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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5.“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0-12-04 조회수1,447 추천수5 반대(0) 신고

 

마태 9, 35-10, 1. 6-8(대림 1 토)

 

오늘 <말씀 전례>는 자비에 대한 말씀입니다.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말합니다.

“그분께서 반드시 너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들으시는 대로 너희에게 응답하시리라.”(이사 30,19)

 

<화답송>에서 시편작가도 말합니다.

“주님은 마음이 부서지진 이를 고치시고, 그들의 상처를 싸매주시네.”(시 147,3)

 

<복음>에서는 ‘선한 목자’가 지닌 자비의 마음, 곧 “가엾은 마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를 선포하시고 가르치시기만 하신 것이 아니라,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주십니다. 복음사가는 이렇게 전합니다.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입니다.”(마태 9,36)

 

사실,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는 이들”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곁에 있고, 우리 중에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힘이 없어 시달리고, 가진 게 없어서 시달리고, 무능해서 시달리고, 온갖 고통과 질병과 가난과 근심에 시달리는 이들에 우리는 둘러싸여 있습니다. 또한 일자리를 못 얻어 거리에서 기가 꺾여 방황하는 이들, 돈이 없어 자녀들에게도 기가 꺾여 사는 이들, 고국을 떠나와 이방인이 되어 기가 꺾여 있는 이들에 둘러싸여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곁에 있는 형제의 아픔을 보지 못하고, 또 보지 않으려 하는 걸까?

 

그들을 가엾이 여기고 소중히 여기는 선한 목자의 마음을 지니지 못한 까닭일 것입니다. 곧 타인의 처지에 마음 아파하지 않음입니다. 그것은 그들의 처지를 보고 슬퍼지는 자신의 마음에 충실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아픔을 같이 지니는 마음을 말합니다. 이를 우리는 하느님의 연민 혹은 자비심”,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제1독서>와 <화답송>에서 보여주듯이, ‘마음이 부서진 이를 고치시고, 그들의 상처를 싸매 주시는 마음’입니다. 이 단어의 히브리어 원어의 뜻은 태중의 아기와 분리되지 않는 어머니의 마음을 말합니다. 엄마의 숨으로 두 몸이 함께 숨 쉬는 것을 말합니다. 곧 타인을 자신의 일부로 소중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당신의 일부로 여기십니다. 그러니 지체가 아프면 온몸이 함께 아프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 주님의 이 마음을 놓쳐서는 안 될 일입니다. 오늘도 그 마음으로 우리와 함께 계신 그분의 사랑을 잊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그리고 우리도 또한 그분의 이 마음을 품어야 할 일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필립 2,5)

 

우리는 그분의 이 마음이 ‘이미’ 안에 들어와 있음을 보아야 합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1코린 2,16)

 

그렇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거저 받았으니 거저주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마태 9,36)

주님!

당신께서는 병고와 세파에 시달리고 절망과 슬픔에 기가 꺾인 이들의

바람막이로 저를 보내셨습니다.

시달리며 기가 꺾인 이들을 측은히 여기시는 당신의 마음을 제 마음에 심으소서.

제 손이 상한 갈대를 꺾지 않게 하소서. 제 말이 꺼져가는 불씨를 끄지 않게 하소서. 제가 그들을 어루만지게 하소서.

우리 가운데 있는 그들을 더 이상은 못 본 척 무시하지 않게 하소서.

모르는 척 업신여기지 않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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