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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더 이상 기다리지(출옥을) 않으리라! 그 대신 매순간을 사랑으로 채우리라!)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10-19 조회수906 추천수4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더 이상 기다리지(출옥을) 않으리라!

그 대신 매순간을 사랑으로 채우리라!

희망이 없어도 희망했던성조(聖祖)

아브라함의 생애를 묵상하다가,

희망의 성자(聖者)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구엔 반 투안

추기경님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1975년 베트남은 오랜 전쟁 끝에

공산정권이 들어서게 됩니다.

자연스레 공산정권에 반하는 수많은

지도층 인사들이 축출되고

추방되고 구금되었습니다.

가경자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구엔 반 투안

사이공 대교구 부주교님께서도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그 어떤 절차도, 이렇다할 설명도 없이

주교님은 순식간에 교도소 독방에

수감된 것입니다.

그리고 기약없는 수감 생활과

가택연금 생활이 13년간 계속되었습니다.

매일 사이공 대교구 부주교로서

활기차고 보람된 사목활동을

전개해나가던 주교님께서 어느날 갑자기

교도소 독방 신세가 되었으니, 그 답답함과

참담함이 얼마나 컸겠습니까?

처음에는 조만간 풀려나리라는

희망을 안고 살아가셨습니다.

그러나 1, 2, 3... 수감 생활은

계속되었습니다. 어느 순간 깊은 기도중에

주교님은 이런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기다리지(출옥을) 않으리라!

그 대신 매순간을 사랑으로 채우리라!”

그 숭고한 깨달음 이후, 주교님은

놀랍게도 독방생활을 한없는 평화로움과

충만한 기쁨으로 가득한 또다른 성전이자

주교관으로 변화시키셨습니다.

주교님께서는 독방 생활의 스케줄을 짰습니다.

매일 새벽, 한 조각의 빵과 한방울의

포도주를 두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거룩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베트남 교회와 백성을 위한 지향을 두고.

아침 식사가 끝나면, 기억나는 성경구절을

독방 바닥에 써놓고, 세상 가장 행복한

얼굴로 렉시오디비나를 시작했습니다.

매일 행하신 렉시오 디비나의 결실은

작은 담배갑 종이에 깨알같은 글씨로

적으셨는데, 퇴근하는 간수에게 전해졌고,

매일의 묵상 나눔은 베트남 교회

신자들에게 전해졌습니다.

렉시오 디비나의 결실들은 후에

희망의 길’ ‘희망의 기도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되었고, 수많은 언어로

번역출간되었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습니까?

희망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상태에서도 주교님은 희망하고

또 희망했습니다.

칙칙한 교도소 독방을

자신의 존재로부터 흘러나오는

사랑의 빛으로 가득채웠습니다.

비록 몸은 수감된 상태였지만

주교님은 독방 안에서도 사목자로서

품위를 끝까지 잃지 않고,

교구민들을 위한 활기찬 사목활동을

계속해나가신 것입니다.

혹시 오늘 절망과 좌절 무기력

상태에 빠져 계십니까?

깊은 포기의 나락에 떨어져 계십니까?

그렇다면 너무 위만 올려다보지 마시고,

한번 밑을 내려보시기 바랍니다.

너무 멀리 내다보지 마시고

오늘 하루만 산다는 마음으로

살아보시기 바랍니다.

삶에 대해 너무 큰 기대도

버리시기 바랍니다.

대신 주교님처럼 오늘 하루만

사랑으로 가득 채워보자는

마음으로 살아보시기 바랍니다.

매일 매일의 작은 희망,

작은 보람, 작은 사랑의 빛이 모이고

또 모이는 어느 순간, 어둡고 암담했던

내 삶은 기적처럼 빛나고

화사한 모습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창문도 없는 어두컴컴한 독방,

딱딱한 밀집 매트, 지독한 습기로 인해

바닥은 이끼로 덮혀있었고 매트와

마루 위에는 버섯이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그 모든 열악한 상황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던 혹독한 심문과 협박,

그리고 짙은 고독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말을 한번 들어보십시오.

그래도 이게 어딥니까?

제가 갇혀 있는 감옥 근처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모릅니다.

가끔씩 들려오는 성당의 종소리는

또 얼마나 큰 기쁨인지요.”

너무나 끔찍한 사건이요

트라우마였을텐데 주교님께서는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1975815일 성모승천대축일에

사이공에서, 저는 체포되었습니다.

그렇게 새롭고 특별한 저의 긴

모험의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저에게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을

보여주시는 그분께서 제가 이 땅에

남아있는 동안 할 일을 제게

말씀해주실 것이리라 희망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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