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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빈첸시오 신부의 여행묵상 52 - 마침내 이곳에 下 (우유니 소금 사막/ 볼리비아)
작성자양상윤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10 조회수1,238 추천수1 반대(0) 신고

 

마침내 이곳에 下  

 

유우니 사막 패키지 둘째 날은 라구나 국립공원 돌아보는 일정이다,

 

마지막 일째는 아침 일찍 한두 군데를 들린 다음 오전 중에 칠레로 국경을 넘기 때문에

 

일이라고는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둘째 날이 거의 마지막 일정이나 마찬가지이다.

 

나는 패키지 여행을 신청할 라구나 국립공원 기대하지도 않았다, 정확히는 있는지도 몰랐다.

 

인터넷검색을 하면서 내가 알아보았던 우유니 사막을 돌아보고 칠레로 보내주는 패키지 일정에

 

분명히 라구나 국립공원이 포함되어있었을 것이고

 

여행사에서 신청서를 작성할 때도 대충의 일정을 설명해 줬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우유니 소금 사막과 칠레로 국경을 넘는 것이었기 때문에

 

대충 대충인 나의 성격상 라구나 일정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알고 나서 바로 까먹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여행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렇게 대충 대충이지는 않았다,

 

물론 그런 나의 성격은 이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만 

 

그래도 여행을 준비할 만큼은 평소와는 다르게 나름 꼼꼼했었다,

 

누구나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에는 열심이듯이 내가 워낙 여행에 관심이 많고

 

또한 해외여행은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 국내여행처럼 쉽게 떠날 수가 없는 것인데다가

 

갔었던 곳을 다시 갈수 있다는 보장도 없기에

 

한번 갔을 후회 없이 즐기고(?) 오려면은 만큼 준비를 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배낭 여행을 시작하던 시기는 인터넷 문화가 지금 만큼 발달하지 않아서

 

여행에 관련된 정보를 가장 많이 그리고 쉽게 얻을 있는 곳이 가이드 이었기에

 

여행 가기 훨씬 전부터 형광 펜으로 밑줄을 그어 가며 여행에 실질적으로 관련된 것은 물론이고

 

나라의 역사, 문화등 책에 나와있는 거의 모든 것을 꼼꼼하게 공부했었다,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행을 가서도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곳은 빠짐없이 가려고 애를 썼고

 

혹시 한곳이라도 어쩔 없이 갈수 없게 되면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다.

 

그때는 지금보다 한참 젊었으니 체력이 훨씬 좋았었기 했고

 

해외여행 경험이 별로 없다 보니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해서

 

지금은 절대 소화 할 수 없는 빡빡한 하루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 몸이 녹초가 되긴 하지만 

 

막상 돌아다니는 동안은 힘든 줄도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여행경험이 많아 지다 보니 그만큼 새롭게 다가오는 것들이 줄어들고

 

나라들의 특별한 명소들이 아닌 이상 유럽의 성당이나 동남의 시장에서 파는 물건들이

 

어느 순간부터인가 비슷 비슷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거.

 

물론 우리가 쉽게 유럽, 동남아라고 뭉뚱그려 말은 하지만 나라마다 지역마다 분명이 차이가 있고

 

그 만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미리 공부해서 역사적 배경과 문화의 차이를 알게 되면

 

확실한 차이를 알게 되고 흥미를 가지고 대할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굳이 관심 밖의 것을 많이 알고 느끼기 위해서 시간을 들여가며 공부하고 싶지가 않은 것이다.

 

이제 내가 여행에서 관심을 가지거나 흥미를 느끼는 것은

 

유럽의 성당이나 동남아 시장에서 파는 낯선 물건들이 아니라

 

도시의 분위기나 있는 그대로의 자연 풍경이다.

 

이것은 나의 여행경험이 많아졌기 때문에 취향이 변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보다 여행이 훨씬 편해진 것은 사실이다,

 

이전 여행들은 봐야 하는 것들, 해야 하는 것들, 먹어야 하는 것들을 숙제 하듯이 끝마치려고 

 

치열하게 하루를 보냈다면

 

이제는 여행계획을 세울 때부터 치열할 필요가 없어 졌다.

 

도시의 분위기나 자연의 풍경은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따로 공부를 필요 없이 그냥 보고 느끼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스타일의 여행이 좋은 것인지는 각자가 판단할 것이지

 

나와 다른 성격과 취향을 가진 사람의 여행 방법을 기준으로 평가할 일은 아닐 것이다.

 






 

 

라구나 국립공원은4천미터가 넘는 지역으로 가장 높은 지역은 5천미터 이상에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고도가 높은데다 강수량까지 적다 보니 내가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다른 모습의 풍경이 펼쳐진다.

 

나무가 전혀 자라지 못하고 식물이라고는 작은 풀들만이 자라고 있는데

 

그것도 평지에서나 그렇지 높은 산에는 포기 자라지 않아 황량하고 쓸쓸해 보인다.

 

유명 관광지가 대부분 그렇듯이 이곳도 들려야 하는 관광 포인트들이 있다,

 

그때가 시즌이어서 그랬는지 관광 포인트에는 여러 대의 차들과 차에서 내린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다음 코스로 이동하거나 중간에 잠깐 내려서 사진을 찍을 때면

 

많던 차량들과 사람들은 어디로 갔는지 보통은 우리가 한 대이거나 

 

아주 가끔 다른 차량 한두 대를 만나는 것이 전부였다.

 

만큼 공원의 크기가 넓고 것이 많아서 그런 것이지

 

아니면 비슷 비슷한 풍경이라 몰려(?)다닐 필요한 없어서 그런 것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황량하고 쓸쓸한 풍경에 덜렁 우리들만 있는 모습은 황량함과 쓸쓸함을 더욱 실감나네 만들어주었다.

 

그렇다고 라구나 국립공원이 전부 이런 풍경인 것은 아니다,

 

마치 우유니 소금사막에  물고기 생뚱맞게 자리하고 있는 것처럼

 

주변이 온통 민둥산과 허허 벌판인 이곳에도 생뚱맞게    바위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다,

 

어떠한 과정을 거쳐 형성된 지형인지는 모르겠지만 바위들의 모양이 독특하기까지 것이

 

조금 과장을 보태면 누군가 바위로 작품을 만들어서 옮겨다 놓은 하다.

 

또한 공원 안에는 호수도 있고 중간 중간 작은 물웅덩이들도 있다,

 

이렇게 높은 곳에 그리고 나무들도 없고 강수량도 많지 않은 곳에 물이 모여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더더욱 나의 관심을 것은 그 곳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플라맹고들이었다,

 

우리나라 자연에서는 평소에 붉은 색을 가지고 있는 새를 기회도 거의 없는데다

 

그렇게 새를 보기도 힘든데 붉은 색의 새들이 눈앞에서 무리 지어 있으니 또한 감동이다.

 

아쉬웠던 것은 플라맹고 주둥이도 날카롭지 않고 다리도 다른 새들이 비해 약하다 보니

 

천적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할만한 능력이 부족해 심하다 심을 정도로 조심성이 많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좀더 자세히 보고 싶어 다가가려 하면 

 

거리에서도 바로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가까이서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마치 아름다워서 가까이 다가가서 보려면 만큼 다시 멀어지는 무지개처럼

 

플라맹고들도  다가 가면 그만큼 다시 멀어진다.

 

다가 갈수 없는 것은 언제나 아름다워 보일까?

 

  

  

 

둘째날의 마지막일정은 오천미터 이상의 높은 곳에 위치한  붉은 호수

 

나무도 자라지 않고 비도 내리 않는 곳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크기의 호수이고

 

역시나 호수의 크기 만큼이나 물웅덩이에서 봤었던 플라맹고의 숫자와는 비교되지 않는  

 

많은 플라맹고들이 먹이를 찾고 있고 가끔씩은 무리를 지여 날아다니기도 한다 .

 

그런데 나의 관심을 것은 호수의 색이었다,

 

호수는 이름 그대로 전체적으로 붉은 색이긴 하지만 흰색과 초록색

 

그리고 쪽빛이라고도 부르고 프루시안 블루라고도 부르는 짙은 남색까지 여러 가지 색이 어우러져 있다.

 

붉은 색은 물속에 사는 플랑크톤이나 미생물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흰색은 분명히 소금일 것이며

 

녹색은 수초나 이끼들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짙은 쪽빛 물색은 경험상 맑고 깊은 바다에서나 있는 색인 것이다, 깊어도 아주 깊은.

 

그런데 그 색깔이 깊지 않은 호수에 있는 것이다.

 

내가 그런 쪽빛을 것은 필리핀에서 작은 배를 타고 어느 섬을 들어갈 때였다,

 

물론 이전에도 쪽빛이 어떤 색인지 알고 있었고 본적도 있었지만 자연에서 것은 처음이었다.

 

배를 타고 어느 정도를 가다가 우연히 바다를 보았는데 그대로 쪽빛인 것이다.

 

보통의 색들은 여러 겹쳐 칠하면 진하고 깊은 색이 만들어 지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물감에는 한계가 있다,

 

쪽빛을 원하면 쪽빛 물감을 써야지 파란색 물감을 아무리 여러 겹쳐 칠한다 해도 쪽빛이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연에서는 달랐다,

 

맑은 파란 바다색이 끝을 없을 만큼의 깊이에서 수없이 겹쳐지면서

 

물감의 쪽빛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맑으면서 동시에 한없이 깊은 쪽빛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빛깔이 신비하고 매혹적이었는지 

 

섬에 도착할 때까지 거의 한 시간이상을 쪽빛의 바다만 바라보면서도 지루한 줄을 몰랐었다.

 

미술을 공부 은사님께서

 

형태가 아닌 만으로도 사람에게 감동을 있다라는 말씀이 실감나는 체험이었다.

 

언젠가 나의 이런 경험을 누군가와 이야기 한적이 있었는데 

 

사람은 제주 바다에서 나와 같은 경험을 한적이 있다고 했다,

 

지금도 그런 쪽빛이 얕은 붉은 호수 있는 것이 어떤 현상 때문인지 모르겠고

 

혹시 눈의 착각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찍었던 사진에서도 내가 보았던 쪽빛이 그대로다.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끼는 이유는 각자 다를 것이고 호불호도 갈릴것이다,

 

하지만 너무 추상적인 표현이기는 하지만 맑고 깊은 사람' 

 

누구에게나 호불호 없이 호감인 것은 물론이고 때론 감동까지 느낄 것이다.

 

물론 그런 사람이 주위에 흔하지도 않고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 사람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같다.

 







 

 

항상 로망이었던 우유니 소금 사막, 한국에서 쉽지 않은 길이기에 더욱 간절했던

 

그리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라구나 국립공원.

 

그곳은 독특하고 신비한 아름다움이 있고 황량하고 쓸쓸한 아름다움도 있었다.

 

하지만 여행하기전 그리고 다녀온 후에 찾아본 후기에는 

 

독특하고 신비하다는 글은 많지만 황량함이나 쓸쓸함에 대해서는 전혀 보지 못했다

 

같은 풍경을 보더라도 당연히 모두 다른 느낌을 받을 텐데 오직 나만이 그렇게 느낀 것일까?

 

이제는 갈곳 없이 자리에 모여 녹슬어 가고 있는 기차들이 쓸쓸하게 아름다웠다,

 

사막 한가운데 쌩뚱맞게 자리하고 있는 물고기 섬이 쓸쓸하게 아름다웠다,

 

하얀색 지평선으로 지는 해가 쓸쓸하게 아름다웠다,

 

깊지 않은 물웅덩이에서 열심히 먹이를 찾는 플라맹고가 있는 풍경이 쓸쓸하게 아름다웠다,

 

달리는 SUV 차량이 만들어내는 흙먼지가 뽀얗게 퍼지는 벌판의 풍경이 쓸쓸하게 아름다웠다.

 

황량하고 쓸쓸한 아름다움이 싫지 않고 그런 느낌을 받을수 있는곳이 지구상에 별로 없을 것이기에

 

나는 그곳에 다시 갈 수 있기를 꿈꾸고 있다.

 

 

-10, 20, 30 일에 업데이트 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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