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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믿음,희망,사랑의 행위인 기도(연중 32주간 토)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11-18 조회수3,018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00, 11, 18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복음 묵상

 

 

 

루가 18,1-8(과부의 간청을 들어주는 재판관의 비유)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언제나 기도하고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비유로 말씀하셨다.

 

"어떤 도시에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거들떠보지 않는 재판관이 있었다. 그 도시에는 어떤 과부가 있었는데 그 여자는 늘 그를 찾아가서 '저에게 억울한 일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하고 졸라 댔다.

 

오랫동안 그 여자의 청을 들어 주지 않던 재판관도 결국 '나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거들떠보지 않는 사람이지만 이 과부가 너무도 성가시게 구니 그 소원대로 판결해 주어야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꾸만 찾아와서 못 견디게 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주님께서는 계속해서 말씀하셨다. "이 고약한 재판관의 말을 새겨들어라. 하느님께서 택하신 백성이 밤낮 부르짖는데도 올바르게 판결해 주지 않으시고 오랫동안 그대로 내버려 두실 것 같으냐?

 

사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과연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묵상>

 

 

신앙 생활에 있어 가장 일상적인 행위이자 이 생활을 굳건하게 하는 힘이 되는 행위는 기도입니다. 기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 한 가지는 기도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희망 그리고 구체적인 실천으로서 사랑을 전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 믿지 않기에 희망을 지니지 못하는 사람, 믿고 희망하는 바를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은 참된 기도를 드릴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믿음, 희망, 사랑과 기도는 분리될 수 없는 것입니다. 기도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담아내는 그릇입니다.

 

내용과 형식이야 어떻든 신앙인들은 많은 기도를 합니다. 그런데 이 기도가 모두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행위인지 묻는다면, 솔직히 그 답은 회의적입니다. 열심히 기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생각했던 결과가 따르지 않을 때 낙담하기도 하고, 믿음과 희망이 동요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경우 자신의 기도가 하느님의 뜻을 알아내고 따르려는 참된 기도였는지 아니면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이기적 수단으로 기도를 이용했는지 성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탓을 묻지 않고 하느님께 원망의 화살을 돌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기도를 합니다. 원하는 바가 간절할수록 기도 역시 간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도에는 분명 어떤 결과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자신이 원하던 것이든 아니면 정반대의 것이든 말입니다. 자신이 원하던 것을 얻으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릴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정말로 나를 사랑하시고 돌보아 주신다라는 기쁨을 느끼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정반대의 경우라면 하느님께서 내 안에서 이루고자 바를 겸손하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도대체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하시는가? 나를 사랑하시는가? 하느님께서 정말 계시기는 하나?'라는 불신의 마음을 가지기 쉽습니다.

 

기도를 합니다. 그 결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바라던 것과는 거리가 먼 결과입니다. 과연 누구에게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나인가? 아니면 하느님인가?

 

"하느님께서 택하신 백성이 밤낮 부르짖는데도 올바르게 판결해 주지 않으시고 오랫동안 그대로 내버려 두실 것 같으냐?" 라는 말씀보다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과연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라는 예수님의 탄식이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요?  믿음도 없고, 희망도 없으며, 사랑의 실천은 하지 않으면서 기도를 하느님을 이용하려는 도구로 삼으려는 어리석음이 아직까지 신앙인들 사이에 만연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저도 예외는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이 시간 묻습니다.

 

'과연 왜 기도하는가?'

'무엇을 기도하는가? '

'기도를 통해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그리고 생각합니다.

 

믿고 희망하며 구체적인 사랑의 실천을 하는 만큼 참된 기도를 할 수 있고, 참된 기도를 한 만큼 내가 원하던 것이든 그 반대의 것이든 하느님의 은총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음을.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한 주간을 기쁘게 마무리하시고,  

주님과 믿음의 벗들과 함께 하는  

벅찬 주일 맞이하시기를 기도하면서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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