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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30 조회수1,083 추천수1 반대(1) 신고

 

길은 인생의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할 때도 있습니다. 길을 잘 가기 위해서는 이정표를 잘 봐야 합니다. 낯익은 길은 이정표가 없어도 잘 갈 수가 있지만, 낯선 길은 반드시 이정표를 잘 봐야 합니다. 겨울에 지리산을 예전에 종주할 때였습니다. 적십자가 주관한 행사였습니다. 지리산은 동네 산과는 다릅니다. 특히 겨울에는 기후 변화가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혹시 모를 악천후에 대비하지 않으면, 자칫 잘못하면, 생명을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여름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는 여름에도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산에 가면 산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게 있습니다. 겸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산악 인명구조 활동 봉사를 위해서 지리산 등산학교를 수료했습니다. 힘들게 수료를 했습니다. 산에서도 실제 느끼는 것이지만, 등산학교를 나오면서 배운 인생의 교훈이 있습니다. 자연 앞에서는 인간은 겸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남 진주에 사는 분이신데 한번은 산행대장을 맡아서 통솔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눈보라가 세차게 몰아치고 눈이 많이 내려서 길도 분간할 수가 없을 정도로 산행이 힘든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첨단 산행 장비도 좋은 게 있어서 괜찮지만, 그 당시만 해도 지도와 나침반을 이용해 독도법을 통해서 겨우겨우 길을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여름 같은 경우에는 안개가 엄청 심할 때는, 어느 정도 길에 익숙한 분들은 지도가 아니더라도 그동안 오랫동안 경험으로 길을 잘 아는 분이 있습니다. 산에서는 산행대장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산에서는 일단 무슨 일이 있어도 산행대장의 지시를 잘 따라야 합니다. 악천후 같은 날씨에서는 단체의 생명이 대장 손에 달린 경우도 있습니다. 산행대장이 극도의 오판을 하지 않은 이상은 전적으로 대장의 지시에 따라야 합니다. 한번은 대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서 큰일을 경험한 적이 있었습니다.

 

도저히 길을 찾을 방법이 없어서 중간에 비상탈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대장은 탈출 경로는 충분히 알고 있었던 터라, 그 상황에서는 그게 자기가 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이라고 판단해서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다른 한 대원은 대장이 선정한 루터가 잘못된 루터라고 판단해서 길 때문에 약간의 논쟁이 있었습니다. 그 대원은 자기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우리는 정상적으로 비상탈출을 성공적으로 했습니다. 그 대원에게는 결국 조난사고가 났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우리는 지리산 인명구조대와 공조로 그 대원을 찾아서 무사히 구출했기는 했습니다. 이때 배운 교훈이 있습니다.

 

설사 그 대원이 애초에 생각한 루트가 맞다고 하더라도 그런 상황에서는 일단 단체의 뜻에 따라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일단 단체가 잘못된 판단에 따라 움직일 수도 있지만, 단체 속에 있으면 비상사태가 일어난다고 해도 적절한 대처를 할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혼자의 경우에는 위험부담이 따른다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산에서는 겸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분도 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수준급에 올라온 분입니다. 그럼에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보면서, 실제 산에서는 아니, 자연 앞에서 인간은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피부로 절실히 배웠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예수님의 말씀이 예전에 제가 경험했던 이 경험을 되살리면 살아 있는 경험과도 같은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예수님이 가신 그 길이 진리의 길이며 그 진리를 따라 사는 게 생명을 얻는 길이라고 하시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길을 잘 가려면 그 길을 가 본 경험이 있어서, 그 길을 잘 아는 산행대장처럼 대장의 지시에 잘 따라야 안전하게 길을 갈 수가 있는 것처럼, 우리가 예수님을 따르는 신앙 여정도 산에서 산행대장을 따르는 것과 아주 흡사할 것 같습니다. 그 길을 가면서 반신반의하면 마음이 산란해질 겁니다. 예수님의 길을 가는 것은 예수님에 대한 전적인 신뢰가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럴 때 그 길은 절대 배신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 그 길은 분명히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는 생명의 길이 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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