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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룰 수 없는 사랑의 실천(연중 30주 월)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10-30 조회수2,516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00, 10, 30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복음 묵상

 

 

루가 13,10-17 (안식일에 병을 고치신 예수)

 

예수께서 안식일에 어떤 회당에서 가르치고 계셨는데 마침 거기에 열여덟 해 동안이나 병마에 사로잡혀 허리가 굽어져서 몸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여자가 하나 있었다.

 

예수께서는 그 여자를 보시고 가까이 불러 "여인아, 네 병이 이미 너에게서 떨어졌다." 하시고 그 여자에게 손을 얹어 주셨다. 그러자 그 여자는 즉시 허리를 펴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그런데 회당장은 예수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치시는 것을 보고 분개하여 모였던 사람들에게 "일할 날이 일주일에 엿새나 있습니다. 그러니 그 엿새 동안에 와서 병을 고쳐 달라 하시오. 안식일에는 안 됩니다." 하고 말하였다.

 

주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이 위선자들아, 너희 가운데 누가 안식일이라 하여 자기 소나 나귀를 외양간에서 풀어내어 물을 먹이지 않느냐? 이 여자도 아브라함의 자손인데 열여덟 해 동안이나 사탄에게 매여 있었다. 그런데 안식일이라 하여 이 여자를 사탄의 사슬에서 풀어 주지 말아야 한단 말이냐?" 하셨다.

 

이 말씀에 예수를 반대하던 자들은 모두 망신을 당하였으나 군중은 예수께서 행하시는 온갖 훌륭한 일을 보고 모두 기뻐하였다.

 

 

<묵상>

 

안식일 회당, 예수님께서 군중들을 가르치고 계십니다. 군중 속에는 회당장도 있습니다. 평화롭고 활기차며 열정으로 가득한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열여덟 해 동안 병마에 시달리던 한 여인이 등장함으로써 이내 이런 분위기는 깨지고 맙니다. 이제 열심히 가르치고 계시던 예수님과 가르침을 진지하게 듣고 있던 회당장은 이 여인을 사이에 놓고 극한의 대립을 하게 됩니다.

 

예수님의 치유 행위를 보고 회당장은 분개하여 군중들에게 말합니다.

 

"일할 날이 일주일에 엿새나 있습니다. 그러니 그 엿새 동안에 와서 병을 고쳐 달라 하시오. 안식일에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 응답하십니다.

 

"이 여자도 아브라함의 자손인데 십팔년 동안이나 사탄에게 매여 있었다. 그런데 안식일이라 하여 이 여자를 사탄의 사슬에서 풀어 주지 말아야 한단 말이냐?"

 

예수님께서는 참된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셨습니다. 참된 사랑은 여타의 이유로 인해 구체적인 실천을 방해받지 않습니다. 사랑을 실천하려는 사람에게는 사랑이 필요한 사람의 처지나 고통이 결코 남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회당장에게 있어 치유받은 여인은 안식일을 방해하는 제3자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는 이 여인의 고통을 당신의 것으로 삼으셨고, 그렇기에 치유라는 사랑의 실천을 도저히 뒤로 미룰 수 없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봉성체 때의 기억을 떠올려 봅니다. 자신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환자분들은 송구스러울 정도로 융숭하게 맞아주십니다. 한 달에 한 번 모시는 성체, 그리고 성직자, 수도자들과의 소중한 만남과 대화, 이 모두는 환자분들에게는 참으로 간절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무척 짧습니다. '조금만 더'라는 아쉬운 눈빛을 보내시는 환자분들에게, '다음달 또 뵐께요. 건강하세요.'라는 말씀을 드리고 다른 집으로 향합니다.

 

환자분들의 간절함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한 달에 한 번 있는 의례적인 행사로 봉성체를 다닌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 본당의 상황만 허락한다면 한 달에 한 번 있는 봉성체를 두 번으로 늘리면 좀 더 오래 만나 주님의 말씀을 나눌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사목 활동에 바쁘다는 이유로, 여러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사랑의 나눔에 철저하지 못했던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면서, 새로 시작한 한주간 예수님의 마음으로 나에게 맡겨진 하느님 백성에게 다가가기를 다짐합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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