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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 오늘 하루는 정말 가슴 아픈 하루입니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11-12 조회수1,345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은 참 슬픈 하루입니다. 오래 전 제 이웃 아주머니의 장례미사가 있었습니다. 연령회 회장님께서 오늘 병원에서 성당으로 옮기실 때 운구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서 730분까지 영안실을 찾아가서 운구를 하고 성당에서 미사를 했습니다. 성당에서 미사 말미에 하는 고별식을 하고 난후 아주머니의 대모되시는 분의 조사가 있었습니다.

 

오늘 이분의 조사가 사람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어제 제가 올린 글에서 이분이 이 세상을 살면서 가장 힘든 십자가가 있는데 제가 말씀을 드리기가 힘들어 하지 못한다고 하는 내용을 조사에서 언급하시더군요. 이뿐만 아니라 이분의 삶에서 또 다른 십자가를 말씀하시는데 그 사연에 공감했을 때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면 정말 이상할 정도이고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원래는 장례미사만 참석하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가족, 친지가 많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화장장까지 갔습니다. 가면서 아들과 이야기를 하니 화장 후 경남 하동에 선산이 있어 아버지 옆에 모신다고 하셨습니다.

 

한 줌의 재가 되어 나오신 아주머니를 작은 아들이 모시고 병원까지 와서 마지막으로 버스에 내려서 아주머니께 고개 숙여 십자성호를 그으며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돌아와서 이런저런 상념과 오늘 미사 때 성가의 한 구절인 죽음의 골짜기를 간다고 하여도가 제 귓가를 계속 맴돌아 2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묵상한 내용의 글 한 편을 올린 후에 가톨릭 신문홈페이지에 오늘 화장장에서 식사를 하면서 교우 한 분과 관련된 기사가 신문에 있다고 해서 그걸 검색하다가 우연히 배너 광고를 보다가 슬픈 기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차동엽 신부님의 선종 소식이었습니다. 정말 놀랐습니다.

 

연세를 보니 예순 하나였습니다. 정말 요즘 시대에는 이 연세는 연세도 아니라고 할 정도인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가셨는가 생각하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후에 병원에 잠시 갔다가 운전하면서 오는 길에 너무나도 마음이 우울해서 도중에 잘 지내는 교우님 가게를 들렀습니다. 마침 오늘 아침 장례미사에 이분이 오셨습니다. 형제님은 오늘 어떻게 장례미사에 참석하셨습니까 하고 여쭤보니 이분과 잘 아는 사이였고 또 이분과도 이웃으로 지낸 적이 있고 아들과도 잘 아는 사이라서 장례미사에 참석하셨다고 하셨습니다.

 

형제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오늘 조사를 하신 분의 이야기가 이분의 삶 그대로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분도 이야기를 하시면서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저는 그 순간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역시 이 아주머니는 그래도 가슴 아픈 십자가가 있었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아름답게 세상을 사신 게 분명해 보였습니다.

 

제가 잘은 몰라도 저희 집과 이웃으로 지낼 때보면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밝은 모습을 항상 이웃에게 보여주신 모습을 생각하니 정말 정신이 강인한 분이심에 틀림없었습니다. 오늘 여러 차례 아주머니의 영정 사진을 가까이에서 뵈었습니다. 사진 속에 눈동자 주위를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눈매도 참 선한 눈매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저는 정말 이분을 보면서 하느님께 다음과 같은 화살기도를 드리고 싶습니다.

 

하느님, 당신의 딸이 당신의 부름을 받고 오늘 당신께 가셨습니다. 당신의 딸이 이 세상을 살면서 나약한 인간이기에 지은 죄도 있을 수 있겠지만 하느님, 만약 이 아주머니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로 바로 천국에 가게 해 주십시오 라고 애원하고 싶습니다. 하느님, 왜 제가 육적으로는 남인데도 이런 기도를 드리느냐면요 이 아주머니의 한평생 삶이 눈물나는 삶을 사신 것 같아 만약 연옥으로 가시게 된다면 이건 너무나도 가슴 아프고, 그냥 아픈 정도가 아니라 가슴이 찢어질 것 같습니다.

 

아무리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지만 한 인간으로서 너무 가슴 아파서 그렇습니다. 하느님, 하느님을 향한 저의 이런 기도가 하느님께는 무례가 되는 줄 잘 알고 있습니다. 부디, 하느님, 오늘 당신의 품으로 가신 당신의 딸을 어여삐 여기시여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로 당신의 딸을 품어주시옵기를 간절히 청하옵니다. 부디, 자비를 베푸시어 한 많은 세상을 살다간 당신의 딸의 눈물을 거두어주시옵기를 다시 한 번 더 눈물로 청하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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