) 신고

 

태국 - “옛 것”과 “새 것”에 대하여

 

 

 

인도로 가기 위해 일단 태국으로 왔는데

 

이번에는 돈므앙 공항이 아닌 새로 개항한 스와나품 공항으로 입국을 했다

 

태국 땅을 처음 밟은 건 꽤 오래 전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태국 땅을 밟은 것이 아니라 “돈무앙 공항”을 밟은 것이었다.

 

회사 동료 몇과 함께 이태리로 여행을 갈 때였는데

 

그때는 스와나품 공항이 개항하기 이전이라

 

환승하기 위해 돈무앙 공항에서 아홉 시간 동안 대기했었다.

 

나름 짧지 않은 시간이고 모두들 태국이 처음이어서

 

공항 밖으로 나가 잠깐이라도 시내 구경을 하려고 했지만

 

공항직원들이 방콕은 교통체증이 심해 비행기를 놓칠 수도 있으니

 

나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해서 그대로 공항 안에서 시간을 보냈었다.

 

아홉 시간은 공항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보내기에는 엄청 긴 시간이었다. 

 

그때는 스마트폰이나  공항에 무료 인터넷 서비스 등이 없던 시절이라

 

특별히 살 것도 없으면서 모든 면세점을 몇 번씩이나 뒤졌고

 

안 되는 영어로 서점에서도 시간을 때우려 노력했었다,

 

공항 서점에는 그림이나 사진이 많은 책이 별로 없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결국 모두들 가방을 끌어안고 잠이 들었다.

 

몸이 지쳤다기 보다는 무료한 시간에 지쳤기 때문이다.

 

 

- 스와나품 공항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추억들중에는

 

“남들에게는 별것도 아닌데 내겐 특별한 기억으로 머물러 있는 것들”이 꽤 많이 있다.

 

그때 공항에서의 아홉 시간도 내게는 그렇다,

 

공항에서 아홉 시간 기다린 일이 뭐 그리 큰 일 이었겠는가? 내가 생각해도 별일 아니다,

 

기다리는 동안 재미있는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특별한 깨달음이 있었던 것도 아니며 그 일 때문에 내 인생이 바뀌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때 일은 추억이라는 이름이 되어 내게 남았고

 

그때부터 돈므앙공항은 내게 특별한 장소가 되었다.

 

전에는 태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진으로 자주 본 독특하고 화려한 왕궁이었지만

 

그 뒤로 “태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돈므앙 공항”이었고

 

그 뒤로 십년 넘게 "진짜" 태국 여행을 꿈 꿀 때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왕궁이 아닌 돈므앙 공항이었다.

 

그리고 그 아홉 시간은 더 이상 지루한 아홉 시간이 아니었다.

 

추억에 지루함이란 없으니까

 

 

 

 

- 태국 왕궁

 

 

 

삼십대 초반이었으니 내 청춘의 끝 자락이라고 우길 수도 있던 시절,

 

돈므앙 공항은 내게 그때를 추억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추억의 장소”가 의미 있는 건 바로 그런 것 때문이리라.

 

하지만 이번에는 돈무앙 공항이 아닌 스와나품 공항으로 입국했다

 

새 공항은 깨끗하고 편리했지만 한가지가 부족했다, 추억이 없었던 것이다.

 

젊은 세대들은 가지고 있는 추억보다 가지게 될 추억이 훨씬 많다,

 

그래서 나이든 세대에 비해 바뀌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별로 없고

 

바뀐다는 것은 대부분 전보다 깨끗하고 편리해 진다는 뜻이니 더 좋아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이든 세대들은 가지게 될 추억보다 가지고 있는 추억이 훨씬 많고

 

그래고 뭔가 바뀌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 크다,

 

비록 그것이 전보다 깨끗하고 편리하다 할지라도 추억을 대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대간의 갈등이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닐지?

 

 

 

나이가 들수록 느끼는 거지만 세대간의 갈등 속에서 승자는 대부분 젊은 세대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내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결국 세상은 늘 변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것은 늘 옛 것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은 거부할수 없는 사실이다.

 

하여, 그 바탕을 마련해놓은 공적을 무시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또한 옛것에 매여 끝까지 새로운 변화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문제가 된다

 

그래서 바탕을 마련해 놓은 연륜에 경의를 표하는 젊은 사람이 아름다워 보이고,

 

물러날 때를 알고 물러나는, 물려줄 때를 알고 물려주는 나이든 사람이 아름다워 보이는 것일 게다.

 

 

- 10, 20, 30일에 업데이트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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