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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준비하고 기다리기(QT묵상)
작성자송영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0-10-24 조회수2,087 추천수17 반대(0) 신고

오늘의 말씀에서는 준비하고 기다리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의 이야기 입니다. 언제 오실지 모르는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면서 항상 종의 직분을 다하라는 말씀이십니다.

 

날씨가 꿀꿀하고, 가을을 타는 탓인지 가슴이 텅 비인것 같고 허전합니다. 자꾸 배가 고파서 무엇인지 먹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압니다. 이것은 먹는다고 해서 채워지지 않는 허기라는 것을.....

 

마냥 앉아서 정해지지도 않은 시간을 기다리는 것처럼 지루한 일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더 심한 표현을 하지면 올지 않올지 확신도 없이 기다린다는 것은 더욱 참담한 일일 것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곧 깨달은 것은 믿음, 반드시 오신다는 믿음의 부족이 주요한 이유라는 것입니다.

 

그분으로 해서 생명을 얻었고, 다시금 거듭났고, 올바르게 살아보려고 노력합니다. 그저 고운 마음을 먹고 양보하면서 살면 착한것이지 하는 생각을 오래도록 했습니다. 그러한 삶도 나쁜 것은 아니겠습니다. 그러나 이제금 서서히 깨닫는 것은 신앙이란 그 이상의 것이라는 것입니다. 자기자신을 사랑하고 보호하고, 피할 수 있는 일은 피하면서 현명하게 사는 것은 결코 비신앙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생각없이 양보하고, 생각없이 자기를 포기하고 그것이 착한 일인양 행동하는 자기포기는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따르라는 주님의 말씀과는 영 상반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자신이 없는 것이지 착한 것이 아닙니다.

 

그분으로 해서 살 용기를 얻고 십여년을 기다리고 나서 정말 오실지를 궁금해 하면서 이제는 용기있게 자기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혼자서는 할 수가 없습니다. 왜이리 외로웠던가. 내 십자가가 왜이리 무거웠던가. 인간에게 의존하면 그 결과가 허탈한 배신감이나 버림받음이 그 귀결이었던가를 이제금 알았습니다.

 

그냥은 기다릴 수 없습니다. 제 마음 속에는 들여다 보이기는 하지만 넘어설 수 없는 비닐장막이 쳐져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기도할 때는 항상 좋은 이야기만 하려고 했고, 크게 야단맞지 않을 허물만 고백성사 드렸고, 거룩하고 울적한 마음이 신앙인줄 알았습니다. "영국에서 프랑스 까지 가장 빨리 가는 길은 무엇입니까?" 하는 질문을 받아보신 적이 있습니까? 답은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가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이제 비닐 장막을 걷워내고 성령님과 아픔과 허물과 짜증까지도 함께 나누면서 그리고 추억들을 곱게 간직하면서 주님이 이세상에 다시 오실 날을 기다린다면 얼마라도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제 오실지 모르는 주인을 깨어서 기다리다 맞이하려면 주인을 사랑하고, 주인을 그리워 하면서 기다려야 합니다. 그분이 보내주신 성령님과 이야기 하면서 부끄러운 고백과 허물도 내려놓고, 자기속에 빠져서 혼자서 모든 일을 해결하려 하지 말고 도란도란 상의하면서 나아가는 길은 아마도 게으르지 않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주님 당신이 오실때 까지 기다리겠습니다. 혼자서 버둥거리던 젊은날의 열정들이 모두 사그라졌다고 해도, 당신에 대한 사랑은 이세상을 버텨나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줍니다. 당신께서 보내주신 성령님과 상의하고 나누면서 당신이 돌아오셔서 시중을 들어드릴 수 있을 때를 기다리면서 행복한 당신의 종의 역할을 열심히 수행하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오시기 전까지 방황과 아픔을 핑계삼아 게으름을 피우지 않겠습니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약하디 약한 제가 남의 허물을 용서하려고 노력합니다. 자주 저지르는 저의 허물도 용서하여 주시고, 허물어지려 할때는 당신께서 반드시 오실 것이며 세상 끝날 까지 함께 계셔주시겠다는 약속을 잊지 말고 사랑으로 간직할 수 있는 용기와 믿음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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