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이전글 코로나19에 지친 그대에게 힘이 되어줄 글귀 "Hoc quoque transibit" / ...  
다음글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면 죄가 되나요? |3|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8-05 조회수1,110 추천수12 반대(0)

산디에고 가는 길을 읽으면서 그 길이 사이클 경기의 길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투르 드 프랑스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사이클 경기입니다. 20여 일 동안 4000킬로를 달리는 경기입니다. 저는 엄두를 못 내지만 이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가장 유명한 선수는 1999년부터 일곱 번이나 우승했던 미국의 랜스 암스트롱입니다. 또 한명의 선수가 있는데 독일의 얀 울리히 선수가 있습니다. 언제나 2등에 머물렀던 선수입니다. 2003년 다섯 번째 대결을 할 때입니다. 역시 1등으로 달리던 암스트롱 선수가 응원하는 사람의 가방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울리히가 그냥가면 이번에는 그토록 바라던 1등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울리히는 넘어진 암스트롱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암스트롱이 달리기 시작할 때 따라 달렸습니다. 울리히는 이번에도 2등에 머물렀습니다. 독일 국민은 울리히 선수의 모습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독일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지난날의 잘못을 사과하는 것인지 모릅니다. 아직까지 지난날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지 못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빠르게 달릴지는 모르지만 바르게 달리지는 못하는 사람과 같습니다.

 

암스트롱은 빠르게 달렸고, 울리히는 바르게 달렸습니다. 이 경기를 지켜보던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은 빠르게 달렸던 암스트롱보다 바르게 다렸던 울리히에게 더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2012년 암스트롱은 지속적으로 금지된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밝혀졌고, 암스트롱의 모든 우승 실적은 취소되었습니다. 2003년 진정한 우승은 바르게 달렸던 울리히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세상은 빠르게 달리는 사람에 의해서 변화될 것 같지만 세상은 바르게 달리는 사람에 의해서 변화되는 것 같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친일하던 사람들의 숫자가 훨씬 많았다고 합니다. 독립운동은 가진 것을 다 빼앗기고, 위험하고, 죽음을 각오하는 일입니다. 친일은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고, 편안하고, 풍요로운 삶이 보장되는 일입니다.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친일하던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독립운동을 하던 사람은 목숨을 바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친일했던 사람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목숨을 바치면서 치열하게 싸웠던 독립 운동가를 기억합니다. 그들은 빠른 길을 가지 않고 올바른 길을 갔기 때문입니다.

 

조선시대에 임금은 암행어사를 파견하였습니다. 지방의 관리가 부정과 부패를 일삼고, 백성들을 괴롭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암행어사는 임금이 파견하였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평범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암행어사를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암행어사는 지방 관리의 잘못을 밝혀내고, 억울한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암행어사는 임금이 하사한 마패를 보여주었습니다. 마패는 임금으로부터 파견 받았다는 표시였습니다. 마패를 본 지방 관리는 암행어사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행색은 초라했지만 그가 바로 임금을 대신해서 왔기 때문입니다.

 

백성들은 암행어사의 활동을 보았고, 임금을 칭송하였습니다. 임금이 암행어사를 통하여 백성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암행어사 이야기를 읽으면 통쾌했습니다. 불의는 정의를 이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성서에서 암행어사와 같은 사람은 예언자입니다. 예언자는 암행어사처럼 마패를 받지는 못했지만 이스라엘 백성이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하느님의 뜻을 선포하였습니다. 불의한 권력을 향하여 하느님의 심판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예언자의 선포를 존중하였습니다. 예언자들이 하느님께로부터 왔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입니다. 복음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를 담담하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야고보, 요한을 데리고 산으로 가셨습니다. 산 위에는 모세와 엘리야가 있었습니다. 모세는 하느님께로부터 10계명을 받았던 예언자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했던 예언자였습니다. 엘리야는 바알의 거짓 예언자들을 물리친 예언자였습니다. 수레를 타고 하늘로 올랐던 예언자였습니다. 모세와 엘리야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바른길을 걸었던 예언자였습니다. 하느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던 예언자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예수님의 옷은 하얗게 빛났고, 예수님의 모습은 거룩하게 변모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늘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께 천막 셋을 지어서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지내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뜻밖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는 외모의 변화가 아니었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넘어지지만 다시 일어서는 모습이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입니다. 넘어지고 넘어져 죽으셨지만 다시 부활하시는 모습이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입니다. 그러기에 교회는 십자가 현양 축일 40일 전에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세상의 흐름을 따라서 빠르게 살기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서 바르게 살면 좋겠습니다. 그 길이 주님께서 가신 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