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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금은 즐길 때...(대림 2주 금)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12-15 조회수2,223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00, 12, 15  대림 제2주간 금요일 복음 묵상

 

 

마태오 11,16-19 (세례자 요한에 대한 예수의 증언)

 

그 때에 예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대를 무엇에 비길 수 있으랴? 마치 장터에서 아이들이 편갈라 앉아 서로 소리지르며 '우리가 피리를 불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았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가슴을 치지 않았다.' 하며 노는 것과 같구나.

 

요한이 나타나서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으니까 '저 사람은 미쳤다.' 하더니 사람의 아들이 와서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니까 '보아라, 저 사람은 즐겨 먹고 마시며 세리와 죄인하고만 어울리는구나.' 하고 말한다. 그러나 하느님의 지혜가 옳다는 것은 이미 나타난 결과로 알 수 있다."

 

 

<묵상>

 

며칠 전 국방부에서 발간한 올해 국방백서 때문에 논쟁이 붙었습니다. 국방백서에 북한을 우리나라의 주적(주요한 적)으로 명시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남북의 정상이 만났고, 이산가족들의 상봉도 이어지고 있으며, 고위급 회담 등이 계속적으로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을 여전히 주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니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현실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인식은 냉전 시대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일부 정신 나간 사람들의 인식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국가 방위와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국방부의 인식이 이렇다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줍니다.

 

북한 주적론을 펴는 이들에게서 자신들의 기득권과 편협한 사고만을 현실로 받아들임으로써 새롭게 열리는 현실을 거부하려는 마지막 몸부림을 봅니다. 이들은 도대체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제대로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온 나라가 기쁨에 넘쳐 한판 잔치를 벌이고 있는데 재를 뿌리며 통곡을 하자고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사람들입니다.

 

모든 것에는 때와 장소가 있기 마련입니다. 똑같은 생각이나 행동이 어떤 때, 어떤 장소에서는 정당하게 받아들여지지만, 그와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때와 장소를 결정하는 것은 소수의 기득권 세력이 아닙니다. 거기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입니다. 이들은 신앙인의 눈으로 보자면 힘없는 이들과 하나되신 하느님 자신이요, 하느님께서 모아 한 자리에 있게 하신 하느님의 백성입니다.

 

남북 문제에 있어서 보자면, 기쁨에 넘쳐 대동의 춤을 흐드러지게 추어야 할 때를 결정하는 것은 칠천만 남북 민중이지, 분단 상황에 편승해서 지금까지 잘 먹고 잘 살던 소수의 분단 지지 세력이 결코 아닙니다. 이땅에 화해와 일치, 평화와 통일을 이루어 주시려는 하느님께서, 그리고 하느님께서 주시고자 하시는 참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이 대동의 한마당을 만드는 것이고, 지금 우리 민족에게 이 한마당이 멋드러지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분단 세력이 시대착오적 발상을 하루 빨리 집어던지고 현실을 직시하고 한 마음으로 동참하기를 이 자리에서 간곡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권고하고 싶습니다.

 

극기와 고행으로 주님의 나라를 설파했던 세례자 요한을 미친 놈이라고 매도하다가, 모든 이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풍요와 기쁨의 하느님 나라를 삶으로 보여주신 예수님께는 쌍스러운 놀이꾼이라는 가당치도 않는 누명을 뒤집어 씌우는 당시 사람들을 어리석음이 제발 이 땅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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