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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르심,다가섬,머무름,보내심(연중 2주 금)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1-01-19 조회수2,927 추천수24 반대(0) 신고

 

 

2001, 1, 19  연중 제2주간 금요일 복음 묵상

 

 

마르코 3,13-19 (열 두 사도)

 

그 무렵 예수께서 산에 올라가 마음에 두셨던 사람들을 부르셨다. 그들이 예수께 가까이 왔을 때에 예수께서는 열둘을 뽑아 사도로 삼으시고 당신 곁에 있게 하셨다. 이것은 그들을 보내어 말씀을 전하게 하시고, 마귀를 쫓아 내는 권한을 주시려는 것이었다.

 

이렇게 뽑으신 열두 사도는 베드로라는 이름을 붙여 주신 시몬과 천둥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둘 다 보아네르게스라고 이름을 붙여 주신 제배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그리고 안드레아,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타데오, 혁명 당원 시몬, 그리고 예수를 팔아 넘긴 가리옷 사람 유다이다.

 

 

<묵상>

 

열두 사도를 뽑으신 것은 예수님의 공생활 중에 가장 기억해야만 할 중요한 사건입니다. 하느님의 아들로서 당신 혼자 모든 사명을 수행하실 수 있었던 예수님께서 굳이 가난하고 무식하고 천대받던 사람들을 당신의 사도로 부르심으로써, '하느님(예수님)과 사람(사도들)'이 하나된 공동체가 탄생한 것입니다. 사람이 하느님의 일에 참여한다는 것이 얼마나 감격적인 일입니까?

 

2000년전 사도들 뿐만 아니라, 우리 역시 이 감격적인 일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감격하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오늘 복음을 통해 과연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묵상해보아야 하겠습니다.

 

열 두 사도를 뽑으신 결정적인 사건을 복음서는 단 몇줄로 전하고 있지만, 이 안에는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신앙 생활의 전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이지요. 저는 그 과정을 복음에 비추어 '부르심, 다가섬(응답), 머무름, 보내심(파견)' 이라고 부르고자 합니다.

 

부르심

 

먼저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마음에 두셨던 사람들을 부르셨습니다 (부르심). 우리는 흔히 우리의 노력과 의지만으로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흔히 할 수 있는 인간중심적인 생각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든 모르든 우리가 예수님께 다가서기 전에 예수님의 부르심이 있었습니다. 이 점을 깨닫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러기에 나의 의지로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예수님께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 예수님께서 당신의 뜻을 이루고자 당신의 사람들을 부르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주도권은 우리가 아니라 예수님께 놓여 있음을 잊지 말자는 것이지요.

 

다가섬(부르심에 대한 응답)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어떻게 합니까? 이제는 인간의 자유의지가 중요합니다. 부르심을 받아들이고 예수님께 다가설 수도 있지만, 이를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예수님께 다가가는 사람만이 예수님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 가까이 나가셨습니까? 자부심을 가지십시오.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셨기 때문입니다.

 

머무름

 

부르심에 응답한 사람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어떤 거창한 사업(그것이 주님의 일이라 하더라도)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곁에 머무는 것입니다. 사실 이렇게 당신 곁에 머물게 하시기 위해서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신 것입니다. 예수님 곁에 머물며, 예수님을 닮아 변하는 것이 제일 먼저 하게 될 일입니다. 인류의 구원을 위해 기꺼이 사람이 되신 하느님처럼 우리도 자신을 내어놓음으로써 하느님 구원 사업에 동참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미사 때 밥이 되어오시는 성체 안의 예수님을 모심으로써 우리 자신도 이웃을 위해 밥이 될 수 있는 용기를 지니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보내심(파견)

 

그런데 예수님 곁에 머무르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머무름으로써 변화된 우리는 세상으로 파견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가난하고 억눌린 이들에게 자유와 해방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고,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를 거스르는 이 세상의 마귀들을 쫓아내라고 (다시말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방해하는 치열한 경쟁의 논리를 깨뜨리고, 돈을 하느님으로 섬기는 우상 숭배를 무너뜨리라고) 세상 한 가운데로 보내십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예수님과 함께 하는 참 평화와 화해의 삶을 우리만의 전유물로 만들지 않고, 이 삶을 모든 이에게 나누기 위하여 세상 안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함께 생각해봅시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대한 체험이 있으십니까?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무감각한 우리가 미처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번 잠시 시간을 내셔서 각자에게 주어진 부르심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부르심은 거창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길을 묻는 누군가에게 따뜻하게 안내하라고 마음에서 어떤 소리를 들었다고 합시다. 그것도 부르심입니다. 자! 자신의 생활안에서 이러한 부르심을 찾아보고, 오늘 복음에 나오듯이, '부르심, 다가섬, 머무름, 보내심'이라는 관점에서 정리해 보면 좋겠습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좋구요.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점점 깊어지는 믿음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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