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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 은총의 선물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바오로 수사님!”-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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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20-07-14 조회수1,043 추천수9 반대(0) 신고

 

 

2020.7.14.화요일 고故 이 정우 바오로 수사(1933-2020)를 위한 장례미사, 이사25,6ㄱㄴㄷㅂ.7-9 요한6,37-40

 

 

하느님 은총의 선물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바오로 수사님!”- 

 

 

저는 감히 오늘 새벽 묵주기도 영광의 신비 마지막 단을 마리아 대신 바오로 수사님을 넣어 기도로 바쳤습니다.

 

“예수님께서 바오로 수사에게 천상 면류관을 씌우심을 묵상합시다.”

 

거룩한 선종의 죽음은 하느님께 바치는 아름다운 최후의 봉헌이자 순종입니다. 흡사 제대 앞에 조용히 안치되어 있는 바오로 수사님이 담긴 관이 마지막 종신서원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바오로 수사님은 영원한 수도자가, 하느님의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하느님 은총의 선물!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이 바오로 수사님!”

 

가장 먼저 고백하면서 강론을 시작합니다. 바로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새벽 휴게실에 들렸다 이 바오로 수사님의 부고 상본을 봤습니다. 참 아름다운 상본이었습니다.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14,27).

 

상본의 성구가 한 눈에 들어왔고, 상본 뒷면에는 지난 6월29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영명축일시 뿔 달린 귀여운 탈을 쓴 수사님의 아름답고 행복해 하는 사진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이 모습대로 시종여일 한결같이 착하고 참되고 아름답게, 행복하게 사시다가 선종하신 바오로 수사님입니다. 그대로 수사님의 삶자체가 한 편의 아름다운 강론이자 살아 있는 한 권의 성경책이었습니다.

 

“내 영혼, 하느님을, 생명의 하느님을 애타게 그리건만 그 하느님 얼굴을 언제나 가서 뵈오리까.”(시편42,3).

 

언제나 거기 그 자리에서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면서, 추호도 우울하거나 어두운 모습 없이 기쁘고 밝게 상본의 성구 말씀대로 사시다가 마침내 오매불망寤寐不忘 자나깨나 꿈에 그리던 아버지의 집, 본향집에 돌아 가셨습니다. 바로 다음 고백은 그대로 바오로 수사님의 고백처럼 들립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평생처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찬미받으소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이렇게 사시다가 선종하셨습니다. 수사님의 삶자체가 사랑의 기적이요 하느님 은총의 선물이었습니다. 삶은 선물인가 짐인가? 자주 자문해 보는 물음입니다. 그런데 바오로 수사님의 삶은 그대로 우리 공동체 형제들에게는 짐이 아닌 선물이었습니다. 선물로 사시다가 선물로 선종하셨습니다. 참으로 이렇게 사시기가 힘든데 기적같이 한생에 이렇게 사셨으니 저절로 감사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 잘 살아야겠다는 분발심을 불러 일으키니 말 그대로 복된 선종의 선물이자 사랑의 기적입니다.

 

저뿐 아니라 공동체 형제들이 수사님 선종하신후 지니는 참 신기한 느낌은 기쁨과 평화입니다. 웬지 모를 기쁨의 축제같은 느낌입니다. 수사님의 빈 자리가 허전하지 않고 텅 빈 충만의 따뜻한 분위기입니다. 세상을 떠나셨지만 우리 마음 하늘 안에 영원히 사시게 된, 사셨을 때 보다 죽으셔서 더욱 수도형제들의 사랑을 받게 된 바오로 수사님입니다. 요셉 수도원이 자치 수도원으로 승격된 후 첫째로, 참 아름다운 삶과 죽음의 모범을 보여 주신 바오로 수사님입니다.

 

참으로 공동체에 일치와 기쁨, 평화와 감사의 선물을 남기고 떠나신 이 바오로 수사님입니다. 과연 선물같은 선종의 죽음이었는지는 결과로서 환히 드러납니다. 공동체에 일치와 평화의 선물을 남기고 떠나는 죽음이 있는가 하면 분열과 불화의 짐을 남기고 떠나는 죽음들도 많습니다.

 

죽음이 모든 것을 덮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죽음이 모든 것을 환히 드러냅니다. 죽음의 덮개를 벗겨내니 환히 드러나는 참으로 아름답고 행복하게 사셨던 수사님의 모습입니다. 온통 반짝이는 아름다운 추억의 선물들로 가득합니다. 그러니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도대체 세상에 이런 선종의 죽음보다 공동체에 더 좋은 선물도 없습니다. 저절로 하느님께, 이 바오로 수사님께 감사하는 마음 가득합니다. 바로 제1독서 이사야서의 예언이 그대로 실현된 이 아름답고 거룩한 하늘 나라 미사잔치입니다.

 

“그날 만군의 주님께서 이 불암산 위에서 잔치를 베푸시리라. 이 산위에서 우리들에게 씌워진 너울과 덮인 덮개를 없애시리라. 그분께서는 죽음을 영원히 없애 버리시리라. 주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내시고 수치를 말끔히 치워주시리라.”

 

언젠가 그날의 구원이 아니라, 바로 오늘 지금 이 시간 여기에서 이 바오로 수사님의 선종의 감사 장례미사를 통해 실현된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바오로 수사님과 함께 우리 모두 구원의 기쁨을 감격에 벅차 고백합니다.

 

“보라, 이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다. 우리는 이분께 희망을 걸었던 주님이시다. 이분의 구원으로 우리 기뻐하고 즐거워하자.”

 

하여 우리 모두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이 미사축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슬픔과 우울의 어둠을 일거에 날려 보내고 생명과 기쁨의 빛 가득 선사하는 파스카의 신비, 미사은총입니다. 

 

떠나야 할 때 잘 떠나는 선종의 죽음보다 큰 은총의 선물은 없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주님 말씀은 평생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로 사시다가 참 좋은 선종의 죽음을 선물로 남기고 떠나신 바오로 수사님을 두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 내 아버지의 뜻은 또,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나는 마지막 날에 이 바오로 수사를 다시 살릴 것이다.”

 

아니 언젠가의 마지막날이 아니라 오늘 선종의 죽음이 마지막날입니다. 이제 주님 안에서 주님과 함께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된 바오로 수사님입니다. 참으로 하느님 주신 선물 인생 아름답고 행복하게 사시다가 아름답고 행복하게 선종하신 바오로 수사님의 묘비명이 있다면 오늘의 시편 화답송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시편23,1)일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한 목소리로 고백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거룩한 미사를 봉헌합시다.

 

“하느님 은총의 선물!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바오로 수사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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