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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파와 영혼의 동맥경화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1-01-17 조회수1,705 추천수18 반대(0) 신고

안또니오 아빠스 축일이다.

안식일에 사람을 살리는 것이 옳으냐, 죽이는 것이 옳으냐는 주님의 말씀이

강하게 들려온다.

안식일=주일=휴일!

이날을 휴식의 날, 쉼의 날이 아니다.

이날은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는 날>이다.

 

우리는 노동을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동참하는 일>로 바라보고

그래서 주일을 하느님께서 창조사업을 마치시고 쉬신 것처럼

우리도 쉬는 날로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가 가치창조를 위해 노력하는 노동하는 주간의 날들은

어찌보면 사람과 생명과 자연을 죽이는(?) 일을 하는 탐욕스런 날들인지도 모른다.

사람을 살리기보다는

자연을 살리기보다는

오히려 우리의 욕심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자연을 죽이는 날들이 되고 있을 성싶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있어 주일이야말로

참으로(!) 못다한 사람을 살리고 자연을 살리는데 몰입해야 하는 날인 듯싶다.

그래,

주일, 휴일 만큼은 내가 더 사랑하지 못했던 가족들과 친지들, 친구들, 불쌍한 이웃들에게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어줌으로써 사람을 살리고...

그동안 바빠서 바라보지 못했던 자연을 한번 더 쳐다보고 사랑을 느끼면서 대화하며

자연을 살리고...

그리하여 참으로 생명이 약동하는 날로 만들어가자.

이것이 오늘날에 있어 안식일의 진정한 의미일게다.

 

......

 

며칠간 동장군이 극성을 부려

집집마다 수도나 보일러가 동파된 집이 많다.

우리 수도원들도 곳곳에서 동파가 되어

여기저기 좀 도와주라고 연락들이 왔다.

성북동에 있는 유기서원소에 나가보니

연피정을 간다고 집을 다 비우고 신부님 혼자 계시는데

가난하게 산답시고 불을 제대로 때지 않았고

그나마 며칠간 피정 때문에 집을 비운다고

어떤 형제들은 방에 방열기를 꽁꽁 잠궈놓고 갔다.

가난 정신이 몸에 배여 있어서...

그리고 식당이나 지하 등에도 한두개 방열기는 열어놓고 나머지는 잠궈 놓음으로써

문제 없으리라 생각했다.

아마도 평소 같았으면 문제가 없었으리라.

근데

약 일주일간 계속된 강한 한파는

여지없이 방열기들을 파손시켰다.

하루종일 쏟아진 물을 퍼내며 물난리를 겪었고

절약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돈이 들어가게 생겼다.

 

뭐든지 막히면 터지게 되어있는가 보다.

혈이 막히는 동맥경화가 되듯이

방열기도 막히니 터지게 된다.

적어도 자연순환이라도 되었더라면 하고 아쉬워해보지만

그나마 없었으니 터질 수 밖에...

이 동파사건을 보면서

우리 영혼의 동맥경화에 대해 경고같은 느낌을 받는다.

우리 영혼도 동파되어서는 안된다.

동파되지 않기 위해서는

막힘이 없어야 한다.

열려 있어야 한다.

늘 보일러를 조금씩은 돌려야 한다.

내 영혼은 동맥경화에 걸려 있지 않은가?

내 영혼은 동파의 위험이 없는가?

안전점검 하랍신다.

 

방열기, 수도꼭지를 점검하면서

우리의 영혼도 같이 점검해 봅시다!

아멘.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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