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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이 가족을 맞이함[41] / 요셉[4] / 창세기 성조사[12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01 조회수1,641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1. 요셉이 가족을 맞이함

 

이스라엘은 자기보다 앞서 유다를 요셉에게 보내어, 고센으로 오게 하였다. 그런 다음 그들은 고센 지방에 이르렀다. 요셉은 자기 병거를 준비시켜, 아버지 이스라엘을 만나러 고센으로 올라갔다.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야곱과 요셉의 부자간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요셉은 그를 보자 목을 껴안았다. 그리고 목을 껴안은 채 한참이나 울었다. 이전의 요셉과 형제들의 만남은 이미 오래전의 감정 탓으로 신중하고 경계하는 만남이었으나, 야곱과 요셉의 이 만남은 만나자마자 바로 기쁨의 눈물범벅이다.

 

요셉은 열일곱 나이에 아버지 심부름으로 집을 나간 지, 형들의 시기로 노예 신분에 해당하는 종으로 팔려가서 무려 수십 년이 지나서야 이렇게 눈물로 지샌 아버지를 극적으로 상봉을 하는 거다. 그러니 요셉은 너무나 기쁜 나머지 아버지의 목을 껴안고 한참이나 울었다. 칠십인역 성경은 그냥 울었다가 아니라 눈물을 펑펑 흘리며 울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어쩌면 순간적으로 요셉에게는 자신이 겪었던 고생과 자기 때문에 아버지가 겪었을 일들이 떠올랐으리라.

 

야곱이 칠순이 넘었을 때, 아버지 심부름으로 집을 떠난 열일곱 살 난 요셉이었다. 그 아버지를 요셉 자신이 이제 칠순을 훨씬 지나 이렇게 다시 만난다고 어찌 누가 생각했으랴! 백서른 살 늘그막하게 이렇게 먼 길을 그 많은 대가족을 이끌고 오신 아버지다(47,9). 형님들한테 빨리 아버지를 이곳으로 모셔오라고 신신당부한 게 엊그제 같은데, 무려 삼십오 년이나 지나 이렇게 나타나시다니! 무엇이 이토록 아버지를 가나안에서 떠나지 못하시도록 하셨는지 요셉의 마음을 찢는 것 같았다.

 

사실 기쁨이 넘치면 자연 눈물이 앞을 가려 웃는 건지 우는 건지를 모른다나. 요셉은 그동안 지나간 그 반백 년이 훨씬 지난 그 기나긴 세월과 감히 꿈도 꾸지 못했던 일들이 눈앞에 마치 꿈처럼 현실로 일어나는 것에 말문이 차마 터지지를 않았다. 이렇게 넘치는 기쁨과 이 일이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 현실로 일어나게 하여 주신 하느님께 억누를 수 없이 솟구치는 감사하는 마음에 눈물을 아마도 빗물처럼 쏟았을 게다.

 

드디어 아버지 이스라엘이 요셉에게 말하였다. “내가 이렇게 너의 얼굴을 보고 네가 살아 있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는 기꺼이 죽을 수 있겠구나.” 이처럼 야곱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꿈에도 그토록 그리던 아들을 만났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었을 게다. 아니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고나 할까, 아니면 죽은 목숨처럼 겨우겨우 연명하다가, 이제는 정녕 아무런 부담 없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일까?

 

아무튼 야곱은 사랑하는 아들, 라헬의 아들을 다시 얻었다. 그리고 야곱의 집안은 요셉에게서 더 많은 것을 얻었고 앞으로도 의당 더 의지할 게다. 이렇게 요셉이 이집트의 재상이 됨으로써, 요셉이 가나안에서 꾼 두 번째 꿈이 드디어 실현되었다. “내가 또 꿈을 꾸었는데, 해와 달과 별 열한 개가 나에게 큰절을 하더군요.”(37,9) 그 꿈을 당시만 해도 비록 못된 형들이 요셉을 끝내 시기하였지만, 야곱은 어쩌면 하느님에게서 나오는 그것이 전혀 불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는 마음에 두고두고 간직하였다는 꿈이다(37,11).

 

이제 요셉은 이집트에서 야곱 집안을 돌볼 것이다. 사실 요셉 때문에 야곱과 그 형제들이 가나안에서 나오게 됨으로써 우상에 빠진 가나안 족속들과는 섞일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그나마 이곳 이집트에서만 나름으로 보호막을 치면, 야곱 집안의 혈통은 순수성을 잃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야곱 집안을 이곳에서도 늘 함께하시어 우상숭배에 빠지지 않도록, 또한 세상의 그 어떤 죄악에도 물들지 않도록 보살펴 주실 것이다(46,4).

 

아마도 의롭고 복된 요셉도 이를 위해 이미 나름대로 준비를 마련했을 게다. 그것은 그들만의 보금자리 터를 확보하는 거다. 이역만리 타향으로 이주해 온 연로한 아버지와 형제 조카들을 편안하게 모셔야 한다. 이렇게 요셉은 그들의 미래를 보장해 주어야 할 책임을 가졌다. 그는 이미 비옥한 나일 삼각주 동부의 고센이라는 곳을 지정해 두었다. 그러기 위해서 파라오에게 자신들의 생업이 조상 때부터 목축업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이집트인들은 목축업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요셉이 자기 형제들과 아버지의 집안 식구들에게 말하였다. “제가 파라오께 이렇게 아뢰겠습니다. ‘가나안 땅에 살던 제 아버지의 집안 식구들이 저에게 왔습니다. 그들은 본디 가축을 치던 목자들이어서 양 떼와 소 떼, 그리고 모든 재산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때 파라오께서 너희의 생업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시거든, 이렇게 대답하십시오. ‘임금님의 이 종들은 어릴 적부터 지금껏 줄곧 가축을 쳐 왔습니다. 저희 조상들도 그러하였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고센 지방에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이집트 사람들은 목자라면 모두 역겨워하기 때문입니다.”

 

요셉은 파라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아버지 야곱이 양과 소 떼 등 모든 재산을 가지고 왔음을 상기시킴은 물론 최소한의 목초지만 있다면 별도로 가축을 치며 살 수 있으리라는 것을 이야기하겠단다. 사실 목축업에 대해서는 이집트인들이 어떤 면에서는 혐오감을 주기에 별도 장소를 허락받을 수 있으리라고 사전에 충분히 집안 식구들에게 주지시킨다. 이리하여 그들은 파라오의 승낙을 받아 별도의 장소에서 요셉의 기대에 부응해 새 삶을 살아갈 것이다.

 

요셉이 가서 파라오에게 아뢰었다. “제 아버지와 형제들이 양 떼와 소 떼, 그리고 자기들의 재산을 모두 가지고 가나안 땅을 떠나와, 지금 고센 지방에 있습니다.” 그런 다음 요셉은 자기 형제들 가운데에서 다섯 사람을 가려 파라오에게 소개하였다. [계속]

 

[참조] : 이어서 '요셉 가족의 파라오 알현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고센,꿈,목축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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