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9. 모세와 아론의 족보

이 족보는 야곱의 아들로부터 다시 시작된다. 그들의 이름은 열두 지파 중 맏이 르우벤부터 시메온, 레위 순서로 소개되면서, 특히 레위 가문을 중시해 나열한다. 그중에도 아론과 모세의 가문을 중시한다. 그래서 야곱의 열두 아들의 자손들을 계속 열거하지 않고, 셋째 아들 레위, 곧 이집트 탈출의 주인공인 아론과 모세의 선조인 레위 후손을 주로 소개한다. 이렇게 레위의 후손들을 상세히 기록하면서 특히 이집트 탈출을 이끄는 모세와 아론을 강조한다.

족보에 따라 본 레위 아들들의 이름은 이러하다. 곧 게르손, 크핫, 므라리이다. 레위가 산 햇수는 백삼십칠 년이다. 씨족에 따라 본 게르손의 아들들은 리브니와 시므이이다. 크핫의 아들들은 아므람, 이츠하르, 헤브론, 우찌엘이다. 크핫이 산 햇수는 백삼십삼 년이다. 므라리의 아들들은 마흘리와 무시이다. 이들이 족보에 따라 본 레위의 씨족들이다. 아므람은 자기의 고모 요케벳을 아내로 맞아들였는데, 이 여인이 그에게 아론과 모세를 낳아 주었다. 아므람이 산 햇수는 백삼십칠 년이다.

아론의 아들 엘아자르는 푸티엘의 딸들 가운데 하나를 아내로 맞아들였는데, 이 여인이 그에게 피느하스를 낳아 주었다. 이렇게 그를 강조하는 것은 모세와 더불어 그의 출생부터 고귀한 사람임을 드러내려는 것일 게다. 참고로 모세는 이트로의 딸 치포라에게서 낳은 게르솜인데, 이는 모세가 “낯선 땅에서 내가 이방인이 되었구나.” 하고 말한 까닭에 이름 지어졌고, 이어서 낳은 엘리에제르인데, 이는 모세가 “내 아버지의 하느님께서 나에게 도움이 되시어, 나를 파라오의 칼에서 구해 주셨다.” 하고 말한 까닭에 이름 지어졌다. 이들이 씨족에 따라 본 레위인 가문의 우두머리들이다.

사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수님 이전에 겪는 주요 사건의 하나는 아마도 기원전 1,250년경의 이집트 탈출일 것이다. 이는 한 민족으로서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중요한 사건이다.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모세의 인도로 이집트를 탈출하는 그들은 끝까지 자신들을 저버리지 않는 하느님과 시나이 산에서 계약을 맺게 되고, 자신들의 구원자이신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거룩한 민족으로 이끌어 주시리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만큼 이집트 탈출은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신앙의 중심이자 출발점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선조들이 왜 이집트에 이주하게 되었고, 또 언제 탈출을 하게 되었는지를 아주 소상하게 기록을 통해 후세에 전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 이집트 탈출을 주도적으로 이끈 모세에 대해서도 성경 곳곳에 소개하고 있다. 아무튼 그들 조상이 이집트에 이주하게 된 배경은 아브라함 선조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이미 예고를 하고 있다.

‘그때 하느님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잘 알아 두어라. 너의 후손은 남의 나라에서 나그네살이하며 사백 년 동안 그들의 종살이를 하고 학대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네 후손이 종이 되어 섬길 민족을 나는 심판하겠다. 그런 다음, 네 후손은 많은 재물을 가지고 나올 것이다. 너는 평화로이 네 조상들에게로 갈 것이다. 너는 장수를 누리고 무덤에 묻힐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사 대째가 되어서야 여기로 돌아올 것이다. 아모리족의 죄악이 아직 다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창세 15,13-16)

따라서 이를 주도하는 모세에 관해서는 그들은 무한의 신뢰를 보내는 것 같다. 아브라함부터 모세까지 그 직계 조상의 산 햇수까지 세부적으로 족보로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아버지 아므람, 어머니 요케벳은 물론 모세의 집안 가족 관계는 아주 구체적으로 나열되어 있다. 형 아론의 자식은 물론 형과의 나이 차도 알려줄 정도이다. 물론 장인 이트로의 이력까지도 알려 준다. 더구나 모세가 마흔 살까지 이집트 왕궁에서, 여든 살까지는 미디안에서 살았다는 것과 그 이후 하느님의 인도로 이스라엘 백성을 안내하는 지도자 모습을 상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아무튼 모세와 아론의 족보 요약이다. 레위가 산 햇수는 백삼십칠 년이다. 그의 아들 크핫이 산 햇수는 백삼십삼 년이다. 크핫의 아들 아므람은 자기의 고모 요케벳에게서 아론과 모세를 낳았는데, 그가 산 햇수는 백삼십칠 년이다. 모세가 이집트를 떠나올 때가 여든 살이었다. 이렇게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대로 레위에서 사 대째에 이집트에서의 종살이로 학대를 받는 가운데,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따라 젖과 꿀이 흐르는 곳으로 나올 수 있었다.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 땅에서 이끌라는 하느님의 분부를 받은 이들이 바로 모세와 아론이며,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려고 이집트 임금 파라오에게 말한 이들도 바로 모세와 아론이다.[계속]

[참조] : 이어서 '거듭 소명을 받은 모세‘가 소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