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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다림, 만남 그리고 설레임(대림 3주 금)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12-22 조회수1,905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00, 12, 22  대림 제3주간 금요일 복음 묵상

 

 

루가 1,46-56 (마리아의 노래)

 

그 때에 마리아는 이렇게 노래를 불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 설렙니다. 주께서 여종의 비천한 신세를 돌보셨습니다.

 

이제부터는 온 백성이 나를 복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 일을 해 주신 덕분입니다.

 

주님은 거룩하신 분, 주님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는 대대로 자비를 베푸십니다. 주님은 전능하신 팔을 펼치시어 마음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권세 있는 자들을 그 자리에서 내치시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높이셨으며, 배고픈 사람은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요한 사람은 빈손으로 돌려 보내셨습니다.

 

주님은 약속하신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의 종 이스라엘을 도우셨습니다. 우리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대로 그 자비를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토록 베푸실 것입니다."

 

마리아는 엘리사벳의 집에서 석 달 가량 함께 지내고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묵상>

 

이제 성탄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고, 성탄을 맞이하는 마음의 떨림도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 설레입니다."

 

성탄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을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겠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바로 마리아의 마음 안에 고동쳤던 것과 같은 '설레임'일 것입니다. 우리는 삶 안에 있는 중요한 만남 앞에서 설레임을 갖게 됩니다.

 

세례를 받고 성체를 모시기 위해 하루 하루를 기도하며 손꼽아 보내는 예비 신자들에게서, 선을 보러 나가는 예비 신랑, 신부에게서, 출산을 앞둔 산모와 그의 남편에게서, 서품을 앞둔 후보자들에게서 때로는 초조하기까지 한 그러한 설레임을 봅니다.

 

하나의 만남의 형태가 어떠하든, 장차 만나게 될 상대방이 누가 되었든, 그 만남이 인생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질수록 설레임은 더욱 커다랗게 가슴을 저미며 자리합니다.

 

그러기에 성탄을 기다리는 우리 마음이 얼마나 설레이는지를 조용히 묵상해보면, 과연 우리가 얼마만큼 성탄을 진심으로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얼마나 가절히 기다리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내 자신은 얼마나 간절한 설레임으로 성탄을 기다리고 있는 돌아봅니다. 판공 성사, 세례식, 성탄 전례, 초등부, 중고등부, 청년들의 성탄 행사, 내년 사목계획...자칫 주어진 여러가지 일 때문에 성탄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하느님을 기다리는 설레임을 생각합니다. 하느님을 기다리는 설레임은 분명 사람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며 느끼는 설레임과 다른 것입니다. 하느님의 오심은 인간의 그것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좀 더 가지려고 하고, 좀 더 높은 자리에 앉으려고 합니다. 자신이 그렇지 못했으면 자식만이라도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가난한고 보잘것없는 사람보다는 힘있는 사람, 유명한 사람과 친해지고자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무시하시는 분이 아니라, 그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채워주시는 분, 보잘것없는 이들을 높이시며 배고픈 사람은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는 분이십니다. 부족한 사람들을 채워주시기 위해 하느님께서는 몸소 사람이 되어오시는 것입니다.

 

자신의 부족함, 자신의 보잘것없음을 진정으로 인정하는 사람만이 설레이는 마음으로 자신에게 오시는 주님을 기다릴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배고픈 사람들, 직장에서 쫓겨난 사람들에게 있어서 하느님은 오시면 좋고, 안오셔도 할 수 없는 그런 분이 아닙니다. 인간의 이기심이 빼앗아간 것들을 다시 채워주실 수 있는 분은 하느님 한분 밖에 계시지 않기에, 이들의 기다림은 간절하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합니다.

 

요란한 캐롤 소리와 화려한 성탄 장식 불빛에서 우리에게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과연 참되게 만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진정 하느님께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준비보다 겸손과 가난으로 채워진 마음의 준비를 즐겨받으실 것입니다.

 

자신의 비천함을 깨닫고 이러한 자신에게 찾아오시는 하느님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 우리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우리가 가진 시간과 능력과 재물을 함께 나누는 것이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실 우리의 성탄 선물이 될 것입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 설레입니다. 주께서 여종의 비천한 신세를 돌보셨습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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