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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대사 후 1년 동안 고해소를 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얼마나 지켜질지?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28 조회수1,353 추천수0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오늘 새벽에 교황님께서 주시는 전대사 축복 잘 받으셨죠. 저는 이와 관련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원래 처음에 이 소식을 들었을 땐 성체조배를 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근데 나중에 보니 이게 아니었습니다.

 

중간에 민병섭 바오로 신부님의 카페에서 보내주신 자료를 보고 좀 더 상세한 내용을 알았습니다. 관건은 고해성사가 중요한 것 같아서 고해를 아는 신부님께 부탁을 드려 다행히 저녁에 성사를 보고 왔습니다. 신부님은 연로하시니 혹시나 올 때 마스크 철저히 당부하셨습니다.

 

현관에서 인사를 하고 들어가는데 신부님께서 어디로 안내를 하시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은 다른 곳에서 하실 모양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신부님 사시는 곳에 가도 화장실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아서 그곳이 화장실인 줄 몰랐습니다. 손 씻고 나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순명했죠. 나중에 문제 생기면 제가 완전 문제아가 될 우려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웃자고 하는 소리입니다.)

 

손을 씻고 신부님을 오랜만에 뵈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성사를 봤습니다. 신부님께서 보속을 아주 간단한 걸로 주셨습니다. 돌아와서 간단하게 시간도 어중간하고 식사도 하지 않아서 대충 빵으로 해결하고 성당에 갈 준비를 하면서 성당에서 누나처럼 생각하는 자매님이랑 성전에서 1시쯤 만나기로 했습니다.

 

저는 노트북도 충전하고 여러 가지 준비물을 챙겼습니다. 가톨릭 기도서, 묵주 등등. 성전에 혹시 사람이 여럿 오게 되면 불을 켜도 되지만 혹시 사람들이 오지 않으면 개인적으로 성당에 있는 전등을 켜는 것도 좀 그렇고 해서 보조 배터리랑 헤드랜턴을 준비를 했습니다.

 

헤드랜턴은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려면 성전에서 14처를 비추어야 돼서 그것도 준비를 했습니다. 자정 조금 전에 가려고 하는데 어떻게 된 모양인지 원래 직업상 야행성이라 졸음이 올 시간이 아닌데 졸려서 커피를 마시고 갔는데 그래도 졸렸습니다. 약간 은근히 걱정이 됐지만 막상 실제 예식을 하는 시간에는 정신이 맑았습니다.

 

성전은 와이파이가 되지 않아 폰으로 일단 실험을 했고 또 노트북 스피커로만 하면 작을지 몰라 블루투스 외장 스피커도 충전을 해갔습니다. 저는 혹시 한 몇 시간 정도 소요될 줄 알았습니다. 1시간 소요되더군요. 일단 혹시 몰라 미리 체크를 다 한 후에 감실 앞에서 기도를 좀 하고 일단 묵주기도 5단 바쳤습니다. 그다음 헤드랜턴 켜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했습니다.

 

자정을 넘어서 십자가 길 기도를 한 적은 처음입니다. 나름 전대사라고 하니 공문에 제대로 안 하면 무효가 된다고 하는 내용이 있어서 혹시 몰라 실컷 생중계를 영상으로 함께한 후에 전대사 구비조건이 불비해 무효가 된다면 헛고생이 될까 봐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쳤던 것입니다. 영성체만 하지 못하고 다른 조건을 다 했습니다.

 

믿음이 없어서 그런지 성전에서 기도를 하는데도 조금 무시무시했습니다. 비상등 불빛만 있고 캄캄하니 그랬습니다. 마치 어제 생중계에 나오는 복음 상황과 같은 그런 상황입니다. 감실에 예수님이 계신데도 불구하고 약간 겁이 나니 말입니다. 그래도 아무도 없으니 큰 소리로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는데 좀 색달랐습니다. 다 하니 1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감실 앞에 가까운 자리에서 기도를 하니 누나 자매님이 오셨습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누나입니다. 그냥 제가 누나라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 10분 전부터 평화방송에 접속해서 본격적으로 방송을 시청했습니다.


저는 노트북 화면을 감실 방향으로 향하게 했습니다. 혹시 절을 하게 되면 감실로 저는 절을 하면 될 거라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로마 바티칸 성당 광장이 화면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사전에 이미 아나운서 분께서 그 시간에 약간의 비가 내린다고 하는 말씀을 해서 비가 약간 내리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텅 빈 광장에 교황님께서 광장을 가로질러 단상을 향해 걸어가시는 장면이 화면에 송출되었습니다.

 

교황님께서 빈 광장을 홀로 노구의 몸을 이끌고 올라가시는 장면을 보니 참으로 처연한 모습이었습니다. 가슴이 짠했습니다. 단상에 오르시기 전에 물론 비가 아주 작게 왔지만 비를 맞으시며 가시는 모습에서 이런 생각이 지나갔습니다. 마치 그 비가 하느님의 눈물처럼 느껴졌습니다.

 

하느님의 눈물을 교황님께서 몸소 우산을 쓰지 않으시고 그 눈물을 몸소 피부로 느끼시려는 듯한 그런 느낌을 느끼시고 싶어셔서 그렇게 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상에 오르신 후에 먼저 기도를 하신 걸로 기억합니다. 복음에 대한 강론이 이어지셨습니다. 배 위에서 일어나는 강론이었습니다. 다 아시는 복음 내용이지 않습니까?

 

제가 제대로 기억을 하는지 모르지만 성모자상으로 가신 후에 기도를 하신 모습도 봤고 거의 500년 전 쯤에 세워진 예수님상인지는 몰라도 마르첼리노 예수님상이라는 것 같았는데 그건 제가 확실하게 잘 모르겠습니다.

 

원래 그 예수님상에 대한 설명은 사전에 방송에서 어떤 신분님께서 사전 정보를 주셔서 알고 있었습니다. 예전에도 그 예수님 상에 기도를 한 후에 전염병이 많이 진정되었다고 하신 걸로 기억을 합니다. 화면에 예수님의 모습이 클로즈업되어 자세히 볼 수가 있었습니다.

 

조명 빛에 반사가 되고 약간 비가 내리는 상황이라 그런지 전체적인 배경이 실제 예수님이 몸에서 피가 흐르는 것 같은 생생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데 순간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성체가 현시되고 성체찬미가를 한 후에 방송에서는 호칭기도 자막이 나오던데 저는 언제 나오는가 하고 기다렸는데 아무튼 그 기도는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교황님의 얼굴 모습이 의자에 앉아 계신 게 클로즈업되었습니다.

 

그때 보니 그게 성체조배 상황인 걸 인식했습니다. 성체를 현시할 때 제대를 향해 분향을 하지 않습니까? 본당에서도 봤지만 실제 실외에서 하시는 모습은 처음 봤습니다. 그때 분향되어 올라가는 연기를 보니 모든 전 세계의 신자의 눈이 바티칸 베드로 대성전을 향해 있었을 겁니다. 시차는 달라도 말입니다. 그 연기에 마치 전 세계 신자들의 마음이 그 연기와 함께 하느님께 상달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조배를 하시는 교황님의 얼굴 모습은 제가 지금까지 본 교황님의 모습을 본 것과 비교를 하면 가장 슬픈 모습이었습니다. 교황님의 표정을 보니 처음 비를 맞으시며 단상을 오르시는 모습이 마치 이사야서 53장에 나오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양의 모습을 묘사하는 성경 내용이 오버랩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무런 죄도 없으셨음에도 희생되신 것처럼 교황님께서도 상징적으로 교황님의 온 몸에 이 세상의 고통을 다 품어시고 골고타 언덕 십자가상에서 하느님을 향해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마음처럼 의자에 앉으신 채로 성체가 현시된 예수님을 바라보시는 것 같은 모습과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슬퍼보였습니다.

 

방송으로 보면서 울려퍼지는 찬미가는 하느님을 향해서 울부짓는 탄원의 기도처럼 들렸습니다.

 

조배가 끝나신 후에 마지막 교황님의 강복을 주신다고 하는 내용이 나왔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영상으로 강복을 받았습니다. 저는 인사를 노트북 화면을 향하면서도 감실을 향했습니다.

 

이렇게 모든 걸 마무리한 후에 정리를 한 후에 성당 누나는 감실에 계신 예수님과 성모님께 큰절을 올렸다고 해서 저보고 하라고 하셨는데 성전 내에 cctv가 작동해 어색하지만 그냥 감사의 절을 올리고 마무리하고 나왔습니다.

 

돌아오면서 차에서 문득 신호를 받고 있는데 이런 생각이 났습니다. 저는 어쩌면 성사를 받았지만 원래 성사는 성사 전에 통회를 하고 또 정개를 해야 하는 게 순서입니다. 제가 성사를 본 후에 신부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신부님, 솔직히 성사를 보긴 봤지만 제가 진정으로 통회를 하고 한 건지 그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했습니다. 이미 성사를 보려고 온 것만 해도 통회에 준하는 것이니 너무 개념치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럼 그건 신부님 말씀대로 그렇게 했다고 치더라도 사실 정개는 온전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냥 죄를 고백하고 사죄경을 받아 죄는 용서를 받았지만 정개를 올바로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순서가 바뀌었지만 하느님께 순간 화살기도를 드렸습니다. 오늘 전대사를 받기 위해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약간의 흠이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정개를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마음으로 이런 전대사를 받은 이상 이런 기회도 잘 없을 거라서 그렇다면 얼마나 잘 유지될지는 모르지만 순간 1년 동안은 고해를 하지 않을 정도로 죄를 짓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소죄도 지어서도 안 되지만 소죄는 미사 때 자비송 할 때와 통회의 기도를 할 때 사해진다고 하니 대죄만 짓지 않으면 고해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물론 죄를 짓지 않을 수 없겠지만 같은 표현이지만 고해소만은 1년 동안은 가지 않겠다는 그런 결심을 한번 짧은 순간 신호대기 때 생각이 났습니다.

 

집에 가니 340분 정도되었습니다. 씻고 저녁에 성사를 보고 한다고 빵으로 요기를 하니 허기가 져서 먹을 것 좀 먹고 난 후 어떻게 하면 1년 동안 고해소를 안 갈 수가 있을까를 고민해봤습니다. 고민해서 나름 방법을 하나 생각한 게 있습니다. 방에 하나 붙여나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부로 1년 동안 고해소만은 제발 가지 말자를 써서 붙이고 매일 일어나서는 제일 먼저 하루 동안 절대 오늘 하루만 대죄를 짓지 않도록 간절히 기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매일 매일 하루만 잘 버티고 그게 365일 매일 그런 식으로 버티기만 하면 1년 동안은 고해소 갈 일이 없을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언제 이게 무너질지는 모를 일이지만 이걸 목표로 한번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실패할 때 하더라도 한번 하는 데까진 최선을 다해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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